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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뒤바뀐 판

신은지가 신당동으로 이사왔을 때 거실에 있던 꽃은 이미 진영웅에 의해 영생화로 뒤바뀌었다. 혹여나 그녀의 심기를 자극할까 봐 걱정되어 2층 손님방에 가져다 놓은 것이다.

그녀가 올 거란 소식에 가사 도우미들은 서둘러 집안 곳곳을 청소했고 심지어 침대 시트까지 바꾸었다.

너무 늦은 탓에 신은지는 아파트에서 가지고 온 트렁크를 정리할 힘도 없었다. 원래는 신당동에 옷도 있기 때문에 간단히 일상용품만 챙기려고 했으나 민우는 한사코 짐을 몽땅 옮기자며 우겼다.

멀쩡한 아파트는 마치 메뚜기 떼가 지나간 것처럼 원래 있던 가구들을 제외하고 죄다 신당동으로 옮겨졌다. 심지어 쓰레기까지 알뜰히 챙겨서 집 밖 쓰레기통에 가져다 버렸다.

신은지는 대충 샤워를 마친 뒤 곧바로 취침했다.

이튿날.

그녀는 휴대폰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저녁에 너무 늦게 잠든 탓에 눈이 제대로 떠지지도 않았고 의식도 엉망진창이었다.

“여보세요, 누구시죠?”

“아직 안 일어났어?”

익숙한 목소리에 그녀는 잠깐 곰곰히 생각해 보더니 그제야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챘다...

“아빠.”

신은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시간을 확인했다. 때마침 9시였다.

강태민이 입을 열었다.

“강이연 출소했어.”

“네? 강이연... 2년 선고받지 않았어요?”

바다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강이연은 경찰에게 연행되었다. 예전에 괴롭혔던 친구가 법원에 기소하는 바람에 각종 죄목까지 추가되어 2년 형을 선고받은 것이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재판도 급급히 마쳤다. 그 과정이 강태민의 손을 거쳤는지 아닌지는 그녀도 몰랐고 그리고 묻지도 않았다.

“출소했단 소식은 나도 오늘에 알았어. 정상 절차를 밟고 감형으로 출소한 게 아니야. 아무래도 뒷문을 쓴 게 분명해. 파출소장 말로는 출소한 강이연을 데리러 온 게 강태석의 비서래. 그자도 배에 있었던 것 같아.”

“...”

신은지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강태석이 죽었는데 그가 아직 살아있다니, 게다가 이젠 감옥에서 강이연을 석방시켜 데려갈 수도 있다니.

강태민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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