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미는 땅콩을 먹으며 남몰래 즐거워하고 있었다.진시아가 목소리를 높여 불렀다.“아주머니! 아주머니!”문득 그녀가 말을 멈추었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몸 밑을 보았다. 침대 시트가 젖었고 물이 천천히 번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그녀는 너무 흥분해서 요실금까지 왔다.진시아는 한참 동안 멍해 있었다.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부끄러워 견딜 수 없었다. 그리고 나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조은혁이 알게 해서는 안 된다. 만약 그가 지금 그녀가 이렇게 초라하다는 것을 안다면, 그녀는 감히 그가 그녀를 어떻게 바라볼지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그는 그녀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키고 의사를 찾아가서 몸을 요양해야 한다. 그녀가 병을 고치기만 한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필사적으로 강해지려고 했다.하지만 몸 밑의 노란 얼룩을 보자 그녀는 결국 수치스럽게 울었다....다음날, 그녀는 병원에 가서 재검사를 받았는데 마침 조은혁이 밖에 있었다.그녀는 기회를 틈타 의사에게 물었다.의사는 그녀에게 골반 운동을 꾸준히 하면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진시아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돌아가는 차 안에서 그녀는 기분이 조금 좋아져서 조은혁에게 말을 걸려고 했지만 가는 길 내내 그는 팔꿈치로 턱을 괴고 차창 밖을 바라보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마음속으로 그가 또 그 천한 년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진시아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번쩍이는 검은색 캠핑카가 천천히 별장에 들어가 멈춰 섰다.간병인이 달려와 휠체어를 가져다주고 부축해 주려고 했지만 그녀는 옆자리에 있는 조은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은혁 씨, 안아줄래요?”조은혁은 담담하게 그녀를 한번 보다가 차 문을 열고 말했다.“길이 미끄러우니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그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났다.진시아는 끈질기게 그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입술이 끊임없이 떨렸다. 결국 그녀는 참지 못하고 욕을 한마디 했다.“조은혁...
그는 후회하고 있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알고 있다.하지만 더 이상 그녀에게 용서를 구할 면목이 없었고 다시 함께 살자고 말할 수도 없었다.그래서 이혼하기로 했다.그는 진시아와 결혼하지 않을 생각이다.지금 그녀는 미치광이였다.그녀에게서 더 이상 여성의 부드러움과 아름다움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그녀와 함께 있는 매 순간마다 그는 억압을 느꼈다.조은혁은 담배를 뻑뻑 빨더니 천천히 내뱉었다.한숨 사이로 가슴에 둔한 통증이 느껴졌다...다음날 하루 종일 그는 창가에 앉아 동쪽을 바라보았다. 그의 박연희는 지금쯤 비행기를 타고 하와이를 향해 날아갔을 테다...저녁 무렵.문 앞에서 도우미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진시아 씨가 같이 저녁을 하시자고 합니다.”조은혁은 몇 초 동안 묵묵히 있었다.그 후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끄고 문을 열고 걸어 나갔다.진시아는 오늘을 위해 특별히 꾸몄고 정교한 메이크업과 예쁜 민소매 드레스를 입었다.하룻밤 새 그녀는 냉정해졌다.박연희가 갔을 때, 조은혁이 슬퍼서 기분이 안 좋을 때, 그녀는 좀 더 상냥해야 한다...그녀는 클래식 음악을 틀었고, 왼쪽 다리의 고통을 참으며 의족을 달고 다정하게 조은혁을 춤에 초대했다.하지만 조은혁은 흥이 나지 않았다.그는 식탁에 앉아 말했다. “특별한 날도 아닌데 무슨 춤을 춰.”진시아가 그의 목을 뒤에서 껴안았다.“아직도 그녀를 생각해요?”“그럴리가.”“그럼 증명해 봐요!”진시아는 그렇게 말하며 그의 다리에 털썩 주저앉더니 도우미들이 보는 앞에서 한쪽 민소매 끈을 살짝 풀었다... 눈처럼 흰 속살이 보였지만 조은혁은 전혀 욕구가 일어나지 않았다.그는 눈살을 찌푸렸다.“장난하지 말고, 밥이나 먹지.”진시아는 조금 화가 났다.그녀는 그의 얼굴을 바로잡고 자신의 몸을 보라고 했다.“조은혁 씨, 제가 이렇게 벗었는데도 보고 싶지 않아요? 이래도 당신 마음속에 그녀가 없다고 할게예요? 당신 마음속에 그녀가 없는 데 웬 정조를 지키고 있어요!
그 기사를 조은혁은 대여섯 번 보았다.기사의 말미에는 사진 한 장을 첨부했는데 물건 원주인의 사진이었다. 그는 꽤 유명한 산부인과 의사로 조은혁의 눈에도 익었다.그는 사진을 주시했다.약 2분 정도 지난 뒤 그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났다.그 의사는 박연희를 진찰 봐 준 적이 있다.당시 그는 결과를 직접 듣지 못했고, 박연희가 그에게 아이가 잘 자라고 있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알려줬다. 그리고 그는 그대로 믿었다.하지만 지금 보니,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았다....조은혁이 벌떡 일어났다.그는 현관으로 가서 외투를 걸치고 차 열쇠를 쥔 채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뒤에서 진시아가 소리쳤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디 가는 거예요? 밖에 눈이 다 얼었는데, 조은혁 씨 당신 정말 죽고 싶어요?”그녀는 쫓아와 그의 팔을 끌었다.“그 여자 찾으러 가는 거죠?”“그 여자는 이미 떠났어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당신이 그녀와 헤어지려고 한 건 저한테 사죄하려고 그런거예요. 조은혁 씨, 벌써 잊었어요?”...조은혁은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그는 빠른 걸음으로 현관을 통과했고 잠시 후 밖에 있던 검은 카이엔을 타고 떠났다.달빛은 차가웠고, 눈은 녹지 않은 채 잣나무 가지를 누르며 바람이 불때마다 소리를 냈다.검은 차가 질주하고 타이어가 지면에 깊은 자국을 내며 귀에 거슬리는 소리도 동반했다.진시아는 현관 입구에 서 있었다.그녀는 조용히 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그가 차를 멀리 몰고 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그녀가 입고 있는 그 섹시한 드레스는 우스꽝스럽고 쓸쓸해 보였다.그녀는 중얼거렸다.“그를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진작에 알았어야 했어. 겨우 며칠 함께 했는데, 그새를 못 참고 그 여자를 찾아가... 그 천한 년에게 무슨 마력이 있어서 그가 이렇게 죽고 못사는 거지?”도우미는 관심하는 척 했다.“진시아 씨, 저녁 식겠어요. 대표님이 안 계시더라도 잘 드셔야 해요. 남자는 통통한 여자를 좋아해요.”진시아가 냉소했다.“지금은
그 후, 그는 박연희가 물건을 보관하는 옷장을 열었다. 그가 선물한 귀한 옷과 장신구는 모두 없어졌고 옷걸이에 잠옷 몇 벌만 걸려 있었다.잠옷은 그녀가 입었던 것이다.그 뜨거운 밤, 그녀는 그것들을 입고 그의 몸 아래에서 울부짖었다...그래서 그녀가 이 옷들을 가져가지 않은 거겠지.조은혁은 옷장 문을 닫고 나갔다. 그는 침실 침대 옆에 앉아 천천히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천천히 불을 붙여 피웠다.옅은 연기가 피어올라 그의 두 눈을 흐리게 했다.그는 박연희가 물질적인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녀는 그런 것들은 신경도 쓰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그 물건들은 보이지 않는다는 건 단 하나의 가능성만 있었다.그녀가 물건을 전부 팔았다.그의 긴 손가락이 하얀 담배를 쥐고 있었다. 턱을 살짝 치켜든 조은혁은 담배를 비벼 끄려고 고개를 숙였다.그러다가 우연히 서랍의 틈을 보았다.그 안에는 하얀 약병이 있었다.조은혁은 담배를 물고 손을 뻗어 서랍을 열고 그 작은 약병을 들어 훑어보았다.독일어로 글이 쓰여있었다.[낙태약의 일종.]조은혁은 한참동안 그 작은 글자를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 근육이 팽팽하게 조이고 두 볼이 깊게 패였다. 그는 이를 갈아야만 지금 이 감정을 자제할 수 있었다.그는 그날의 이른 아침이 생각났다.그날 박연희는 어쩐지 유순했고, 옷방에서 그의 몸을 감으며 안겨왔다. 평소의 그녀라면 침실 외의 다른 장소에서 그와 관계를 하고 싶어 하지 않았지만, 그날 그녀는 너무 열정적이었다.그 후, 그는 화장실로 갔다.그리고 그녀는 아마 그때 낙태약을 먹었을 것이다.그녀는 일부러 그를 흥분시켰다.조은혁은 병을 꽉 움켜쥐었다.그가 김 비서에 전화를 걸었다. 그의 목소리는 담담하여 조금도 기분이 나쁜 티가 나지 않았다.“별장에 와. 내 말은, 나와 연희가 살던 별장.”한편, 김 비서는 가슴이 벌렁벌렁했다.조 대표님은 무엇을 알고 있을까?그녀는 불안한 마음으로 밤새 운전해서 왔다. 등에는 식은땀이 가득했다.
“하지만 박연희 씨는!”“그녀는 우리와 달라요.”...김 비서는 단숨에 말을 끝냈다.그녀는 조은혁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진시아의 다리와 자궁이 없어진 건 확실히 자신과도 관계가 있었다. 그녀가 박연희를 도왔기 때문이다.그녀는 아마 실직할 것이라고 생각했다.조은혁은 조용히 그녀를 응시했다.한참 뒤, 책상 위에 놓인 담뱃갑을 들고 천천히 담배에 불을 붙이며 그가 입을 열었다. “김 비서, 속죄하는 의미로 그 의사를 찾아내. 날이 밝기 전에 그를 만나야겠어.”김비서는 코끝이 찡해졌다.“네! 대표님.”그녀는 어두운 밤에 떠났다.김 비서는 조은혁의 성질을 알고 있다. 만약 그가 정말로 화를 낸다면 그녀의 안전은 보장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애교가 넘치는 진시아도 아니었기에 그가 그녀를 봐 줄 이유는 없었다.김 비서는 일 처리가 깔끔하다.날이 밝아오자 독일 의사는 별장으로 끌려가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그가 고개를 들어 소파 위의 귀한 남자를 바라보았다.하얀 셔츠, 가지런히 빗어 넘긴 올백머리, 오똑한 코에 이목구비가 뚜렷하지만 너무 날카로워서 음울해 보이고, 온몸이 저기압에 싸여 있었다.독일 의사가 그를 알아보고는 얼굴에 두려움을 띠었다. 그는 모두 자백했다. “사실 그 아이는 건강하지 않았습니다. 심장 발육이 좋지 않았어요. 사모님이 저에게 그 반지를 주면서 제게 말하지 말라고 부탁했고, 전 돈에 눈이 멀어 진단서를 고쳤습니다. 대표님, 한 번만 봐주세요. 그 다이아몬드 반지 돈은 전부 돌려드릴게요. 한 푼도 필요 없어요... 그러니 제발 살려주세요!”건강하지 않다...심장 발육이 나쁘다...조은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그는 말이 없었고 아무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그는 정말 하늘이 그를 벌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가 박연희에게 한 모든 것을 벌주고 있었다.박연희는 아이가 아프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를 몹시 미워했겠지. 임신을 강요하고 자유를 빼앗은 그를 미워했겠지.
이른 아침, 조은혁은 별장으로 돌아왔다.그는 진시아를 깨우고 싶지 않아서 서재에 가서 여권을 가지고 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가 여권을 가지고 서재에서 나올 때, 진시아가 침실 입구에 서서 손에 머그잔을 들고 어두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아침부터 어디 가요?”그녀의 말투에는 질책의 뜻이 담겨 있다.원체 성격이 강해서 다정다감한 여자를 좋아하는 조은혁은, 진시아가 이해심을 벗어던지고 히스테리를 부리자 점점 인내심을 잃어갔다.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묻는 거지?”진시아는 순간 어지러웠다.그녀는 그의 수중에 있는 여권을 바라보며 그가 무엇을 하려 하는지 추측했다.그녀는 화를 억눌렀다.“은혁 씨, 나한테 미랴를 약속했잖아요.”조은혁이 말했다.“내가 뭘 약속했지?”그는 아예 그녀에게 솔직하게 말했다.“그래, 난 연희를 찾으러 가야겠어. 당신과 결혼하지 않을 거야. 당신이 똑똑하면 벨린에서 계속 살겠지. 그러면 먹고 입는 데 걱정이 없게 만들어 줄게.”진시아의 표정이 멍해졌다.그녀는 일찍이 그를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가 이렇게 단호하게 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일말의 기회도 그녀에게 주지 않았다.화가 난 나머지 그녀는 손에 들고 있는 머그잔을 힘껏 그를 향해 던졌다.예상하지 못한 조은혁은 미처 피하지 못했고, 차갑고 딱딱한 컵이 그대로 그의 이마를 내리쳤다. 한 가닥 검붉은 선혈이 이마에서 천천히 흘러내렸다.일을 저지르고 난 뒤 진시아가 후회했다.“은혁 씨,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조은혁은 그녀의 해명을 듣는 것 조차 귀찮아했다.그는 손수건을 꺼내 상처를 아무렇게나 닦고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진시아는 잠시 멍해 있다가 급히 따라갔다.방금 장착한 의족은 아프고 융통성이 없었다. 그가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을 때에야 그녀는 그에게 도달했다.진시아는 차 문을 열고 비굴하게 빌었다.“은혁 씨, 가지마요. 제가 사과할게요. 앞으로 다시는 당신과 싸우지 않을 게요
그녀는 정말 의심스러웠다. 조은혁이 약을 먹은 건 아닌지. 그렇지 않으면 쉬지 않아도 되는 남자가 어디 있을까?결국 진시아는 남자를 막을 수 없었고 그녀는 도우미에게 화풀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도우미들은 눈치가 빨라서 벌써 냄새를 맡고 하나둘씩 숨었다.화가 풀리지 않은 진시아는 2층 안방까지 가서 조은혁의 옷바닥을 모두 끌어내 바닥에 던지고 비싼 옷들은 가위로 몽땅 잘랐다.그렇게 자르고 자르다가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조은혁이 서둘러 국내로 돌아왔다.그러나 박연희는 하와이에 있지 않고 B시에도 없었다.JH그룹, 대표 사무실.쓰리 피스 영국식 양복을 입고 의자 등받이에 기댄 조은혁은 자료를 책상 위에 던져놓고 김 비서를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녀가 하와이행 비행기에 타지 않았는지 설명해.”김 비서의 등 뒤는 온통 식은땀이다.그녀는 궁지에 몰린 채 대답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그날 전 사모님을 배웅하러 가지 않아서...”조은혁은 말을 하지 않고 줄곧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는데 그 눈빛이 마치 독을 담은 것 같아 사람의 모골이 송연하게 했다.때마침 그의 또 다른 비서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비서는 조심스럽게 말했다.“대표님, 박 씨 성의 남자 분이 뵙고 싶어 합니다. 안 계신다고 했는데 경호원과 충돌이 생겨서요...”박연준?조은혁은 눈을 가늘게 떴다.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옷을 차려 입고 비서에게 말했다.“들어오지 못하게 해.”그리고 조은혁은 김비서를 데리고 떠났다.JH그룹 건물 아래에 일찌감치 준비 된 검은색 캠핑카에 도착한 뒤, 이례적으로 조은혁은 김비서를 뒷좌석에 앉혔다.김 비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하지만 그녀는 감히 묻지도 못하고 허리를 굽혀 바로 차 안으로 들어갔다.캠핑카는 부드럽게 달렸고 조은혁은 옆 수납함에서 양주 한 병과 잔 두 개를 꺼내 김 비서에게 건넸다.김 비서는 황송해 어쩔 줄 몰라 술을 마시지 않았다.조은혁은 강요하지 않고 가볍게 술잔을 흔들며 담담하게 말했다.“
김 비서는 그를 보며 물었다.“조 대표님, 어떻게 할 생각이신가요?”조은혁은 눈빛이 깊어졌다. 한참이 지나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고 냅킨으로 입가를 닦은 후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하나 입력하더니 김 비서에게 건네주면서 말했다.“이 전화를 받으면 아마 생각날 거야... 박연희가 어디로 갔는지.”김 비서는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건네받았다.“엄마, 우리 지금 바닷가에서 조개를 줍고 있어요!”“은혁 삼촌이 사람을 보내 우리를 데리고 놀러 왔어요!”“은혁 삼촌의 친구는 우리한테 튜브를 하나씩 사주고 내일 우리를 데리고 가서 게잡이를 한다고 했어요...”...김 비서는 감정 없이 몇 마디 대꾸했다. 전화가 끊긴 후, 그녀는 온몸의 힘이 빠져나간 것 같았다. 그녀는 조은혁의 성격상 그녀가 계속 얘기를 하지 않는다면 정말로 그녀의 아이를 건드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물었다.“조 대표님, 뭐 하자는 거예요? 아직 어린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건드리지 말아 달라고 제가 이렇게 빌게요. 어른들의 일은 아이들과 상관이 없잖아요. 제가 대표님을 오랫동안 따른 걸 봐서라도 한 번만 봐주세요... 네?”조은혁은 느릿느릿하게 손을 닦고는 당황한 김 비서의 모습을 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아이들은 아주 안전해! 만약 아이들의 엄마가 계속 일을 그르친다면 나는 아이들이 무사히 내일의 태양을 볼 수 있다고 장담 못 해... 내 생각에는 볼 가능성이 아주 크지만 놀라게 하지 않을지는 모르겠어. 어린 애들은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어!”김 비서는 가볍게 눈을 깜박였다.“조 대표님, 제가...”조은혁은 태도를 확 바꾸고 손에 들린 물티슈를 던지며 비웃었다.“김진아, 만약 오늘 나를 배신한 사람이 네가 아니었다면 그 아들딸들은 진작에 바다에 던져졌어. 지금 네가 이렇게 흥정할 새도 없이 말이야!”“알잖아, 나는 곁에 있는 사람이 나를 배신하는 걸 제일 증오한다는 것을.”“네가 도운 사람이 박연희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