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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1화

“아니, 다들 눈이 멀었나?”

백희연이 손을 들어 전광판을 가리켰다.

“한 명이면 몰라도 어떻게 전부 장님뿐인지...”

천태경의 안색이 대뜸 어두워졌다.

“무슨 뜻이지?”

“염무현 말이야, 200억이 눈앞에 버젓이 있는데 아무도 못 알아보다니.”

백희연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천태경의 얼굴이 순식간에 돌변했다.

“그게 너였어?!”

어쩐지 낯이 익더라니.

“늑대와 흑곰이 임무에 실패했나 보네.”

천태경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염무현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

“그래, 심지어 대실패였지.”

다른 사람도 서서히 정신을 차렸고, 표정이 착잡하기 그지없었다.

멀리서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가 바로 200억이라는 현상금을 손에 넣기 위해서이지 않은가?

그런데 결과는 목표물에게 아지트를 들키는 꼴이 되었다. 게다가 바로 앞에 있는데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다니! 이보다 더 황당한 경우는 없을 것이다.

“여기를 찾아내? 대단한 능력이군.”

천태경은 오히려 감을 잡은 듯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만약 내 추측이 맞는다면 아마도 누가 현상금을 걸었는지 알아내려고 하는 거겠지.”

그가 보기에 염무현은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물론 평소라면 이 정도로 자신만만하지 않았을 테지만 오늘은 달랐다. 수백 명의 정상급 킬러가 한 자리에 모였는지라 돌아가면서 한 번씩 공격해도 두 명쯤을 손쉽게 죽일 수 있다.

게다가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피에 굶주린 녀석들이라 알아서 공격할 것이다.

200억이 눈앞에 있는데 과연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존재할까?

염무현이 천태경을 힐긋 바라보았다.

“이미 알고 있으니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겠군. 고용주의 이름을 얘기한다면 목숨만큼은 살려줄게.”

천태경은 우스갯소리라도 들은 듯 배를 끌어안고 폭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목숨은 살려준다고?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너 따위가 감 놔라 배 놔라 할 자리인 줄 알아? 어이가 없군! 호랑이 소굴에 들어온 결과는 오로지 하나, 즉 죽음뿐이야. 그동안 참 궁금했거든, 분명 일반인인데 어떻게 목숨이 200억이나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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