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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미치광이

깊게 잠들었던 강혜정이 눈을 떴다. 그녀는 눈을 뜨자마자 누가 있는지 제대로 보지도 않고 비명을 질렀다.

신은지는 화들짝 놀라며 자세를 바로하고 다시 강혜정을 불렀다.

“어머님.”

다행히 그녀를 알아본 강혜정이 한숨을 쉬며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미안하구나. 금방 눈을 떴는데 앞이 잘 보이지 않아서 그만… 많이 놀랐지?”

신은지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비명소리를 듣고 밖에서 담배를 피우던 박용선이 안으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강혜정은 긴 악몽을 꾸었다. 꿈 속에서 그녀는 별장에 있었는데 봄 향기가 가득한 정원 흔들의자에 한 여자가 누워 있었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깊은 산 중에 있는 별장이었는데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강혜정이 느긋하게 풍경을 감상하고 있을 때, 한 사내가 별장에서 밖으로 나왔다. 편안한 복장을 입은 사내는 흔들의자 옆으로 천천히 다가와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여자의 이름을 불렀다.

“혜정아.”

분명 목소리는 자상하고 부드러웠지만 눈빛은 광기와 집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방관자 시선으로 바라본 그는 완전히 미친 사람이었다.

사내는 흔들의자에 누운 여자의 손을 잡고 천천히 그녀를 잡아당겼다. 여자는 힘없이 사내에게 이끌려 몸을 일으켰다.

그 순간 방관자인 강혜정은 놀라서 눈을 부릅떴다.

그것은 그녀의 어릴 적 얼굴이었다.

놀란 강혜정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분명히 꿈이고 방관자 시선이었는데 갑자기 사내가 고개를 들리더니 음침한 눈을 하고 그녀에게로 다가왔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에 놀란 강혜정은 그대로 눈을 떴다.

잠에서 깬 강혜정은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정리했다. 그것은 꿈이 아니라 그녀가 어린 시절에 겪었던 일이었다. 강혜정이 꿈에서 본 사내는 기재욱, 기민욱의 아버지이자 회사 공금을 횡령하고 경쟁사와 결탁하여 재경그룹을 위기로 몰아넣은 인물이었다.

박용선의 손에 충분한 증거가 있었기에 기재욱은 발뺌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그 미친놈은 그때 강혜정을 납치하여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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