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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박연희가 그에게 시간을 줬다.

그녀는 지척에 있었다. 분명히 그는 여자를 꼬시는 데 도가 텄지만 이때는 왠지 말문이 막혔다.

미안하다는 네 글자는 박연희가 입은 상처에 비해 너무 간단해 보였다.

결국 그는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쉰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

“몸은 좀 나아졌어? 언제 하와이로 돌아갈 예정이야?”

박연희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한참 뒤, 그녀는 말했다.

“모레요. 모레 눈이 그치면 비행기가 정상적으로 이륙할 수 있어요.”

“하와이? 아니면 B시?”

그는 박연희가 그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급하게 물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하와이요. 우리는 아직 이혼하지 않았잖아요? 하와이에서 이혼할 때까지 기다릴게요.”

그녀는 한마디에 이혼을 두 번이나 말했다.

조은혁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는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지만, 결국 그녀가 말을 철회하게 하지는 못했다. 어떻게 철회할 수가 있을까.

결국 그들은 모두 이혼을 해야 했다. 게다가 이건 그가 내린 선택이었다.

“걱정 마. 너에게 최대의 지원을 해줄 게. 만약 네가 원한다면, 난 여전히 예전처럼 너를 돌봐 줄 수 있어.”

박연희는 부드럽게 웃었다.

봄바람이 조은혁의 가슴에 와 닿는 듯 했지만, 그녀가 하는 말은 그의 눈을 시큰하게 했다.

“조은혁 씨, 전 그녀가 아니에요. 저는 당신의 보살핌이 필요하지 않아요.”

그녀는 말을 마치면 전화를 끊을 것이다.

조은혁은 전화를 끊기가 아쉬워 연이어 그녀를 불렀다.

“연희야!”

하지만 박연희는 이미 전화를 끊었다.

조은혁은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뚜뚜뚜 소리를 들으며 한참을 서글퍼했다...

그는 전화기를 버리고 침대에 반듯이 누워 조진범과 박연희를 생각했다.

바로 그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났고, 이어서 도우미가 말했다.

“조 대표님, 주무세요? 진시아 씨가 몸이 좀 안 좋으시다고 하셔서, 와서 좀 봐달라고 하십니다.”

만약 방금의 전화가 없었다면 조은혁은 그녀에게 갔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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