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7화

일련의 검사가 끝나고 다행히 이난희의 건강에는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박유리와 장 박사는 그래도 불안했다.

천도준이 저녁에 병원에 들렀을 때, 이난희와 박유리 모두 이 일을 입밖에 내지 않았다.

이난희는 아들이 안쓰러웠다.

그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알면서 더 이상 자신의 일 때문에 아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었다.

하지만 박유리는 천도준의 눈치를 살피며 여러 번 그 일에 대해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이난희의 부탁을 떠올리고 입을 다물기로 했다.

“도준이 너 요즘 많이 피곤해 보여.”

이난희가 안타까운 얼굴로 아들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가 암 진단을 받고 수술실에 들어가고 오남미와 이혼하고, 이 모든 일이 불과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발생했다.

안 그래도 힘들 텐데 천도준은 혼자서 이 모든 일을 감당하며 열심히 일해서 치료비를 감당하고 있었다.

“엄마, 저 괜찮아요.”

천도준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엄마가 다행히 나날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 그의 심리적 부담감도 조금은 덜 수 있었다.

최근에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힘들기도 하지만 모든 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힘든 줄도 몰랐다.

원하는 걸 가지려면 그 역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엄마 때문에 네가 고생이다. 내가 아니었으면 네가 이렇게까지 힘들게 일할 필요도 없었는데.”

이난희가 고개를 숙이며 자책했다.

천도준은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엄마, 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엄마가 저를 이렇게 잘 키워줬으니까 제가 좋은 직장도 들어갈 수 있었던 거죠. 엄마가 저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다 아는데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엄마가 밤을 지새며 일하던 나날에 비하면 제가 지금 일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난희는 아들을 양육하기 위해 미친 듯이 일하다가 지쳐서 건강이 나빠졌다.

그것에 비하면 천도준은 자신이 고생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엄마의 헌신에 감사함과 동시에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가 지독하게 미웠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