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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일방적인 잔소리였을 뿐 조은혁의 대답을 바란 건 아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조은혁은 짐을 들고 일어나며 박연희에게 변명을 늘어놓는 것이었다.

“남반구의 한 지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직접 가봐야 돼... 맞다. 박사님께서 네 수술 후 회복은 잘 되고 있다고 하셨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물론 각막도 빨리 찾고 있어. 연희야, 내가 약속할게. 길어야 한 달 안에 꼭 다시 빛을 보게 해줄 테니까.”

박연희는 병상에 누워 세상 아련한 그의 말을

남반구에 있는 회사...

그냥 독일로 가는 것이겠지.

아이러니하게도 조은혁은 대체 왜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면서도 왜 매번 그녀를 속이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그의 연기는 치졸하다 못해 함께 연기를 해주고 싶다는 마음도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박연희의 입가에 어렴풋이 조롱어린 미소가 어렸다.

그러자 조은혁은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연희야...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그러나 박연희는 조은혁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았다.

밤에 그녀의 망막이 벗겨지고 통증이 심해지자 앨런은 김 비서에게 엄숙하게 말했다.

“현재 사모님의 눈 신경은 괴사에 직면해 있습니다. 만약 8시간 안에 사모님께 새로운 각막을 이식할 수 없다면 그녀는 앞으로 영원히 시력을 잃을 겁니다. 김 비서, 빨리 조 대표를 불러 돌아와서 뭐라도 방법을 생각해보라고 하세요. 사모님께 한쪽 눈 각막을 기부하고 싶어 하지 않았었나요? 한쪽 눈이라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그 순간, 김 비서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쉴 새 없이 조은혁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조은혁은 전용기에서 독일로, 진시아의 곁으로 날아가는 길이었다.

김 비서도 결국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닥터 앨런은 더더욱 방법이 없었다.

“사모님, 죄송하지만 우리는 이제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자 장씨 아주머니는 즉시 무릎을 꿇고 닥터 앨런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

“제 눈은 괜찮습니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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