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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조은서는 바보가 아니다. 그녀는 마치 어항 속의 작은 물고기라도 된 듯 유선우에 의해 무자비하게 조롱당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는 분명히 고의였다.

송연아도 그렇고 오늘 밤의 젊은 여자도 그렇다. 유선우는 분명 일부러 그런 것이다.

그는 왜 그녀를 괴롭히려고 하는 걸까?

조은서는 그에게 그저 게임일 뿐인 걸까? 그녀의 반응이 재미있어서 그러는 걸까?

그때, 거울 속에 문득 누군가의 모습이 비쳤다.

유선우다.

찬란한 크리스탈조명 아래 말쑥하게 서 있는 그의 몸매는 그 어느 곳도 흠잡을 데 하나 없어 보였고 와인 두 병을 마셨지만 조은서를 노골적으로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여전히 그윽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깊이를 품고 있었다.

방금 룸 안에서의 눈빛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유선우는 룸안의 그 소녀들을 보며 아무렇지도 않게 여겼으나 매번 조은서를 볼 때마다 그의 눈빛은 매우 열렬하게 타올랐다. 그의 시선은 마치 그녀를 어루만지며 그녀의 몸에 걸쳐진 모든 옷가지를 벗기고 있는 것 같았다.

조은서의 몸이 가볍게 흠칫 떨렸다.

그녀는 힘없이 천천히 한쪽 벽에 기대어 이 위험한 남자를 올려다보는데... 한순간 그녀는 당장 그를 피해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사직서를 내고 다시 일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자 유선우는 기다란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담배를 끄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이만 내려가. 아래에서 기사님이 기다리고 계셔.”

9시밖에 안 됐는데 벌써 가려고?

조은서는 예상 밖의 상황에 조금 어리둥절했지만 굳이 묻지 않고 순순히 검은색 캠핑카에 올라탔다. 그녀는 차에 앉아서도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고 오히려 유선우가 몸을 기울여 버튼을 눌러 뒷좌석과 앞 좌석의 칸막이를 쳐 운전자의 시선을 막았다.

조은서는 계속하여 팔짱을 끼고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를 뚫어지라 바라보던 유선우는 검지를 넥타이 매듭에 넣어 풀어헤쳤다.

“화난 거야? 그 여자 때문에?”

조은서가 얼굴 찡그리며 부정했다.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러자 유선우는 피식 가볍게 웃으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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