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각 안에는 늙고 쇠약한 동방명이 금방이라도 숨을 거둘 듯한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할아버지.” 동방운은 회춘단을 들고 동방명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하천이 회춘단을 가져왔는데 저는 이게 도대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할아버지께서 한 번 보십시오.” 그러자 동방명은 감고 있던 두 눈을 번쩍 떴고 일어나더니 동방운 앞으로 다가갔다. “이게 정말 회춘단이냐?” 이 말에 동방운은 급히 회춘단을 동방운의 손에 건네며 말했다. “이 회춘단은 확실히 하천이 가져온 겁니다. 지금 동방각 밖에서 기다리고 있고요. 만약 이게 회춘단이 확실하다면 즉시 구창풍을 풀어줄 생각입니다.” 이때 동방명은 떨리는 두 손으로 회춘단이 들어있는 상자를 천천히 열었다. 그 순간 짙은 향기가 상자 안에서 뿜어져 나왔고 동방명은 정신이 한결 맑아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바로 이 향기야.” “회춘단이 확실해!!!” 동방명은 몇 십 년 동안 기다리고 기다렸던 그 회춘단에 마음속 넘치는 흥분을 억제할 수 없었다. “이거야, 바로 이거야. 동방명은 마치 값진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처럼 상자 안의 회춘단을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냄새도 여러 번 맡았다. 이때 동방운도 동방명 손에 들린 회춘단을 쳐다보았는데 곧 무언가 이상함을 눈치챘다. “할아버지, 이거 완전한 회춘단이 아닌 것 같은데요?” “맞아. 이건 반쪽짜리 회춘단이야.” 동방명은 손에 회춘단을 든 채 말했다. “하지만 회춘단 반 개면 내 이 몸을 회복하기엔 충분해. 하천이 나에게 회춘단을 반쪽만 주었다는 건 더욱 이게 진짜라는 증거야.” “할아버지, 회춘단 표면에 무언가 문자들이 새겨져 있는데 가짜가 아닐까요?” 그제야 동방명은 실눈을 뜬 채 회춘단 표면에 문자들이 빽빽하게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도대체 그게 무슨 뜻인 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동방명은 회춘뿐만 아니라 영생을 돕는 작용도 있다고 전해지는 회춘단은 반드시 그에 알맞은 술법이 들어있을 거라 생각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하하하하.” 온몸에 넘쳐흐르는 힘을 느낀 동방명은 하늘로 손을 뻗으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때 동방명의 이 엄청난 인기척에 동방운과 동방웅 등이 모두 이쪽에 달려왔다. 그리고 40~50대로 추정되는 겉모습을 가진 동방명을 보면서 동방운 등은 자신의 두 눈을 의심했다. 그리하여 동방운과 동방운 그들은 한참이 지나서여 그 충격에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할아버지, 회춘하신 걸 감축 드립니다.” “회춘하신 걸 감축 드립니다.” 동방운 등은 모두 무릎을 꿇은 채 감격에 겨워했다. “하하하.” 이때 동방명은 꼿꼿이 선 채 주먹을 불끈 쥐었는데 갑자기 두 줄기의 번개가 그의 손에서 번쩍였다. “회춘단은 회춘하고 영생하는 작용이 있을 뿐만 아니라 반신의 힘을 대폭 향상하는 효과도 있구나.” “지금 나 동방명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야.” 쾅- 동방명은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바로 앞의 허공에 주먹을 날렸다. 순간 하늘에는 반 미터 가까운 균열이 생겼는데 천둥과 번개가 그 균열 속에서 번쩍이는 모습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엄청난 장면에 동방운 등은 모두 숨을 죽였다. 잠시 후 동방명은 자신의 두 주먹을 거두었지만 그 균열은 허공에서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비록 반신도 허공을 부수는 능력이 있기는 했기는 했지만 그건 거미줄 같은 미세한 균열을 일으키는 데 불과할 뿐이었다. 그리고 오직 전설 속의 그 고대 신령만이 허공을 찢을 수 있으며 특히 공간을 개척하는 능력도 있었다. 그러나 이때의 동방명이 일으킨 균열은 거미줄 같은 미세한 균열이 아니라 아주 거대한 균열이었다. 즉 동방명의 실력은 점점 고대 신령의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만약 반신도 등급이 있다면 현재의 동방명의 실력은 아마 반신들 중에서 단연 최상위 일 것이다. “신령이 없는 한 이 세상에서는 내가 가장 강한 존재야.” 이때의 동방명은 젊은 몸을 되찾았을 뿐만 아니라 실력도 크게 향상되었고 동시에 그 젊었을 적 오만함도 함께 되찾은 듯했다.
동방명은 흰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젊음을 되찾은 그 모습은 아주 늠름해 보였다. “할아버지, 이따가 저들과 먼저 협상을 좀 해볼까요?” 환용도와 점점 가까워지자 동방운은 갑자기 긴장하기 시작했다. “허허.” 하지만 동방명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천과 천왕궁의 성격상 협상은 전혀 불가능할 거야.” “그러면 어떻게 하나요?” “내가 다 처리할 테니 너희들은 뒷수습만 하면 된다.” 말이 떨어지자마자 동방명은 갑자기 배에서 뛰어내렸고 순식간에 환용도로 달려갔다. 이쪽 부두에 있던 한애 등은 갑자기 강력한 압박감이 엄습하는 것을 느꼈고 삽시간에 무기를 들고 전투 태세를 갖췄다. “누구냐?” 한애는 앞으로 나아가 큰소리로 외쳤는데 기세는 비할 데 없이 웅장했다. 그러나 한애의 이 물음은 답을 얻지 못했고 돌아오는 건 동방명의 주먹일 뿐이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한애는 안색이 급변했고 즉시 동방명의 그 주먹을 맞받아쳤다. 순간 전방의 강에는 수십 미터의 물보라가 일었고 한애는 비명을 지르며 7~8걸음 밀려났는데 입에서는 한 줌의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 “한애!” 엄여수 등은 얼른 한애 쪽으로 달려갔고 놀란 기색을 보였다. “젠장, 완전히 죽일 작정이었어.” 다짜고짜 들어온 동방명의 엄청난 공격에 한애 등은 단번에 천왕궁을 쓸어버리려는 그의 의도를 파악했다. “형님이 이미 회춘단까지 넘겼는데 감히 우리 천왕궁을 공격해? 우리 천왕궁이 만만해 보이나?” “형제들, 당장 저 자를 공격하라.” 일시에 현장에 있던 모든 천왕궁 성원들은 전부 전투 태세를 갖추고 동방명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너희 같은 땅강아지들이 감히 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하천한테 나오라 하거라.”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 동방 노조가 손을 흔들자 갑자기 거대한 파도가 부두 쪽으로 몰아쳤다. 순간 환용도 전체는 비명소리로 가득 찼는데 강대한 반신 앞에서 범속 초월의 고수도 화경의 고수도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 상황으로 볼 때 아마 하천이
“동방 가문은 정말 너무한 거 아냐? 회춘단을 줬는데도 우리 천왕궁을 공격하다니 말이야.” 하천이 얹짢은 듯 말했다. 이때 원래 같았으면 천왕궁 성원들은 이미 전부 적을 향해 공격을 시작했을 테지만 강대한 동방명의 실력에 감히 누구도 경거망동하지 못하고 있었다. “허허.” 그리고 하천은 갑자기 들이닥친 동방 가문에 대해 전혀 겁먹거나 긴장된 기색이 없어 보였고 경멸의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너희들은 전부 물러나거라. 나머지는 나에게 맡겨.” 말이 끝나자 하천은 엄여수에게서 담배 한 대를 가져와 입에 물고는 한 걸음 한 걸음 강변으로 걸어갔다. 이때 이화 노조는 계속 동방명의 폭격을 당하고 있었는데 심지어 한쪽 팔은 이미 반으로 꺾여 버린 상태로 그 모습은 매우 처참했다. 그리고 이 모습을 본 하천이 마음속으로 무언가 읊으면서 손짓을 했다. 그러자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동방명과 계속 싸우던 이화 노조는 바로 동작을 멈추고 재빨리 하천을 향해 달려와 그의 곁에 섰다. 이때 하천은 처참한 자신의 꼭두각시의 모습에 순간 눈살을 찌푸리고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그 후 하천은 몸을 돌려 분노에 찬 눈빛으로 동방명을 바라보며 말했다. “동방명, 난 당신이 원하던 회춘단을 주었고 당신은 그 회춘단으로 젊음을 다시 얻었어.” “그런데 감사하기는 고사하고 사람들을 데리고 지금 우리 천왕궁을 공격해? 심지어 내 꼭두각시까지 이렇게 만신창이로 만들고 말이야.” “나 하천이 만만해 보여?” 이때 동방명은 강 위에 떠 있었는데 회춘한 후 자신의 실력도 함께 향상되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방금 이화 노조와의 전투에서 그 힘을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화 노조를 손쉽게 제압한 동방명은 하천도 쉽게 제압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하하하.” 동방명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하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내가 오늘 천왕궁을 쳐들어온 이유는 너도 분명 알고 있을 거야.” “넌 반쪽짜리 회춘단을 나에게 주었어.” 그러자 하
“동방명, 그날 선대 왕조의 묘지에서 허겁지겁 도망가던 건 다 잊은 거야?” 하천이 한 걸음 한 걸음 자기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동방명은 분명 반격할 기회가 있었지만 무슨 이유인지 온몸에는 소름이 쫙 끼쳐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하천, 지금은 그때와 달라.” “허허.” 하천은 자기 동방명 앞에서 약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멈춰 섰고 말머리를 돌렸다. “동방명, 설마 내가 그렇게 쉽게 회춘단 반쪽을 너에게 줬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 “무슨 말이야?” 동방명은 순간 어리둥절했다. 그는 분명 회춘단을 먹고 젊음을 되찾았을 뿐만 아니라 실력도 크게 늘어났기에 갑자기 하천이 이런 말을 꺼내는 이유를 도저히 가늠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때 하천이 담담하게 말했다. “요 며칠 당신은 밤에 잘 때마다 꿈을 꿨을 꺼야. 꿈속에서 당신은 늘 도망을 갔고 뒤에서는 항상 한 손이 당신을 잡아당겼겠지. 게다가 당신은 도저히 그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었을 거고 말이야.” 하천의 이 말에 동방명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확실히 동방명은 최근 계속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한 손이 도망가려는 그를 잡고 놓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방명은 점점 안 좋은 느낌이 엄습해왔고 특히 하천의 태연한 태도에 더욱 불안함을 느꼈다. “하천, 너 무슨 짓을 한 거야?” “허허.” 그러자 하천은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고 갑자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순간 동방명의 미간에는 검은빛이 떠오르더니 곧이어 검은색 문자들의 그의 얼굴에 퍼지기 시작했다. “난 전에 이화도에서 영혼을 통제하는 신혼술을 배운 적 있어. 바로 그 주술로 이화 노조를 통제하는 것이고 말이야.” 이 말에 동방명은 소름이 쫙 끼쳤다. 그리고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두려움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하천, 네 놈이 감히 날 농락해?” “크오오오오!!!” 동방명은 분노한 듯 미친 듯이 포효했고 사방에는 온통 광풍과 파도가 몰아쳤다. “하천, 감히 네가 회춘단에 수작을 부린 거야?” 분노한 동방
하천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당신네 동방 가문도 우리 천왕궁 소속의 조직으로 될 거야. 이 또한 알고 있겠지?” “네.” 동방명은 이미 복종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하천의 요구를 거부할 권리는 없었다.뿐만 아니라 강 위의 배에서 동방명이 하천을 물리친 틈을 타 천왕궁을 공격하려던 동방운 등은 모두 망연자실하 표정으로 제자리에 서 있었는데 동방 가문은 이미 천왕궁에 완전히 먹혀버린 셈이었다. 동방 가문은 인정하기 싫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사실이 그러했다. 죽음이 두려웠던 동방명이 하천에게 복종했으니 동방 가문도 자연히 천왕궁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반신들 사이의 한 차례 전투가 끝났다. 얼마 후 배 위에 있던 동방 가문도 환용도의 부두에 내렸고 천왕궁 성원들도 방금 전의 원한은 내려놓은 채 섬에서 큰 연회를 열어 동방 가문 사람들을 접대했다. 그리고 앞으로 한동안 하천은 또다시 환용도의 곤용진을 보완하는데 몰두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이화 노조를 복원시키는 작업도 함께 했다. 돌이켜보면 동방명이 회춘한 뒤의 실력은 정말 매우 공포스러웠다. 때문에 만약 하천이 미리 회춘단에 주술을 걸어놓지 않았더라면 그 전투에서 죽은 자는 아마 하천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동방명은 이미 완전히 하천에게 복종했고 하천에게는 또 하나의 엄청난 카드가 생긴 셈이다. 그러므로 현재 천왕궁은 두 명의 반신이 하천의 부하로 있고 동방 가문의 세력도 흡수한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백씨 가문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H국 전체 고대 무림계에서 천왕궁은 범접할 수 없는 최상위의 존재였다. 지난날 천왕궁은 해외에서 제2의 세계 제재를 받고 H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천왕궁 성원들은 모두 여러 가지 굴욕과 모욕감 등 불편한 감정들이 들었지만 결국 묵묵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 천왕궁은 이미 제2의 세계와 맞먹을 만큼 실력이 매우 강해졌는데 두 번 다시 지난날의 그런 상황은 발생할 수 없을 것이다. 눈 깜짝할
“H국의 현술과 동영의 음양술은 비슷한 점이 많아. 사실상 동영 음양술의 적지 않은 부분은 H국의 현술을 본받은 것이니 말이야.” “하지만 그때의 우리는 일정한 정도로 성장한 후 그 경지에서 정체되기 시작했지.” “우리의 실력은 인간 세상에서의 정상에 도달했지만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남은 마지막 한 걸음은 바로 하늘의 도움을 받는 것이었으니 말이야.” “하늘의 도움을 받는다고요?” 여기까지 들은 하천은 순간 깜짝 놀랐는데 하늘의 도움을 받는 건 절대 인간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늘의 도움은 어떻게 받는 건가요?” 하천이 물었다. 그러자 제갈 홍루가 말했다. “천 년 전에 이 세상에는 천기판을 손에 넣은 한 노인이 나타난 적 있는데 그는 그 천기판으로 이 세상의 만사, 심지어는 100년 뒤의 일까지 훤히 내다볼 수 있다고 해.” “그리고 당시 자신의 미래를 미리 내다본 그 노인은 풍유섬으로 건너가 천기판을 이용하여 신이 되려고 했어. 하지만 그는 수련에 실패했고 풍유섬에서 그대로 운명을 다했다고 하지.” “30년 전, 나와 동영의 안천명은 바로 그 풍유섬에 천기판이 있다는 정보를 얻고 각자 그 물건을 차지하려고 풍유섬으로 향했고 결국 그곳에서 큰 전투를 벌렸던 거야.” “하지만 나와 안천명은 3박 3일을 꼬박 싸웠지만 승부가 나지 않았고 결국 양쪽 모두 심한 부상까지 입게 되었어.” “그 후 우리는 만약 계속 이런 식으로 싸우는 건 방법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바로 약속을 체결한 거지.” “30년 후 다시 풍유섬에서 만나 전투를 치르고 그 승부에서 이기는 사람이 천기판을 얻는 거로 말이야.” “그렇게 지금 약속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쉽게도 안천명은 이미 15년 전에 죽어버렸다고 해.” “그래서 그의 증손인 안청천이 그를 대신하여 30년 전의 그 약속을 완수하려는 거고.” “때문에 나도 그 전투의 공평성을 위해 조경운을 그 전투에 내보내려는 거야.” 이 말을 들은 하천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앞으로 보름 동안 조경운은 이 설산에서 줄곧 수련에만 매진했고 용조 쪽에서는 모든 정보망을 동원하여 풍유섬의 천기판 쟁탈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세력들을 일일이 조사했다. 그 세력들 중에는 H국의 현학을 연구한 문파들이 있었지만 실력이 매우 약했던 지라 큰 위협이 되진 않았다. 뿐만 아니라 동영 쪽 몇 개의 음양술을 연구하는 가문과 신연도 그 위협적인 세력들 중 하나였는데 그들이 천기판 쟁탈에 개입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이전에 하천은 동영에 묘지의 비밀키를 찾으러 갔을 때 신연의 공격을 받은 적 있었는데 대신관이 하천을 죽이려 했지만 결국 위면의 제지에 의해 실패했다. 그런데 이번에 천기판이 세상에 나온다는 소문에 신연이 또 발을 들여놓으려 하니 하천은 그 대신관이란 자가 참 아니꼽게 느껴졌다. 그리고 하천은 대신관의 실력을 경험만 적 있기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자신의 꼭두각시인 이화 노조도 데리고 풍유섬에 가기로 결정했다. 그 외에도 동방명도 비밀리에 풍유섬에 오도록 지시를 내렸는데 풍유섬에서 그 어떠한 일이 생기더라도 반신 셋이면 모든 변수를 대처하기엔 아주 충분했다. 어느덧 보름이 지났다. 이날 오전, 하천과 조경운은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제경으로 향했고 일단 먼저 환용도에 도착했다.그리고 환용도에서 다시 이화 노조를 데리고 풍유섬으로 향했다. 풍유섬은 H국에서 신령이 살던 곳이라고 불렸는데 당시 서인복은 바로 이곳에서 회춘단을 얻은 것이라는 전설도 있었다. 하지만 하천 일행은 그 풍유섬은 단지 동영에 위치한 한 섬일 뿐 신령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을 가능성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당시 천기판을 가진 노인이 이곳을 신의 경지에 오르는 수련의 장소로 골랐다면 반드시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3일 후, 하천과 조경운 일행은 제갈 홍루가 제공한 지도에 따라 순조롭게 풍유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섬은 하천 일행이 상상했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풍유섬은 면적이 그리 크지 않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