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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누군가 교실 문을 잠갔다

송아연은 물을 사러 간다는 핑계로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임정용을 옥상으로 불렀다.

“공, 공주님.”

손가락을 입안에 문 채 임정용이 송아연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의 입에서 침이 흘러내렸다.

송아연은 혐오감이 가득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는 뚱뚱한 데다 머리와 귀가 컸다. 몸집은 어른만 했지만, 아이큐는 아이와 다를 바 없었다. 집안이 좋다는 것과 자신을 좋아한다 것 말고는 하등 볼게 없는 존재였다. 임정용은 송아연을 처음 볼 때부터 ‘공주님’이라고 불렀다.

그녀는 그런 그가 귀찮고 싫었다. 하지만 이제 쓸모가 생겼다.

송아연은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정용아, 부탁할 일이 있어.”

그는 그녀의 웃음에 넋을 잃은 듯했다.

“공주님, 공주님!”

송아연은 등 뒤에 숨기고 있던 음료수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이건 너 주려고 산 거야. 비밀은 꼭 지켜야 해? 안 그러면 이 음료수를 다른 아이들에게 빼앗길지도 몰라.”

임정용은 그녀가 건네준 음료수를 온 힘을 다해 사수했다.

“나는 공주님이 준 거 절대 빼앗기지 않을 거야."

“우리 정용이 정말 착한 친구네.”

송아연은 음료수를 귀한 것이라도 되는 양 한 모금씩 마시는 임정용을 보며 속으로 비웃었다.

그리고는 매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정용아, 나랑 어디 좀 갔다 올래?”

음료수를 품에 꼭 끌어안은 임정요이 기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임정용에게 교실에서 자신을 기다리라고 시킨 아연이 의기양양하게 운동장으로 갔다.

‘음료수 안에다 무언가를 집어넣은 것도 모르고, 흥.’

교실에 온 임정용은 온몸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더니 이내 눈이 충혈되며 눈동자에 초점을 잃기 시작했다.

안절부절하며 교실을 왔다 갔다 하기 시작했다. 교실은 이내 그의 무거운 발소리로 가득 찼다.

그러다가 갑자기 성연의 몸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임정용의 두 눈이 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깊이 잠이 든 성연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임정용은 교실에 있는 유일한 사람, 성연에게 도움을 청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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