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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너 내가 누군지 알고 그딴 말을 지껄이는 거야?”

천태영이 이를 갈며 물었다.

가문의 젊은이들 중에 수장이 되고 싶지 않은 인물은 없었다.

그러나 늙은 수장은 갑자기 지방으로 내려가더니 근본도 없는 미혼모 자식을 가문의 후계자로 내세우려 했다.

태어날 때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고 자란 그들이 천도준의 존재를 받아들일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천도준은 가소롭다는 듯이 웃으며 존을 돌아보았다.

“존, 집에 가요.”

천태영은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

하지만 존이 옆에 있는 이상, 천도준을 함부로 건드릴 수도 없었다.

늙은 수장이 자신이 아끼는 경호원을 천도준의 옆에 보냈다는 건, 그만큼 눈앞의 이 자식이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엘리트와 근본 없는 미혼모 자식의 차이가 얼마나 큰 건지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천태영이 이를 갈며 싸늘하게 말했다.

집으로 돌아온 천도준은 그대로 소파에 쓰러졌다.

“아까는 도와줘서 감사했어요.”

그 말에 존이 고개를 저었다.

“제 일입니다.”

천도준은 이해한다는 듯이 웃었다.

조금 전 존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천태영의 손에 죽었을 수도 있었다.

이수용이 말한 것처럼 악마 같은 존재였다.

“존, 아까 그 자식의 격투 기술을 직접 가르쳤다고 했죠?”

“네.”

천도준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도 가르쳐줘요.”

천태영의 등장은 그에게 위기감을 심어주었다.

그들은 뼛속 깊이 일반인의 목숨은 개 목숨처럼 여기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정상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위기감이었다.

천도준은 아직 지켜야 할 사람이 있었다.

그렇게 이어지는 며칠 동안 천도준은 아침 운동 시간에 존과 함께 공원으로 나가 운동을 하고 땀을 뻘뻘 흘린 뒤에 집으로 와서 씻고 회사로 출근하는 나날을 반복했다.

모든 게 질서 있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난희도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천태영은 그날 이후로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마치 폭풍우처럼 잠깐 나타나서 충격을 주고 사라졌다가 다시 평화를 찾은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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