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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보호자를 불러라

오로지 송성연에게 망신을 주어 더 이상 이 반에 있지 못하게 할 생각뿐이었던 송아연은 선생님의 표정을 살피지 못했다.

성연이 아예 못할 거라 생각하고 허무맹랑한 소리로 치부했다.

아연이 조롱하는 투로 말했다.

“아무 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하지 마. 인제 선생님도 네가 가르칠 셈이야? 차라리 그냥 네가 나가서 강의하지 그래?”

팔짱을 낀 성연이 여유있는 태도로 이윤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맞는지, 아닌지는 네가 선생님께 물어보면 되겠네. 이건 수업 외의 문제야. 고3 기본과정에서는 배울 수 없는, 최소한 대학 과정의 문제야. 내가 잠을 잔 건 확실히 문제들이 너무 간단해서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고.”

성연의 말이 떨어지자 교실 안은 온통 떠들썩해졌다.

교육 경력 십여 년의 이윤하는 최우수 교사였다.

시골에서 전학 온 송성연이 오만방자한 말로 이윤하의 위엄을 도발했다. 또 자신의 분수를 제대로 아는 그런 겸손함이 전혀 없었다.

원래부터 시골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 반 학우들이었다. 그런데 지금 송성연은 조금도 겸손하지 않았다. 수업시간에 잠을 자고서도 반성할 줄 몰랐다. 성연에 대한 혐오감이 한 층 더 깊어졌다.

반 학우들의 반응에 아연은 매우 만족했다.

이게 바로 그녀가 원했던 결과였다.

이제 송성연이 계속 이 교실에 있게 된다 하더라도 따돌림을 당할 수밖에 없으리라.

학생들 앞에서 실력이 드러난 이윤하는 체면이 땅에 떨어진 것만 같았다.

이윤하는 자신의 잘못을 바로 인정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지켜보는 자신의 수업에서 어떤 실수도 용납할 수 없었다.

결국 도망가는 쪽을 선택한 이윤하는 핑계거리를 찾아 송성연을 교실에서 내쫓았다.

“맞든 틀렸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너는 수업시간에 잠을 잠으로서 수업 분위기를 해쳤어. 그러니 그 벌로 복도에 나가 서 있어. 내가 부르기 전에는 들어올 수 없다!”

“그리고 또 넌 학습 태도가 단정하지 않아. 내가 네 보호자를 불러 이야기를 좀 해봐야겠다!”

‘이야기를'이라는 말을 할 때, 이윤하는 일부러 발음에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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