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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5화

박연준은 일어서려고 했지만 결국에는 소용없는 짓이었다.

“오빠!”

박연희는 빠르게 달려 내려와서는 힘겹게 박연준을 일으키고 그가 몸을 가눌 수 있게 되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또 한 번 불렀다.

“오빠!”

그리고 박연희는 눈물을 흘렸다. 그때 박연준의 말을 듣지 않고 조은혁과 몰래 연락해서는 안 됐었다. 그로 인해 이후 진흙탕 속에 점점 더 빠져들어 가게 되었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남매가 드디어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 만남이 얼마나 어렵고 마음이 쓰린 건지... 두 사람만이 알고 있었다.

박연준은 얼굴이 상처투성이였다. 그는 예전처럼 다정하게 동생의 머리를 어루만졌고 그녀에게 원망하는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박연준이 말했다.

“지금 바로 너를 데리고 갈게.”

박연희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조은혁의 손에 있는 증거뿐만 아니라 진범이와 민희를 봐서라고 그녀는 떠나버릴 수가 없었다. 조은혁과 몇 년간의 부부생활을 하면서 그가 어떤 성격인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박연준은 계속 말하고 싶었지만, 박연희는 그를 부축하고는 고용인에게 얘기했다.

“약상자를 가지고 접대실로 와요.”

고용인은 공손하게 말했다.

“네, 사모님.”

...

두 사람은 접대실로 들어갔고 박연준은 동생을 심란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왜 안 간다는 거야?”

박연희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가위로 찢어진 그의 옷을 베어내고는 고용인이 약상자를 가지고 오는 것을 기다려서 조심스럽게 그의 상처를 소독하고 약을 발랐다. 거의 끝났을 때쯤에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

“오빠, 오빠는 그냥 내가 누군가의 보살핌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해. 혼자서 아이를 둘씩 키우려면 얼마나 힘들겠어. 은혁 씨는 진범이의 친아빠니까 박대하지는 않아. 만약 은혁 씨와 이혼하고 떠나서 앞으로 다시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고 해도 또 다른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밖에 더 되겠어? 그 사람은 은혁 씨보다 돈이 없을 수도 있고 은혁 씨처럼 나한테 아낌없이 대하지 않을 수도 있잖아... 오빠, 나 지금 이렇게 사는 게 좋아, 아주 만족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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