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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바닥에는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고, 다들 충격을 금치 못했다.

침묵이 감도는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이처럼 거침없는 여자라니? 어떻게 대뜸 살인부터 저지를 수 있지?

비록 통쾌한 건 사실이지만 사람을 죽임으로써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켰는지 정녕 모른단 말인가?

아지트에서 시비가 붙는 건 흑일파의 금기 사항이다.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은 심하지 않으면 제명당해 평생 임무를 배정받지 못하거나 아지트에 출입조차 못 한다.

하지만 심각한 상황에서는 목숨까지 잃을지 모른다.

시비가 붙은 것만으로도 이토록 엄중한 데 하물며 살인은 더 말할 게 없었다.

모르고 저지른 일이기에 용서할 수 있다고?

이번이 처음이라 룰이 생소한 탓이라고?

웃기고 있네!

이따위 변명은 통하지 않았고, 설령 진실만 얘기한다고 한들 엄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차라리 남자와 한 번 자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치욕스러울지언정 적어도 목숨은 부지할 수 있으니까.

나이도 어리고 예쁘기까지 한데 참으로 안타까웠다.

단지 천태경이 측은지심에 미녀의 목숨만큼은 살려주길 바랄 뿐이다.

“대단한 배짱이군. 감히 내 구역에서 공공연히 사람을 죽여? 흑일파의 룰 따위 안중에도 없나 봐?”

천태경이 나타나기도 전에 호통 소리가 먼저 울려 퍼졌다.

“당장 체포해서 즉시 죽여버려! 본때를 제대로 보여줘야겠어.”

이런!

사람들의 마음이 순식간에 무거워졌고, 마지막 희망의 불씨마저 꺼졌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기 힘든 미인이 벌써 생을 마감하다니.

역시나 아직 너무 어리석었다. 고작 룰을 모른다는 이유로 소중한 목숨까지 바치게 생겼다.

“룰은 개뿔.”

백희연이 피식 비웃었다.

“사람을 죽이려고 찾아왔는데 흑일파 따위 안중에 있겠어?”

이렇게 건방질 수가! 어찌 감히 이런 말을 내뱉는단 말이지?

살인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천태경에게 대들기까지 하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나?

천태경이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건방진 년! 그나마 죄를 순순히 인정하면 목숨만큼은 살려주려고 했는데, 제 주제도 모르고 설치니 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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