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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2화

그 후, 그는 박연희가 물건을 보관하는 옷장을 열었다. 그가 선물한 귀한 옷과 장신구는 모두 없어졌고 옷걸이에 잠옷 몇 벌만 걸려 있었다.

잠옷은 그녀가 입었던 것이다.

그 뜨거운 밤, 그녀는 그것들을 입고 그의 몸 아래에서 울부짖었다...

그래서 그녀가 이 옷들을 가져가지 않은 거겠지.

조은혁은 옷장 문을 닫고 나갔다. 그는 침실 침대 옆에 앉아 천천히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천천히 불을 붙여 피웠다.

옅은 연기가 피어올라 그의 두 눈을 흐리게 했다.

그는 박연희가 물질적인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녀는 그런 것들은 신경도 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물건들은 보이지 않는다는 건 단 하나의 가능성만 있었다.

그녀가 물건을 전부 팔았다.

그의 긴 손가락이 하얀 담배를 쥐고 있었다. 턱을 살짝 치켜든 조은혁은 담배를 비벼 끄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서랍의 틈을 보았다.

그 안에는 하얀 약병이 있었다.

조은혁은 담배를 물고 손을 뻗어 서랍을 열고 그 작은 약병을 들어 훑어보았다.

독일어로 글이 쓰여있었다.

[낙태약의 일종.]

조은혁은 한참동안 그 작은 글자를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 근육이 팽팽하게 조이고 두 볼이 깊게 패였다. 그는 이를 갈아야만 지금 이 감정을 자제할 수 있었다.

그는 그날의 이른 아침이 생각났다.

그날 박연희는 어쩐지 유순했고, 옷방에서 그의 몸을 감으며 안겨왔다. 평소의 그녀라면 침실 외의 다른 장소에서 그와 관계를 하고 싶어 하지 않았지만, 그날 그녀는 너무 열정적이었다.

그 후, 그는 화장실로 갔다.

그리고 그녀는 아마 그때 낙태약을 먹었을 것이다.

그녀는 일부러 그를 흥분시켰다.

조은혁은 병을 꽉 움켜쥐었다.

그가 김 비서에 전화를 걸었다. 그의 목소리는 담담하여 조금도 기분이 나쁜 티가 나지 않았다.

“별장에 와. 내 말은, 나와 연희가 살던 별장.”

한편, 김 비서는 가슴이 벌렁벌렁했다.

조 대표님은 무엇을 알고 있을까?

그녀는 불안한 마음으로 밤새 운전해서 왔다. 등에는 식은땀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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