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89화

하지만 모용준의 표정은 아주 단호했다.

“엄진우 씨, 지금 나 2천억으로 그깟 행성이나 산다고 바보라고 생각했죠? 그래도 난 저 별 꼭 사야겠어요.”

“왜죠?”

엄진우는 궁금했다.

“8년을 만난 여자 친구가 있는데 천문 애호가라서요. 그 여자는 별을 보는 걸 가장 좋아해요.”

여기까지 말한 모용준은 갑자기 코끝이 찡해지며 목이 메어왔다.

“하지만... 그 여자는 백혈병에 걸려 병원에 꼬박 2년을 누워있었어요. 전에는 밝고 낙관적인 여자였는데 최근에는 한 달 사이에 다섯 번이나 자결을 시도했어요. 그래서 저 별에 그녀의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요. 그러면 기뻐하지 않을까요? 그러다 정말 언젠가 그녀가 날 떠난다면 난 저 별을 그녀라고 생각하고 올려다볼 거예요.”

엄진우는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활하고 허세가 많은 모용준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 상류 사회 사람으로서 백혈병에 걸린 여자 친구를 2년 동안 버리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이 깊다는 걸 설명한다.

“미안해요, 아까의 무모함에 대해 사과할게요.”

엄진우는 미안한 듯 모용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하고 싶은 대로 해요. 남자다운 모습이 참 멋있네요.”

살면서 엄진우가 인정했던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모용준은 감정을 추스르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평소에 내가 어떻게 비겁하게 살든 상관없지만 오늘은 반드시 남자답게 행동해야겠어요.”

2천억을 외친 후, 계속 입찰하는 사람은 아주 적어졌고 가격은 고작 2천억 800만까지만 올랐다.

하지만 이번에 모용준은 더 놀랄만한 가격을 제시했다.

2천억 8천만!

이 가격은 사람들을 완전히 압도했다.

장내는 잠시 고요해졌고 이때 고다겸이 물었다.

“자, 2천억 8천만! 다른 분 계신가요?”

장내는 여전히 조용했다.

“없어요? 좋아요. 2천억 8천만 한 번! 2천억 8천만 두 번! 2천억 8천만 세...”

“2,200억!”

이때, 장내를 뒤흔드는 듯한 높은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바로 3층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순간 장내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