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64화

‘정말 웃기는 여자야!’

이때 마지영이 입을 열었다.

“언니, 그 사람 그만 괴롭혀. 내 남편이 될 거란 말 한 적 없거든!”

임건우는 정신이 멍해졌다.

모든 사람이 그 자리에 멍해 있었다.

천마금의 주인 월로마귀가 바로 살인자의 언니였다니! 마지영이 그렇게 대범하게 나천중을 죽여 놓고 두려움이 전혀 없는 모습을 한 게 이제 이해가 되었다.

그 여자가 마지영의 말에 대답했다.

“네 아빠가 그랬어.”

마지영의 얼굴이 빨개지면서 임건우에게 말했다.

“건우야. 이건 내 언니 이월이야. 방금 한 말들 신경 쓰지 마.”

임건우는 이월의 말이 신경 쓰이지 않았다. 오히려 안심되어 숨을 내쉬었다.

방금, 이월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만검결을 사용할 뻔했다. 이걸 사용하게 되면 분명 더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눈앞의 수행자들을 좋게 보진 않았지만 모두 맹자준과 나씨 가문에게 속아 넘어간 것이니 무고한 사람들이다.

임건우는 천의도법의 후계자로서 사람을 살리는 게 천직이다. 오늘 여기서 수백, 아니, 수천 명의 사람을 죽이는 일은 도저히 할 수 없었다.

“엄마는?”

마지영이 물었다.

그녀는 나씨 가문의 사람들에게 가려져 별장 지붕 위에 한 사람이 서 있는 걸 발견하지 못했다.

“응, 저기 계셔.”

이월이 뒤로 돌아 별장 지붕을 가리켰다.

“간식 못다 드셨다고 그것만 먹고 내려오신대.”

이월의 말에 모든 사람은 다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자기 딸이 죽을 뻔했는데 위에서 한가하게 간식을 먹고 있다니.

임건우는 마지영의 어머니가 오건 말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는 급히 몸을 돌려 우나영에게 다가가 그녀의 상처를 살폈다.

다행히도 비수에는 독이 묻어있지 않았다. 하지만 비수에 이씨 가문을 뜻하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임건우는 단약을 한 알 꺼내 으깨어 우나영의 상처에 뿌려주었다.

마지영의 어머니는 간식을 드디어 다 먹었는지 그제야 지붕에서 내려왔다.

해바라기씨 껍질을 하늘로 뿌렸지만, 껍질은 무언가에 지탱이 된 것처럼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허공에 떠 있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