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중년 남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인택은 험상궂은 표정으로 몸을 돌렸고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을 그 남자에게 날렸다. 순간 와인잔은 중년 남자의 이마에 맞혀 큰 혹이 생겼고 쏟아진 와인이 얼굴에서 줄줄 흘러내렸다. 그리고 말을 이어가던 중년 남자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이인택은 이 사람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옷깃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당신 뭐가 걱정인 건데?” 하지만 이 중년 남자는 본능적으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내가 말하라고 했지!” 이인택은 이 중년 남자의 뺨을 한 대 때리며 말했다. “말해!!!” 그제야 중년 남자는 이인택의 호통에 못 이겨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들리는 바로 하을 그룹은 원래 천왕궁의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천왕궁은 당시 해외 제1의 조직이로 불렸었고요.” “천왕궁?” 세 글자를 들은 이인택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당신이 걱정하던 게 고작 그거였어? 전에 해외 제1의 조직으로 불리던 천왕궁? 하하하하!!!” 이인택은 혼자 미친 듯이 웃으며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이인택은 갑자기 웃음기를 싹 거두고 하찮다는 어조로 말했다. “그럼 당시 그 천왕궁이 왜 갑자기 해외에서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졌는지 알아?” “그건 바로 당시 제2 세계가 그 천왕궁 놈들을 H국으로 내쫓았기 때문이야.” “허허, 해외 제1의 조직은 개뿔! 제2 세계 앞에서 그 녀석들은 단지 애송이일 뿐이야.” 이인택은 제2의 세계를 언급했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전부 숙연해졌다. 제2 세계는 최근 2년간 점차 해외에서 다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는데 원래 범속 도시에 있던 사람들의 머리 꼭대기에 선 격이었다. 동시에 범속 도시의 사람들도 자신들과 제2 세계 사이의 차이를 잘 알고 있었기에 자연히 그들에게 복종하고 있었다. “너희들 우리 이씨 가문의 뒤를 봐주고 있는 게 누구인지 알아?” 이인택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일일이 쳐다보며 냉랭하게 말했다. “설
하지만 하천은 김진이 건넨 술잔을 받지 않았다. “이 배에 탄 27명의 사람들 중에는 다른 사람의 입장권을 빼앗은 사람도 있겠죠.” “그렇죠. 하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입장권이 있는 사람을 받을 뿐 그게 누가 됐든 아무 상관이 없으니까요.”김진은 재차 하천에게 술잔을 건네며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하천 씨, 저와 친구를 맺는 게 어떻습니까?” “저는 단지 이쪽에 관광을 온 것뿐이기에 이곳에서 불필요한 인연을 만들어갈 생각은 없습니다.” 하천은 어제 우성 그룹의 일부터 하여 고려 이곳 사람들에 대한 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았기에 김진과 친구를 사귀는 것도 별로 달갑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하천은 김진의 호의를 거절하고는 혼자 다른 쪽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김진은 자신과 친구의 연을 맺을 생각이 없다는 하천의 말에 별로 대수롭지 않은 듯 들고 있던 술잔의 술을 마시고는 피식 웃으며 유람선 안으로 들어갔다. 유람선은 끊임없이 파도를 헤치며 전진했고 약 40여 분 후 흑도에 도착했다. 김씨 가문 사람들은 유람선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전부 내리게 했고 흑도의 안쪽으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이때 흑도의 한 작은 산비탈에는 약 50여 세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가 눈을 감고 앉아 있었는데 그의 두 다리 위에는 장검 한 자루가 놓여 있었다. 이 사람이 바로 고려의 검신으로 불리는 김충의였는데 제2 세계의 조직 중 하나인 김씨 가문의 가장 든든한 의지였다. 뿐만 아니라 김충의는 한때 고려 전체를 뒤흔들었던 고려 검조의 제자이기도 했다. 그런데 H국의 검협이 그런 김충의에게 도전한다고 하니 이건 고려에서 엄청난 이슈였던 것이다. 이때 모든 구경꾼들은 이미 자리를 잡았고 하천도 이 사람들 속에 자리했는데 그는 고려 검신이라 불리는 김충의의 경지를 대략 예상할 수 있었다. 김충의는 분명 아직 반신의 경지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반신의 경지와 멀지 않아 보였는데 한 번의 기회만 있다면 바로 반신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 듯했다. 하지만 아직
그런데 바로 오늘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김충의가 밀리는 모습에 그들은 큰 충격을 먹었다. 뿐만 아니라 구경꾼들 속에 있던 하천도 흠칫 놀라고 말았다. 반신의 경지에 오른 하천은 이제 사람들이 내뿜는 기운만으로도 그들의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고 어떤 경지에 오른 자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2년 전만 해도 이렇게 강하지 않았던 백리는 고려의 검신이라 불리는 김충의를 단 한방에 제압했다. 이는 백리가 2년 동안 이룬 엄청난 발전이었는데 결국 하천과 조경운처럼 무언가의 도움이 없이 짧은 시간 내에 이렇게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될 만큼 공포스러운 것이었다. 동시에 백리의 이런 비약적인 발전은 그가 가지고 있는 경흥검과 큰 연관이 있는 게 분명했다. 때문에 이런 엄청난 발전이 백리에게 있어서 결코 좋은 일만은 아닐 수도 있었다. 김충의는 백리의 기운에 의해 밀려난 후 순간 당황했지만 고려의 검신이라 불리는 자로서 절대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김충의는 다시 검을 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곧이어 강횡한 검기가 김충의의 검에서 뿜어져 나왔고 바람을 휩쓸며 백리 쪽으로 몰려왔다. 순간 이 주변도 검기의 영향으로 엄청난 바람이 불었고 구경꾼들은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했다. 그러나 이 중에서 오직 하천만이 담담히 체내의 진기로 이 검기를 막아내고 있었다.이때 맞은편의 백리도 김충의의 검기를 느꼈는데 순간 그가 메고 있던 검갑이 갑자기 열리더니 흰색의 경흥검이 하늘로 솟아올랐고 곧바로 백리 몸 앞의 땅에 꽂혔다. 챙챙챙- 이 경흥검은 백리의 앞에서 김충의가 발사한 검기를 전부 막아냈다. 그리고 백리가 손을 펴자 경흥검은 순식간에 다시 그의 손으로 날아들었다. “인검!!!” 백리는 바로 삼검경의 인검을 시전하기 시작했는데 2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인검에 의해 죽였는지 모른다. 순간 공포스러운 인검의 기운에 주변 사람들은 하나 둘 후퇴했고 하천도 지금 백리가 시전하고 있는 인검의 위력이 2년 전보다 몇
한 줄기의 빛이 멀지 않은 숲속에서부터 솟아올랐는데 잠시 후 그곳에서 백발의 노인이 걸어 나왔다. “고려의 검조야!!!” 이 노인의 출현의 구경꾼이 갑자기 소리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쪽에서 김충의를 돌보고 있던 김진 등도 모두 부랴부랴 무릎을 꿇고 말했다. “검조님을 뵙겠습니다.” “고려의 검조라고?” 구경꾼들 속의 하천도 그 검조라는 자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하천은 무언가 상황에 변수가 생겼음을 인지하고 다시 자리에 구경꾼들 속에서 묵묵히 상황을 지켜보려 했다. 이때 떠나려던 백리도 다시 몸을 돌려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그 백발의 노인을 바라보았다. 이 노인은 겉으로 매우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이미 사방에는 엄청난 살기가 도사리고 있었다. 순간 백리는 이미 검갑 안에 넣었던 경흥검을 다시 꺼내 들었다. “H국의 검협,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다. 난 네 목숨을 가져갈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미 반신이 된 내가 고작 화경 따위의 너를 상대하는 건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니까 말이야.” 이 말에 한쪽에 있던 김진과 구경꾼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검조가 이미 반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면 마침내 고려에서 그 전설 속에만 존재하던 반신이 한 명 생긴 것이고 이건 엄청난 일이었다. “검조가 반신의 경지에 올랐다고? 우리 고려의 검도가 이렇게 발전한 거야?” “세상에 검조가 반신이 되다니!” 한쪽에 있던 김진 등은 모두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감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구경꾼들 속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하천은 그 모습이 약간 한심할 따름이었다. ‘고작 반신이 하나 생긴 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그리고 백리는 여전히 손에 경흥검을 꼭 쥐고는 검조를 경계하고 있었다. 비록 검조가 백리를 해칠 생각은 없다고 하나 이미 백리는 그가 내뿜는 강력한 살기를 느끼고 있었다. “뭘 하려는 거지?” 백리가 물었다. “난 네 손에 있는 그 검을 원한다.” 이 말에 백리는 안색이 급변했고 한쪽의 하천조차도 다소 어이가 없었다. 반신이나
그런데 이 절체절명의 순간, 더 이상 모든 상황을 두고 볼 수만은 없었던 하천이 갑자기 백리의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검조가 발사한 검기를 한 주먹으로 맞받아쳤다. 패도진기가 섞인 하천의 주먹과 검조의 검기가 부딪치면서 엄청난 폭음을 냈고 순식간에 검기는 산산이 부셔졌다. 동시에 강력한 힘의 여파로 고려의 검조는 연속 몇 걸음 뒤로 밀려났다. 이 순간, 마치 온 천지가 멈춰버린 듯했다. 모두가 하천 쪽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는데 눈빛에는 놀라움과 불가사의함이 잔뜩 적혀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고려의 검조라고 불리는 자의 검기를 날려버렸으니 말이다. “저 자식이?” 이 모습을 본 김진도 두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자신에게서 입장권을 사간 고객이 이렇게 강한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하천!” 잠시 후 백리도 하천을 알아보았다. 거의 2년이란 시간 동안 보지 못했던 옛 친구를 이런 곳에서 다시 만난 백리는 적지 않게 놀란 듯했다. “한쪽으로 물러서 있으세요.” 하천은 백리에서 간단히 한마디 던진 뒤 다시 검조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하천은 더 이상 자신의 실력을 숨기지 않았고 그가 뿜어내는 강력한 기운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그리고 고려의 검조도 엄청난 압박감이 자신을 향해 휘몰아치는 것을 느꼈다. “너 이 자식 설마?” “당신이 고려의 검조라고?” 하천은 실눈을 뜬 채 검조를 위아래로 훑어 보여 말했다. “반신이나 되는 당당한 고려의 검조가 지금 이런 비열한 수단으로 남의 무기를 손에 넣으려 하다니? 무도인의 자질이 최악이군.” 고려의 검조는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고 상황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눈치 챘다. “너 누구냐?” “그건 알 것 없다.” 하천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러니까 지금 저기 백리 손에 들린 검이 당신이 만든 거이라고?” 이 말에 검조는 순간 뜨끔했고 어렴풋이 상대가 자신의 거짓말을 알고 있음을 느꼈다.그러나 검조는 상황이 이 지경까지 이른 마당에 체면 때문에라
동시에 백리의 두 눈에는 실핏줄이 잔뜩 생겨났고 온몸에도 핏줄이 불끈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한순간 백리는 급변했고 하천이 고개를 돌려 보니 이미 괴물처럼 포효하고 있었다. “안 돼.” 하천은 눈살을 찌푸렸고 지금 이 상황의 원인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때 백리는 온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고 당장이라고 폭발할 것만 같은 그의 모습에 하천은 잽싸게 그를 침대에 밀어붙였다. 그 큰 침대는 순식간에 내려앉았다. 하천은 얼른 한 손에 패도진기를 모아 검갑 안의 경흥검을 진압했고 동시에 백리의 체내에도 진기를 주입해 넣었다. 그러자 곧바로 한 줄기의 맑은 기운이 백리의 온몸에 스며들었고 한참이 지난 뒤 그는 서서히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백리는 겨우 몸 안의 기운을 가다듬은 후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하천과 백리는 서로를 마주 보았는데 할 말이 많아 보였다. “2년 만에 네가 이렇게 강해질 줄 정말 상상도 못 했어.” 백리는 감개무량한 듯 말했다. “난 2년 동안 줄곧 전국을 돌며 검도의 강자들과 대결을 해오면서 스스로 충분히 실력이 빨리 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넌 그동안 반신까지 되었을 줄이야.” “참, 그렇지 않아도 전에 네 소문을 얼핏 들은 적 있어. 용조의 두 반신께서 널 도왔고 죽을 뻔한 적도 몇 번 있었다면서?” “네. 혹시 제갈 홍루 선배께서 돌아가신 건 알고 있나요?” 하천이 물었다. 이 말에 백리는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돌아가셨다고?” “네.” 하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전의 일이예요. 형님은 그동안 H국의 일에는 완전히 관심이 없었나 보네요.” “맞아. 확실히 내가 직접 H국의 소식을 찾아보진 않았으니까 말이야.” 백리는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결국 용조의 버팀목이셨던 그 분께서도 세상을 뜨고 말았구나. 참 안타깝네.” “그런데 하천, 네가 고려에는 무슨 일이야?” 하천이 대답했다. “가을이가 프로젝트 땜에 이곳에 와야 해서 저도 함께 온 겁니다.” “그건 그렇고 형님은 당시
백리는 순간 두 눈이 번쩍였다. “이론적으로 말하면 안 될 건 없어. 다만 이전에 그렇게 했다는 사례가 없으니 혹시 도중에 어떤 변고가 생길 지를 예측할 수 없는 거지.” “걱정 마세요.” 하천이 말했다. “무도의 길은 원래 각종 위험이 따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번에 제 아내 쪽 일만 마치면 함께 H국으로 돌아갑시다. 제가 형님이 그 만물겸검의 경지에 오를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그래.” 백리는 고려에서 하천을 만난 후 드디어 2년간 이어왔던 전투를 드디어 멈출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만약 하천이 반신이 아니었다면 백리는 하천을 따라 H국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필경 백리에게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으니 말이다. 비록 계속 끊임없이 전투를 치르는 것이 아주 어려운 길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시간에 쫓기고 있는 백리에게 더 좋은 방법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하천은 이미 반신의 경지에 올랐기에 백리는 지금 하천의 도움을 받는 게 가장 빠른 최선의 방법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러므로 백리는 일단 하천과 함께 호텔에 묵기로 했다. 잠시 후, 저녁 무렵이 되었지만 주가을 일행은 호텔로 돌아오지 않았다. 하천은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주가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의 전화는 꺼져 있었다. “뭔가 이상해!!!” 하천의 마음속에는 무언가 불길한 느낌이 엄습해왔다. 그가 아는 주가을은 절대 핸드폰을 꺼놓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가을에게 사고가 생긴 게 분명해.” 하천은 마음이 갑자기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겨우 침착함을 유지한 채 우성 그룹으로 찾아가려 했다. 이때 마침 방에서 나온 백리는 잔뜩 불안해 보이는 하천의 모습을 보고 물었다. “왜 그래?” “우성 그룹에 협상하러 간 가을이 지금까지 연락이 되지 않아요. 지금 이 시간이면 돌아오고도 남을 시간인데 아직 돌아오지도 않았고요. 게다가 전화도 꺼져 있으니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 “그러니 지금 당장 그 회사에 가보려고요.” “그럼 나도 함께
이 순간 하천의 머릿속은 새하얘졌고 동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하천은 16층의 유리를 부수고 뛰어내린 것이었다. 이 모습을 본 하을 그룹 팀원들은 모두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무의식적으로 그 창가로 달려갔지만 순식간에 사라진 하천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때 고려의 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은 마치 밤하늘의 유성과 비슷한 물건이 빠른 속도로 저공을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는데 그것은 바로 분노한 하천이 미친 듯이 이씨 장원으로 달려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씨 장원은 고려 최고의 재벌인 이씨 가문의 본거지로서 수십 채의 별장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게다가 그 안에 사는 이들은 모두 이씨 가문 사람들이었고 장원은 마치 하나의 궁전처럼 매우 화려하고 넓었다. 뿐만 아니라 이씨 장원 전체에는 수백 명의 경비원들이 배치되어 있었고 저마다 총기를 휴대하고 있었는데 그만큼 보안은 아주 철저했다. 진기를 이용하여 저공에 떠오른 하천은 경비원들의 눈을 피해 빠르게 이씨 장원 안으로 들어갔고 거대한 나무 아래에 몸을 숨겼다. 이때 이씨 장원 전체는 비교적 밝았고 경비원들도 무리를 지어 지나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하천은 반신의 강대한 능력으로 이 주변의 움직임을 느끼기 시작했다. 비록 하천은 전설의 그 신령처럼 주위의 모든 것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이 장원 안의 움직임은 전부 감지할 수 있었다. 잠시 후 하천은 드디어 주가을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약 20초 후,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주가을!” 일시에 장원의 작은 숲 속에 있던 새들이 푸드득 날아올랐고 일부 불이 꺼져 있던 별장에도 순식간에 불이 켜졌다. 동시에 주변을 순찰하던 경비원들도 모두 발걸음을 멈추고 매의 눈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그들은 멀지 않은 곳의 하천을 발견했고 재빨리 휴대하고 있던 총기를 꺼내고는 하천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고작 몇 걸음 전진한 경비원들은 갑자기 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