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7화 몸싸움이 끝난 뒤

“오빠, 나 믿지? 나랑 엄마 지금 이 모양 이 꼴 된 거, 다 저 여자가 한 짓이야.”

서영은 서준이 믿지 못할까 봐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수애도 일어나서 계속 말하려다, 갑자기 흥분하면서 쓰러졌다. 옆에 있던 서영이 이수애를 얼른 부축했다.

하연은 오래전부터 이수애와 서영의 이런 속임수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상대를 비웃는 하연의 말투에는 당당함이 배어 있었다.

“맞아, 내가 그랬어.”

하연은 이 사람들과는 한 마디도 섞고 싶지 않았다. 몸을 돌려 대기실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서준이 문 앞을 가로막았다.

하연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떨어져서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켜.”

초주검이 된 이수애와 서영의 모습을 본 서준은 하연에게 기울었던 마음의 저울추가 다시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언제까지 화만 내고 있을 거야?”

서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연은 이것이 근래에 들은 것 중 가장 웃긴 농담이라고 느꼈다.

“내가 무슨 화를 냈다고 그래?”

“내가 당신 여동생과 어머니한테 손찌검을 당한 거, 이혼 전에 당신 집에서 괴롭힘당했던 걸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고?”

“정말 다정한 효자 나셨네.”

하연은 어이없어 고개를 저었다.

“내가 뭐 하러 저런 더럽고 역겨운 사람들 보면서 시간을 낭비하겠어?”

“그렇게 고상하신 분이 손버릇은 아주 나쁘네!”

서영은 또 소리를 지르며 깨어났다가 기절한 이수애를 일으켜 세웠다.

“당신들 스스로 이렇게 화를 자초하잖아, 더러운 파리처럼 계속 내 주변을 맴돌면서 괴롭히는데, 내가 당신들 마음까지 헤아려줘야 하는 거야?”

“식구들 단속 잘 해. 동네 창피하게 나와서 웃음거리 되지 말고.”

하연의 날카롭고 차가운 눈동자로 서준을 째려보았다.

“다시 한번 이렇게 제멋대로 무례하게 행동하면, 그때는 변기 물 세례로 끝나지 않을 거야.”

서준은 여전히 커다란 돌부처처럼 움직이지 않은 채 차가운 눈으로 하연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한때는 부부 사이였는데, 이렇게까지 듣기 거북하게 말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