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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1화

설화 석고로 조각된 회전 계단에서 왼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하이패션 회색 정장을 입은 경주가 우아하고 차분하게 내려왔다. 이소희는 경주는 바라보았다. 그 잘생긴 얼굴을 보니 입을 반쯤 벌리며 울음마저 잊었다.

‘이 남자는 세상 모든 여자들의 꿈이야. 자존심을 버리고 집착한 건 잘못된 일이 아니야. 신경주를 위해 무슨 짓이든 할 거야!’

“둘째 도련님, 무슨 말이야? 네가 우리 손녀를 괴롭혔는데, 우리 손녀의 잘못이야?”

이상철의 눈에는 엄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경주는 차갑게 말했다.

“알아들으셨잖아요. 왜 다시 반복해서 손녀를 망신 주려고 하십니까?”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무슨 말이야? 설마 그날 밤, 다른 일이 있었어?’

이소희는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상철의 품에 숨고 이를 악물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연세가 있는 이상철이 경주의 말을 듣자 화가 나서 숨을 쉴 수 없었고 얼굴이 빨개졌다.

“경주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어른 앞에서 건방지게 굴지 마!”

신광구는 나지막하게 꾸짖었지만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건방져요?”

경주는 또다시 웃었다. 눈동자는 아름답지만 지극히 위협적이었다.

“저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입니다. 이소희 씨, 맹세를 할 수 있겠어요?”

이소희는 온몸에 공포가 엄습했고,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지난번 호텔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것도 몰랐다고, 완전히 결백하다고 감히 맹세할 수 있습니까?”

경주는 깊은 눈으로 차갑게 이소희를 노려보았다. 마치 경찰이 큰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조사하는 것 같았다.

“저, 저는.”

이소희는 생각을 하더니 순진한 척했다.

“둘째 오빠, 왜 그래? 무슨 맹세를 해? 그날 밤, 호텔에서 만나자고 한 건 오빠잖아?”

경주는 눈을 부릅떴다. 이소희가 변명할 줄 알았다. 거침없이 말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2051호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잖아. 내가 먼저 도착해서 기다렸는데 오빠가 안 왔어. 그래서 샤워를 하고 천천히 기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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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3skl
제 기억으로는 분명 이씨 사모님이 하씨였고 윤유성 모친이 고상아였는데 바꼈나요? 업데이트가 느리면 다른 소설보는게 낫죠 2개씩 볼봐엔 이름도 자주 바뀌니까 헷갈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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