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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이른 아침, 조은혁은 별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진시아를 깨우고 싶지 않아서 서재에 가서 여권을 가지고 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가 여권을 가지고 서재에서 나올 때, 진시아가 침실 입구에 서서 손에 머그잔을 들고 어두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침부터 어디 가요?”

그녀의 말투에는 질책의 뜻이 담겨 있다.

원체 성격이 강해서 다정다감한 여자를 좋아하는 조은혁은, 진시아가 이해심을 벗어던지고 히스테리를 부리자 점점 인내심을 잃어갔다.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묻는 거지?”

진시아는 순간 어지러웠다.

그녀는 그의 수중에 있는 여권을 바라보며 그가 무엇을 하려 하는지 추측했다.

그녀는 화를 억눌렀다.

“은혁 씨, 나한테 미랴를 약속했잖아요.”

조은혁이 말했다.

“내가 뭘 약속했지?”

그는 아예 그녀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 난 연희를 찾으러 가야겠어. 당신과 결혼하지 않을 거야. 당신이 똑똑하면 벨린에서 계속 살겠지. 그러면 먹고 입는 데 걱정이 없게 만들어 줄게.”

진시아의 표정이 멍해졌다.

그녀는 일찍이 그를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가 이렇게 단호하게 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일말의 기회도 그녀에게 주지 않았다.

화가 난 나머지 그녀는 손에 들고 있는 머그잔을 힘껏 그를 향해 던졌다.

예상하지 못한 조은혁은 미처 피하지 못했고, 차갑고 딱딱한 컵이 그대로 그의 이마를 내리쳤다. 한 가닥 검붉은 선혈이 이마에서 천천히 흘러내렸다.

일을 저지르고 난 뒤 진시아가 후회했다.

“은혁 씨,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조은혁은 그녀의 해명을 듣는 것 조차 귀찮아했다.

그는 손수건을 꺼내 상처를 아무렇게나 닦고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진시아는 잠시 멍해 있다가 급히 따라갔다.

방금 장착한 의족은 아프고 융통성이 없었다. 그가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을 때에야 그녀는 그에게 도달했다.

진시아는 차 문을 열고 비굴하게 빌었다.

“은혁 씨, 가지마요. 제가 사과할게요. 앞으로 다시는 당신과 싸우지 않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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