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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눈 깜짝할 사이,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자가 서로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에 오덕화도 털썩 소파에 주저앉았다. 머리가 다 아파졌다.

…….

밤이 깊어지고, 갑작스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번개가 내리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비에 거리의 수많은 사람들은 허둥지둥 머리를 감싸안고 달리기 시작했다.

오직 한 사람만이 쏟아지는 폭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비를 맞으며 넋이 나가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집을 떠나자 오남미는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마치 본체를 잃은 혼처럼 이 도시를 헤맸다. 힘들면 앉아서 쉬고 다 쉬었다 싶으면 다시 끊임없는 걸음을 이어갔다.

휴대폰도 전원을 꺼버렸다.

마음이 완전히 식어버렸다.

부모님의 반응에 그녀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집?

우습기도 하지!

그런 곳이 어떻게 집일 수가 있단 말인가?

눈물은 진작에 다 말랐고 두 눈도 퉁퉁 부었다.

폭우가 온몸을 적셨고 젖은 머리카락은 어깨에 착 붙어 가련하기 그지없었다.

정체 없이 걸음을 옮기던 오남미는 정신마저 혼란스러웠다.

저도 모르는 사이 길가에 선 그녀는 이제 횡단보도를 건너려 했다.

횡단보도가 초록 불인지 빨간불인지, 그녀는 보이지 않는 듯 횡단보도에 발을 들여 천천히 건너편으로 향했다.

그녀가 횡단보도 중간에 외치했을 때, 다급한 경적 소리가 울렸다.

끼익….

브레이크 소리가 귀를 찔렀다.

오남미의 가녀린 몸이 움찔하더니 순간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돌린 그녀는 안색이 돌변하더니 동공이 확장됐다.

강렬한 빛에 눈을 가늘게 떴지만 차 한 대가 그녀를 향해 빠르게 질주하고 있는 것만은 똑똑히 보였다.

“꺄악!”

죽음이 임박하자 그녀는 두려움에 비명을 질렀다.

몸이 휘청이더니 그래도 물웅덩이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렇게 죽는 걸까?

그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강한 빛이 가까이 다가오자 오남미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그 차는 오남미와 고작 30cm도 떨어지지 않았을 때 드디어 멈추었다.

멈춘 자동차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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