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는 흥미를 잃어갔고 관계는 허무하게 끝났다....일이 끝나자 조은혁이 일어서서 침대 위의 난잡함을 바라보았다.박연희는 여전히 엎드려 있었다.얇은 어깨는 모호한 입술 자국으로 가득 찼고 모두 그가 가혹하게 괴롭힌 흔적이었다. 그는 즉시 떠나지 않는 대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담배를 피웠다.박연희는 몸을 웅크렸고 이불을 끌어올려 자신을 가렸다. 그녀의 작은 얼굴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매번 끝날 때마다 그녀는 이런 모습이었다.조은혁은 눈길을 조금 짙게 하며 그녀를 오래 바라보았다. 그리고 담배를 끄고는 일어났다.그가 떠난 후 박연희는 이불을 쥐던 흰 손을 놓고 멍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심장은 두근거리며 조은혁이 자신과 이혼하려 한다는 예감을 주었다.비록 그들은 관계를 가졌지만 그는 만족스럽지 않다고 느꼈고 의미 없다고 느꼈다.잠시 후 계단에서 발소리가 들리더니 조은혁이 침실 문 앞에 나타났다.박연희는 검은 머리카락을 흰 시트에 늘어뜨린 채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조은혁이 침대 가장자리로 걸어가 이혼 합의서를 그녀 앞에 놓았다. 그의 목소리는 매우 부드러웠고 반쯤 달래고 반쯤 속이듯 말했다. "여기 서명하면 자게 해줄게."박연희는 이혼을 이해하지 못하고 협의서를 들어 살폈다. 그녀는 현재 자신의 몸이 반라인 것도, 그걸 보는 남자의 시선이 어둡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방금 침묵 속에 가라앉았던 욕구가 다시 일어났지만 조은혁은 무표정하게 참았다.박연희는 그를 만족시키지 못했다.이 협의서에는 재산 분할도 없고 아이 양육권 문제도 없었다. 그는 그녀를 평생 돌볼 생각이었다. 명절 때면 조진범을 데리고 와서 그녀를 보러 올 것이다.박연희는 페이지를 넘기지 않고 몇 마디 글자를 오래 바라보고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토끼처럼 붉게 물들어 있었다. "저를... 더 이상 원치 않는 건가요?""그래."조은혁은 빨리 대답했지만 목소리가 거칠었다.세상을 잘 모르는 박연희는 오랫
조은혁의 눈에 부드러움이 스치며 망설였지만 결국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 손길이 마치 작은 보석을 쓰다듬는 것 같았다. 그녀는 순진하고 연약했지만 그 연약함이 조진범과는 다르다. 밤늦게 조은혁이 아래로 내려갔다. 1층 로비에서 불안해 하던 장숙자가 그를 보자마자 다가와 물었다. "대표님, 앞으로 어쩔 계획이시죠?" 조은혁은 그녀의 생각을 짐작하고는 머리를 숙여 이혼 합의서를 쳐다보고 가볍게 말했다. "모든 건 예전과 같아, 변함없어." 장숙자는 멍해졌다. 그녀는 정말로 박연희를 아꼈기에 박연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장했다. 목소리에는 애절한 탄식이 섞여 있었다. "부인을 놓아주는 게 어떨까요? 그녀에게 오빠가 있는데, 저는 그 사람이 부인을 돌볼 것 같아요." 박연준을 언급하자 조은혁의 눈빛이 약간 차가워졌다.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모든 건 예전과 같다고 말했어." 조은혁은 이야기를 마치고 별장을 나왔다. 현관에는 이미 차가 주차되어 있었고 운전사가 차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차 안으로 들어가면서 빌라 방향을 한 번 더 보았다. 거대한 빌라는 밝은 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걸 보며 그는 박연희가 울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사랑하는 것을 잃은 아이처럼,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처럼. 그래, 그녀에게는 그가 어른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때로 그녀는 그를 오빠라고 불렀다. 심지어 침대에서 그녀가 처음으로 부드럽게 그를 불렀을 때 그는 참지 못하고 그녀를 거칠게 다루었다. 그럼다가 나중에는 기분이 좋을 때만 그녀가 그렇게 부르도록 허락했다. 하지만 결국 그는 그녀를 버렸다.운전사가 긴장해 시동을 걸지 못하자 뒷좌석에서 조은혁이 가죽 시트에 기대며 말했다. "운전해." 운전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약하게 액셀을 밟았다. 윤기 나는 검은색 차가 천천히 움직여서 새벽에 별장을 떠났다.별장 위에서, 박연희는 마침내 깨달았다. 그들은 이혼했다.그리고 그녀는 자유로워졌다.그녀는 맨발로 옷장으로 달려가 따뜻한 코트
조은혁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휴대폰을 켜보니 부재중 전화가 몇 통이 와있었다.전부 경호원이 보낸 것이다.“무슨 일입니까?”경호원은 우물쭈물하며 자초지종을 말해주었다.좁은 차 안, 조은혁의 안색은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었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사모님을 놓치지 마세요.”간단한 한마디였지만 박연희의 지위를 표하기에는 충분했다.경호원이 고개를 끄덕이고 조은혁은 전화를 끊고 양미간을 주물렀다. 종일 분주히 오가며 격렬하게 일했더니 몸이 다소 피곤했다.앞 좌석 운전기사가 눈치를 살피더니 차를 돌리며 조용히 물었다.“대표님, 별장으로 갈까요? 아니면 여름 씨께 갈까요?”조은혁이 아무 생각 없이 답했다.“별장으로 돌아가죠.”...JH 빌딩, 꼭대기 층 회장실.눈을 반쯤 감은 채 소파에 기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조은혁은 막 두 시간 동안 중요한 회의를 마치고 온 상태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진시아는 그의 뒤에서 관자놀이를 주물러 주며 입을 열었다.“대표님, 이 정도 힘이면 괜찮나요?”조은혁은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를 자신의 곁으로 끌고 왔다. 그들은 오랫동안 애정 행각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쌓인 업무 스트레스가 또 심한지라 그는 어쩔 수 없이 한번 털어놓고 싶었다.하지만 그녀의 붉은 입술에 입을 맞추니 마음이 싱숭생숭했다.그는 그녀를 다시 놓아주고 담배에 불을 붙여 연한 청색 연기 아래에서 그녀를 훑어보았다.매우 아름다웠다.화이트 샤넬 슈트를 입고 있어 아름답고 지적인 데다 센스까지 갖추고 있어 남자들에게 다정다감하다.하지만 조은혁은 도무지 흥미가 나지 않았다.오히려 샹겐에서 박연희를 몸 밑에 깔고 그녀를 괴롭히던 밤이 생각났다. 실크 속치마를 허벅지까지 걷어 올려 흰 다리만 드러났을 때 그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옷도 다 벗지 못한 채 허겁지겁 그녀와 결합했다.박연희가 많이 울지만 않았다면, 그녀가 너무 어리숙하지만 않았다면, 사실 매우 편했을 것이다.그 생각이 나자 조은혁은 비로소 진시아의 몸
전화를 받던 장씨 아주머니는 결국 목이 메었다.그녀는 정말 박연희를 아끼고 있다.조은혁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요즘은 바빠서 못 갈 것 같네요. 아주머니가 연희를 잘 보살펴줘요... 그리고 저는 절대 마음 약하지 않을 거니까 철 좀 들라고 전해줘요.”장숙자는 정말 마음이 반쯤 식는 기분이었다.평소에 박연희를 돌보며 그녀가 꾀병을 부리는 것쯤은 어느 정도 눈치챌 수 있었기에 며칠 전 그녀를 위해 사정한 것인데 조은혁이 이리도 냉정할 줄은 몰랐다.사모님은 이제 겨우 스물네 살인데 어찌하면 좋겠냔 말이다.장씨 아주머니는 몇 마디 더 하고 싶었지만 조은혁은 이미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는 마음이 약해지기를 원하지 않는다.조은혁이 그녀를 버렸으니 요즘 그녀는 분명 계속 울고 있을 거다. 하지만 울고불고하며 생떼를 쓰다 보면 결국 배가 너무 고파서 음식을 먹으려 할 것이다.설날에 그는 조진범을 데리고 그녀를 보러 갈 계획이다.아들을 보면 그래도 좀 기뻐할 것이다....저녁 무렵이 되고 그는 거주하던 별장으로 돌아갔다.차에서 내릴 때 주차장에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서 있는 것을 보고 조은서의 차임을 단번에 알아봤다.과연, 홀에 들어서니 조은서가 조진범을 안고 아이를 달래주고 있었다.조진범은 고모의 품에 안겨 앙증맞고 새까만 눈동자로 조은서를 신기한 듯 쳐다보며 손가락을 쪽쪽 빨아 먹었다...한편, 아주머니도 조진범을 놀아주며 연신 칭찬을 해댔다.“우리 진범 도련님 정말 귀엽네요.”이 얼마나 평화로운 한 가정의 모습인가.하지만 조은혁은 이를 보며 오히려 허탈함을 느꼈고 와인셀러로 다가가 양주 한 병을 꺼내 자신에게 따라주며 천천히 반 컵을 비웠다.그러자 조은서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오빠, 진범이는 엄마가 데리고 가야 해.”“나 이혼했어.”조은혁은 머그잔을 내려놓고 다가와 진범이의 작은 얼굴을 만지며 나지막이 말했다.“그리고 걔 몸으로는 애를 봐줄 수 없어. 애초에 박연희도 다른 사
결국, 전화는 걸지 않았다.하지만 이 알 수 없는 느낌이 마음에 걸린다는 것은 조은혁도 잘 알고 있다.그는 박연희를 걱정하고 있다.설을 앞두고 그는 8개월 된 조진범과 함께 설을 쇠기 위해 샹겐으로 향했다. 전용기가 착륙할 때 하늘에서는 눈이 내려 아슬아슬했지만 그래도 무탈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검은색 캠핑카 한 대가 저녁 무렵, 천천히 별장으로 들어섰다.차 지붕에는 흰 눈이 엷게 덮여 있었다.조은혁이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별장 안은 지난 크리스마스 때만큼 시끌벅적하지 않았고 매우 조용하여 명절 분위기가 조금도 나지 않았다.홀에 들어가 코트의 눈송이를 털어도 박연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그의 마음을 알아챈 장씨 아주머니는 조진범을 껴안고 말했다.“사모님께서는 계속 내려오려고 하지 않아요. 식사도 전부 위층에서 하시고요. 평소에도 말도 안 하고 멍하니 앉아있거나 혼자 그림을 그리고 때로는 한밤중에 잠도 안 자고 계속 그림을 그릴 때도 있어요. 언젠가 몰래 봤는데 진범 도련님을 그리고 계시더라고요.”그 말을 들은 조은혁이 멈칫했다.그는 진범이를 달래주고 다시 한번 위층 쪽을 올려다보며 코트를 소파에 내려놓았다. “식사 준비를 하지. 사모님한테 내려와서 밥 먹으라고 전해. 나랑 진범이가 돌아왔다고 전해줘”장씨 아주머니는 매우 기뻐하며 막 올라가려다가 주저하며 말했다.“앞으로는 사모님이라 부르는 게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 연희 씨라고 부르는 건 어떨까요?”조금 불쾌해진 조은혁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사모님이라고 부르세요. 달라지는 건 없을 테니까.”장씨 아주머니는 마음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으나 얼굴에는 계속하여 온화한 미소를 띠었다.“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사모님을 아래층으로 내려보낼게요. 진범이가 돌아온 것을 알면 틀림없이 기뻐할 겁니다.”장씨 아주머니가 위층으로 올라가고 다른 고용인들은 진범이를 달래주며 계속 도련님이 귀엽다고, 사모님을 쏙 빼닮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은혁은 셔츠 소매를 걷어붙이고 그들에게 다
조은혁은 순식간에 기분이 나빠져 식탁으로 향하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이제 식사하죠.”새해라 집안에 준비된 음식은 매우 풍부했고 고용인들은 바삐 돌아다니며 음식을 준비했다. 한편, 장씨 아주머니는 위층으로 올라가 박연희에게 외투를 가져다주고 그녀를 부축하여 조은혁의 곁에 앉히고는 조용히 일깨워주었다.“대표님을 달래주세요. 특별히 진범 도련님을 데리고 설을 쇠러 온 것이니 자꾸 대표님의 신경 긁으면 안 돼요.”박연희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밖에는 눈보라가 세차게 휘몰아치는데 속세의 남자는 오히려 새침하고 귀중해서 그는 자신에게 양주 한 잔을 따르고는 천천히 마셨다. 그러나 그의 검은 눈동자는 줄곧 박연희가 식사하는 모습을 따라다녔다.박연희는 입이 좀 까다로운 편이다.그녀의 앞에 탕수육 갈비가 있어 장씨 아주머니가 그녀에게 집어주었지만 아무리 달래도 박연희는 한 입도 먹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때, 조은혁이 그녀의 입가에 탕수육을 집어주며 입을 열었다.“옛날에는 엄청나게 좋아하지 않았어?”박연희가 눈에 띄게 멈칫하였고 그녀뿐만 아니라 조은혁도 조금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옛날 생각이 나고, 두 사람이 금방 연애하기 시작하던 시절이 생각났는데 그때도 조은혁은 그녀를 위해 요리를 해주었었다... 당시 그녀가 가장 좋아하던 음식이 바로 그가 만든 탕수육 갈비였다.하지만 지금은 한 입도 먹지 않는다.조은혁이 젓가락을 다시 가져가려는데 박연희가 갑자기 입을 벌려 그 갈비를 물었다. 그녀의 붉고 말캉한 입술이 갈비를 머금고...그 순간 조은혁의 몸이 사납게 떨렸다.조은혁은 아직 박연희에게 욕구가 남아있다.이번에 조은혁이 집에 온 것은 신체적인 일이 아니라 단순히 조진범을 데리고 박연희를 보러 온 것이었는데...식사 후 그는 잠시 쉬다가 뒤뜰의 온천으로 향했다.처음에 이 별장을 산 것은 뒷마당의 천연온천이 마음에 들었고 추운 날씨에 몸을 담그면 한결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조은혁은 돌대소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는데 야외라 가끔 가랑눈이 온천 위로
방금 침실에 들어갔는데 문득 그들이 이혼했다는 것이 생각났다.사실 같은 침대에서 자면 안 되는 것이다.하지만 시간도 너무 늦었는지라 그는 차가운 객실을 치우기 싫어서 아예 침대로 향했다. 이불을 들추고 나니 크고 작은 두 사람이 서로를 꼭 껴안고 잠자리에 든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진범이가 박연희의 품에 안겨 있다.그 뽀얀 얼굴과 엄마의 부드러운 모습, 너무나 아늑한 장면이지만 남자 눈에는 그렇지만은 않았다...조은혁의 억눌렸던 욕구가 다시 불타올랐다.그는 아들을 안아 들어 다른 한쪽에 눕히고는 스스럼없이 박연희를 누르며 입술을 탐했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잠옷 치맛자락을 걷어냈다...조은혁의 움직임은 매우 다급했다.박연희가 준비하기도 전에 그는 바로 그녀와 결합했다.럭셔리한 침대가 끊임없이 흔들리고 그의 몸 밑에 깔린 여자도 덩달아 끊임없이 휘둘렸다. 박연희는 그의 어깨에 대고 필사적으로 저항했고 그녀의 목소리는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다.“싫어요! 싫다고요...”하지만 조은혁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비록 그들은 이혼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의 여자이고 진범이의 엄마이다...하여 조은혁은 여전히 그녀를 원하고 그녀를 곁에 두고 싶어 했다.게다가 인제 와서 어떻게 멈출 수 있단 말인가?온천에 몸을 담그고 나니 박연희의 몸은 평소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 그는 거친 숨을 내쉬며 매우 큰 유쾌함을 나타냈다... 오랜만이다. 그는 오랫동안 쾌락의 극치를 느껴본 적이 없다.박연희는 심하게 몸부림쳤다.그녀의 두 손은 베갯잇에 묶여 있었고 남자는 조금도 멈추지 않았다. 그녀를 아껴주려는 심산도 없어 보였다... 심지어 조은혁은 몸을 숙여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이러다가 진범이를 깨울지도 몰라.”박연희의 작은 얼굴이 베개에 파묻혀 그녀는 엉엉 작은 소리로 흐느끼면서도 감히 조은혁을 밀어내지 못했다. 조은혁이 그녀의 아들을 안고 사라져버릴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얼마나 지났을까, 그녀의 눈은 약간 부어 있었고 눈동자는 넋을
그녀는 또 마음속으로 “천벌 받게 될 거다.” 라고 되뇌었다.조은혁이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고 1층 로비에는 진시아가 모피를 입고 진주와 보물을 뒤집어쓴 채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그녀의 표정은 마치 여주인이라도 된듯한 모양새였다.계단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고 그녀는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며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녀는 1층에서 약 10분을 기다렸다. 원래 그녀는 별생각 없이 그가 잠든 줄 알았지만 그의 열린 가운과 가슴에 남은 가느다란 손톱자국을 보게 되었다. 이는 누가 봐도 여자가 남긴 흔적이다...조은혁은 정말 박연희와 잔 것이다.그 모습을 보자 진시아는 이제는 참을 수 없었다. 요즘 조은혁은 진시아에게 손도 안 대고 스님처럼 지내고 있었는데 그녀가 애써 회사 일이 너무 많아서 흥미가 없을 거라며 핑계를 대주었다.하지만 그는 먼 길을 돌아 그의 전처와 함께 한 것이었다.그의 만족스러운 표정은 진시아를 더욱 미치게 했다... 그의 마음속에서 진시아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어쩌면 첩만도 못할지도 모른다.그녀가 입을 열었을 때, 조은혁은 즉각 해명하지 않았고 그 역시 해명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물론 조은혁 역사 그녀와 결혼할 생각을 한 적은 있다.하지만 진시아는 단지 그의 와이프로 적합하고 철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명분도 없는데 감히 달려와 소란을 피운다면 그녀의 장점은 모두 지워질 것이다.그리고 그도 그녀에 대한 인내심을 잃었다.조은혁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반 개비를 천천히 피우더니 몸을 기울여 불을 끄고는 담담히 입을 열었다.“고용인에게 객실을 치워달라고 할 테니까 눈이 그치고 항공편이 풀리면 B시로 돌아가.”진시아의 마음이 차게 식어갔다.조은혁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녀는 노력의 결실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윽고 진시아는 모피 코트를 벗어 안에 걸친 섹시한 치마를 드러내고 대담하게 그의 목을 껴안았다.“객실 말고 은혁 씨 당신과 자고 싶어요.”“나는 연희 씨가 당신을 만족시킬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