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88화 정신문제

차로 돌아온 장하리는 피곤함을 느끼며 좌석에 기대었다.

어젯밤 잘 쉬지 못한데다가 볼까지 이따금 아팠다.

차창을 통해 가게를 들여다보면 돈뭉치를 세며 기뻐하는 노임향의 얼굴이 보였다. 눈에 희열이 가득한 모습.

잠시 후, 한 남성이 가게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장하리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자신의 의붓 아버지였다. 처음엔 하마터면 어머니의 남자에게 당할 뻔했었지.

그때 노임향과 마주친 뒤에도 그는 얼굴에 당황한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는 노임향이 절대적으로 딸을 불신한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그날 밤 노임향은 장하리의 말따위 듣지 않고 매를 들었다.

“이 천한 년. 어린 애가 어떻게 아버지를 꼬실 생각을 해? 당장 꺼져버려.”

장하리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자신이 그런 일을 겪고서도 어머니에게 뺨을 맞고 욕설을 들었어야 했는지.

나중에 방우찬과 만나게 된 후 아버지는 더이상 자신에게 손을 대지 못했다.

장하리는 두 손으로 운전대를꽉 잡았다. 아예 액셀을 밟아 지금 당장 차로 치어죽이고 싶은 충동마저 생겼다.

그는 살이 더 찐 상태였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꿈틀거리는 벌레같았다. 왜 자신의 어머니가 저런 남자를 보물단지처럼 애지중지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장하리는 역겨워졌다.

서둘러 차에서 내려 한쪽에 있는 화단 앞으로 가 헛구역질을 했다.

그 사람의 등장에 어릴적의 트라우마가 다시 발작해 눈앞이 어지러워졌다.

그녀는 심지어 방금 자리에 어머니가 저 사람까지 초대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더 메스꺼워져 두번이나 토했지만 나오는 것은 노란 액체 뿐이었다. 오늘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니까.

장하리는 차에서 생수 한병을 꺼내 입을 헹구려고 했다. 그러나 정신이 혼미해졌을 무렵 귓가에 느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리? 하리 맞구나. 너무 멀어서 못 알아봤어.”

살이 뒤룩뒤룩 찐 벌레가 장하리에게로 걸어온다.

장하리가 고개를 들자 기름진 턱과 번쩍이는 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