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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가뜩이나 약하고 여린 소원의 몸이 남자의 무릎에 세게 눌리자 조금씩 무릎이 접히다 결국 그의 앞에 꿇고 말았다.

육경한의 뼈마디가 두드러진 손이 벨트 버클에 닿더니 달칵 소리와 함께 열렸다.

순식간에 소원의 얼굴은 종잇장처럼 하얗게 변했다.

이 행동만으로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역겨운 마음에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육경한, 진아연으로 만족할 수 없는 거야? 병이 낳자마자 달려들게?”

육경한은 조롱 섞인 가벼운 웃음을 내뱉었다.

“이런 건 네가 해야지, 아연이한테는 차마 손 못 대잖아.”

노골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말이었다!

대놓고 너처럼 천한 여자만 남자의 노리개가 된다는 뜻이었다...

소원은 수치심에 입술이 검붉은 빛을 띨 정도로 깨물었다.

육경한은 서두르지 않고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뒤통수를 감싼 다음 눈을 내리깔고 쳐다보다가 이윽고 손에 힘을 주며 앞으로 당기더니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 대표님이 언제 들어갈지는 내 기분에 달렸을걸?”

모든 것이 거짓이라는 게 밝혀졌을 때 그를 더욱 수치스럽게 만든 것은 초조하고 걱정하던 마음이었다.

이 여자가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에는 독기가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

남에게 무릎을 꿇어도 남자는 결국 그녀가 이용하는 도구에 불과했고, 그는 자신이 그녀의 함정에 빠지기 직전이었다는 사실이 싫었다.

위선적이고 속물적이며 속에는 온통 꿍꿍이뿐인 여자는 결코 입에 진실을 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놓아주기 싫었다. 그 어떤 수단과 협박을 동원해서라도 그녀를 자신의 곁에 남겨둘 생각이었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행동의 이유를 알려고 노력하지 않고 모든 것을 증오 탓으로 돌렸다.

자신의 진심을 가지고 놀았던 여자가 싫어서 곁에 두고 천천히 괴롭히고 싶었다.

하는 동안 소원의 속눈썹이 파들거리며 온몸이 덜덜 떨렸다. 눈물을 흘리는 한심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육경한은 계속 그녀를 노려보더니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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