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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속상해진 장씨 아주머니는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훔쳤다.

“전 대표님께 여러 번 전화를 드렸는데 대표님께서는 항상 전화를 끊어버리셨잖아요.”

...

조은혁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고개를 숙인 자세를 유지한 채 몇 모금 빨더니 다시 물었다.

“연희로부터 부탁받은 일이 있겠죠?”

장씨 아주머니는 더 이상 숨길 수 없어서 우물쭈물 전부 털어놓았고 마지막에는 거의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100억 원 말고도 사모님께서는 진범 도련님에게 스웨터 여섯 벌과 목도리 두 개를 짜줬는데... 그뿐만 아니라 진범 도련님의 호적을 고모님에게 옮겨주길 바랐고 고모님도 동의하셨습니다.”

100억 원, 스웨터 6개, 목도리 2개...

그녀는 또 진범이를 다른 사람에게 보내려고 했다.

하와이에서 병을 발견했는데 지금까지 이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것은 애초에 살고 싶지 않았던 것이겠지.

조은혁은 가볍게 눈을 깜박거렸고 그의 손가락 사이에 끼워져 있던 그 담뱃불은 갑자기 이유 없이 꺼져버렸다. 그는 한참을 멍하니 서 있자 장씨 아주머니가 안절부절못하며 물었다.

“그럼 100억 원은 대표님께 드리면 될까요?”

“아니. 됐어요.”

조은혁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연희가 아주머니에게 준 것이니 대신 받으세요.”

말을 마친 그는 담배를 끊고 다시 병실로 향했다.

문을 여니 조용히 누워있는 박연희는 마치 종잇장처럼 얇고 허약했다.

겨우 한 달, 그녀는 그 짧은 시간 동안 급속도로 살이 빠져서 이제 온몸에 살이 몇 냥 없다.

조은혁이 박연희를 처음 알았을 때, 그녀는 가냘프지만 몸에는 살이 붙어 있었고 만지면 여기저기 소녀의 부드러움을 느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병상에 누워있는 여자는 너무 낯설어 보였다.

너무 낯설어서 아내답지 않고 박연희답지 않았다.

조은혁은 침대 옆에 앉아 손을 뻗어 박연희의 손을 살포시 잡고 속삭였다.

“나 왔어.”

박연희의 손은 조금의 온기도 없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소스라치게 놀란 조은혁은 천천히 고개를 숙여 그녀의 손바닥에 자신의 얼굴을 묻고 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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