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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별장.

거실은 봄처럼 따뜻했고, 도우미들은 쟁반을 들고 주방을 드나들었고, 식탁 한가운데에는 면 두 그릇이 놓여 있었고, 아름다운 3단 케이크도 있었다.

오늘은 진시아 34번째 생일이다.

그녀가 특별히 일찍 퇴원한 것은 조은혁과 그녀의 생일을 함께 보내기 위해서였다.

밖에는 가랑눈이 흩날린다.

보름 동안 내린 이번 눈은 벨린 전체를 눈에 파묻히게 해 시간이 느려지는 것 같았다.

진시아는 휠체어를 움직여 조은혁의 뒤로 다가갔다.

그녀는 가볍게 그를 껴안고 중얼거렸다.

“은혁 씨, 전 이 눈이 영원히 멈추지 않기를 바라요. 그러면 당신은 영원히 내 곁에 있을 거니까. 은혁 씨, 제가 꿈을 꾸는 거예요? 정말 그녀와 헤어지고 나랑 같이 있어 주는 거예요? 전 정말 두려워뇨... 단지 좋은 꿈일 뿐일까 봐 두려워요. 만약 꿈이라면 전 차라리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거예요. 이 모든 것을 지금 이 순간에만 간직하고 싶어요.”

그녀는 그를 꼭 껴안았다. 미친 듯이 기뻤다.

“당신이 저와 함께 하기를 원한다면 저는 모든 것을 용서할게요. 당신이 저를 사랑하기만 한다면!”

사랑?

조은혁이 움찔했다.

그는 결코 진시아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들 사이는 가장 뜨거울 때일지라도 그저 남녀간의 정욕에 지나지 않았다... 그녀의 사고가 아니었다면 그는 그들이 이미 끝났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부인하지 않았다.

여자와 많이 놀아나봤기에 그는 흥을 깨는 남자가 아니었다.

관계를 할 때 그가 얼마나 많은 여자들에게 그 단어를 말했는지 셀 수 없었다. 하지만 아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그는 여전히 창가에 서서 밖에 쌓인 눈을 보고 있다.

그가 여기에 온 지도 보름이 되었다.

그 동안 박연희는 연락을 한 번도 안 했다. 한 번도.

어젯밤, 그는 진시아를 데려왔다. 비록 그들은 함께 방을 쓰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같이 살 것이라고 다들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에 대한 계획을 말하지 않았지만 그녀를 하와이 혹은 B시로 데려가지는 않을 것이다.

박연희가 거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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