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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구천명 씨, 그게 무슨 뜻이죠?”

여도혁의 안색이 사뭇 어두워졌다.

“우리를 고용했다고 해서 당신의 요구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착각은 버려요. 설령 돈으로 묶인 관계일지언정 그동안 고수해온 원칙은 물론 우리의 직업의식, 그리고 타고난 정의감까지 바꿀 수 없죠.”

구천명이 반박하기도 전에 김민재가 큰 소리로 말했다.

“두 분, 아니면 날 위해서 일해볼래요? 원래 얼마에 계약했든 두 배로 줄게요. 돈을 밝히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구천명이 너무 고리타분해서 도움받을 자격이 없어서 그러거든요.”

구천명이 발끈했다.

“김민재! 말이 심하군.”

맹승준이 잽싸게 김민재의 옆으로 다가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분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 마련이죠. 저희 사제는 기꺼이 김민재 씨를 위해 일할 용의가 있어요.”

“사부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도 김민재 씨에게 충성을 다하리라 맹세할게요.”

여도혁도 질세라 입장을 밝혔다.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맹승준 사제가 눈 깜짝할 사이에 등을 돌리다니?

사실상 둘은 일찌감치 김씨 가문과 은밀히 결탁을 맺었다.

이번에 유람선에 탑승하게 된 이유도 김민재 때문이었다.

아니면 어찌 이토록 순조롭게 새로운 고용주를 찾겠는가?

가엾은 구천명은 아무것도 모르고 두 명의 전문가를 대동했으니 경매에서 싹쓸이할 수 있을 거란 착각에 빠졌다.

“당신, 똑똑히 들었죠?”

김민재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모든 게 그의 통제하에 있었다.

“똑똑한 사람이라면 얼른 환불해주는 게 맞을 텐데? 아니면 아까 낙찰한 물건도 전부 반품 할 거예요. 그리고 유람선도 무사히 정박할 생각하지 마요. 여긴 공해라서 법의 구속당하지 않는지라 고작 몇 명을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죠.”

유시인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금 날 협박하는 건가?”

“그러게, 좋은 말 할 때 듣죠?”

맹승준이 대뜸 고대 무술 능력자의 기운을 내뿜자 압도적인 기세가 순식간에 유시인을 덮쳤다.

고작 20대에 불과한 그녀는 아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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