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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가장 충실하고 정직해 보였던 안태웅이 소진용에게 가장 깊은 상처를 준 배신자였다는 사실에 소원은 충격을 받았다.

혼란스러워진 그녀는 그 종이 뭉치를 미친 듯이 찢어 작은 조각으로 만들었고 육경한은 차 옆에 기대어 느긋하게 담배를 피우며 말했다.

“네가 아무리 찢어봐야 다시 붙이면 그만이야.”

그 말을 듣자 소원은 미친 사람처럼 그 종잇조각을 입에 넣기 시작했다. 아예 삼키려고 말이다.

육경한은 처음엔 재미있게 보다가 점점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녀는 정말로 일고여덟 장의 종이를 모두 삼킬 기세였으니 말이다!

‘미친 거 아니야 진짜?!’

화가 난 그는 즉시 담배를 끄고 그녀를 막아 나섰다.

“너 정말 미친 거 아니야? 뱉어내!”

하지만 소원은 그의 말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입을 꼭 막고 필사적으로 종이를 삼켰다.

마른 종잇조각이 목구멍을 지나갈 때, 마치 날카로운 낫에 베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매우 고통스러웠다.

육경한은 그녀의 턱을 꽉 잡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뱉어내라니까!”

그러자 소원은 그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고통스러운 듯 신음 소리를 내며 계속해서 종이를 삼켰다.

하여 육경한은 어쩔 수 없이 손을 그녀의 입에 집어넣었다. 억지로라도 빼내려고 말이다.

“너 정말 바보야?! 이건 복사본이야, 아무리 삼켜봐야 소용없다고!”

‘복사본...’

소원은 자신이 완전히 미쳐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육경한처럼 영리한 사람이 원본을 줄 리가 없지. 하하! 복사본이라니!’

그녀는 육경한이 입안의 종이를 꺼내는 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보았다.

목이 너무 아팠고 종잇조각에는 피가 묻어 나왔다.

그 피는 마치 암세포에 감염된 것처럼 끔찍한 색이었다.

육경한은 소원을 끌어내고 생수병을 그녀의 목구멍에 부어 깨끗이 씻어냈다.

물을 너무 많이 쏟는 바람에 소원은 온몸이 다 젖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마치 꼭두 각시처럼 움직이지도 저항하지도 않으며, 육경한이 물을 부어 씻어내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녀의 외투는 김재성에 의해 찢어졌고 안에는 회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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