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님, 이선우가 의사라면 정말 장군님 병도 고칠 수 있는 걸까요? 그리고 방금 자기가 코드네임 백조라고 밝히려 하셨죠!” 병원을 벗어나자마자 이설이 참아왔던 질문들을 쏟아냈다. 최은영은 병원으로 오는 길에 이미 이설에게 이선우가 의사인 사실과 자신을 치료해 줬다는 사실을 얘기했었다. “난 이선우 씨가 내 병도 고쳐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어. 방금 내 진짜 신분을 밝히려고 했던 것도 맞아. 우리 둘이 군인이라고 얘기할 때 이선우 씨 표정이 무척 평온했던 거 못 봤어?” 이설은 확실히 그랬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은영이 말을 이어갔다. “이선우 씨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신비로운 사람이야. 은인님의 제자라서 그런지 역시 단순한 사람이 아니었어. 그러니까 내가 한 말 명심해. 다시는 그 사람한테 시비 걸지 마.” “네, 그럴게요.” 이설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문을 열었다. 최은영이 차에 타자마자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번호를 확인한 최은영의 표정이 굳어졌다. 차가 출발하고 나서야 최은영은 그 전화를 받았다. 그 시각 이선우는 퇴원수속을 밟고 있었다. 2시간 후 그는 엄마를 등에 업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문 앞에 도착하니 웬 중년남성이 정원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버지, 오셨어요?” 이선우의 아버지는 이한이라는 사내였다. 이선우의 기억 속에 그는 늘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아마 8년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한은 늘 말이 적었기에 이선우는 그가 매우 낯설게만 느껴졌다. 이선우는 아버지가 밖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 종래로 묻지도 않았다. “그래, 엄마는 좀 어때?” 이한은 담배를 끄고 전민자를 안아 안방 침대에 눕혔다. “많이 괜찮아지셨어요. 곧 깨실 것 같아요. 몇 달 더 쉬시면 다 나으실 거예요. 아버지는 이번에 돌아오셔서 얼마나 머무르실 생각이세요?” “이젠 떠나지 않을 거다. 몇 년 동안 엄마랑 둘이서 고생이
“아니에요, 의사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인걸요. 어르신, 고마워할 필요 없으세요. 전 이선우라고 합니다.” 이선우는 말을 마치고 좀 전에 놓았던 침들을 뽑았다. “이제 정상적으로 움직이실 수 있으실 거예요.” 옆에 앉아있던 열일곱쯤 되어 보이는 어린 여자애가 할머니를 부축했다. “할머니, 좀 어때요?” “이제 괜찮아.” “진짜요? 할머니 저 정말 놀라 죽는 줄 알았잖아요.” 여자애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주변에 서있던 사람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회장님, 귀인을 만나셨네요. 다행이에요.”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이제 다들 일하러 가시죠. 소희야, 가서 이 의사분께 1억짜리 수표 한 장 드리거라.” “네?” 손녀인 김소희가 멍하니 서있기만 했다. “뭐 하는 거야, 어서 가지 않고.” “안 돼요 할머니, 진짜 치료가 된 건지도 모르고 아까 먹은 알약이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는 건데 이렇게 많이 주면 어떡해요. 혹시 독약이면 어떡하려고요.” “꼬마 아가씨, 제 의술을 의심하는 건 좋은데 인성까지 의심하진 말죠? 어르신이랑 아무런 원한도 없는 관계인데 제가 왜 독약을 드렸겠어요.” 안 그래도 기분이 안 좋은 상태였는데 김소희에게 의심까지 받으니 이선우는 조금 불쾌해지려고 했다. 하지만 김소희가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도도하게 말했다. “흥, 저희 할머니를 모르실 리가 없잖아요. 양성의 모두가 우리 할머니랑 관계를 맺고 싶어서 다들 안 달나 있는데 그쪽이라고 다르다는 보장 있나요? 제가 오해를 했을지는 몰라도 뭔가 꿍꿍이가 있을게 분명해요.” “조용히 해!” 김홍매가 호통을 치자 김소희가 흠칫 놀랐다. “죄송해요.” “하하하, 너 같은 손녀가 옆에 있는 걸 보니까 할머님 쓰러지신 것도 이해가 되네.” “너!” 이선우의 말에 김소희는 분해서 화를 내려고 했지만 할머니의 눈치가 보여 하려던 말을 삼켰다. “의사양반, 미안하네. 우리 손녀가 곱게 커서 뭘 잘 몰라. 목숨 살려줘서 고마워
김소희는 이선우가 할머니가 말한 대로 그렇게 강할 것이라는 말을 믿지 않았다. 김홍매도 복잡한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양성에서 그 괴물들을 제외하면 김홍매는 두려울 게 없었다. 몇 년 전 괴물과 상대하다가 참패한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 괴물에게서 느꼈던 기운이 자신보다 훨씬 강했던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이선우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가늠도 되지 않았다. 큰 블랙홀처럼 끝을 알 수가 없는 느낌이었다. “소희야, 겉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지 말거라. 그리고 방금 그 사내를 찾아서 가깝게 지내. 알겠지?” 김홍매의 목소리가 부드러웠지만 태도가 굳건했다. 김소희는 내키지 않았지만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 시각 이선우는 이미 진료소를 차릴 위치를 다 알아보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그의 앞길을 막아섰다. 주민재의 보디가드인 유현민이었다. “안녕, 난 유현민이라고 해. 주민재 회장님 보디가드. 회장님이 네 사지를 찢어서 가져오라고 하더라고. 근데 내 손에 피 묻히기 싫어서 그러는데 네가 직접 할래?” 유현민은 말을 마치고 비수를 그의 앞에 던졌다. 유현민은 이선우를 보자마자 굉장히 실망했다. 무술인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데다가 약하기 그지없는 모습에 전혀 자신의 상대가 될 것 같지 않았다. 주현호와 흑곰등 사람들의 다리를 부러뜨린 사람 같지 않았다. 유현민은 그에게 손을 댈 의욕조차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미친놈...” 이선우는 상대하지도 않고 그냥 앞으로 걸어갔다. “야, 내 말 안 들려?” 이선우가 발걸음을 멈추고 똑똑히 얘기했다. “잘 들리긴 하지만 너 같은 애랑 상대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냥 가라.” “하하하, 그래. 좋아. 이제야 좀 흥이 돋네. 굳이 내가 먼저 나서는 게 보고 싶다면 그 요구 만족시켜 줄게.” 유현민은 한걸음 한걸음 이선우에게 다가갔다. 그는 이선우를 얕잡아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선우에게 유현민은 그저 도살장에서 죽기를 기다리는 가축 같은 존재였다. 그
한 시간도 안 돼서 그는 최은영의 집 앞에 도착했다. 이설이 문 앞에 서있었는데 안색이 좋지 않았다. 이선우가 다급히 물었다. “은영 씨는 어떻게 됐어요?” 이설은 이선우가 다정하게 최은영을 부르는 모습이 달갑지 않았지만 최은영이 명령을 내렸기에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오늘 병원에서 나올 때 전화를 한통 받으시고는 지금까지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세요. 제가 아무리 얘기를 나눠보려 해도 소용이 없더라고요. 아가씨 마음속에는 그쪽밖에 없는 것 같으니까 들어가서 좀 살펴봐주세요. 실망시켜 드리지 말고요. 제발 부탁드릴게요.” 이설이 울먹거렸다. 최은영의 부하이기는 하지만 이설에게 최은영은 친언니 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네, 저한테 맡기시고 들어가 보세요.” 이선우가 최은영의 방문을 두드렸다. 아직 최은영을 치료할 많은 약재들을 구하지 못한 데다가 치료과정이 길 것이 뻔한 일이었다. 그래서 원래 부모님이랑 시간을 좀 보내다가 최은영을 치료해 줄 심산이던 이선우는 오늘 그녀의 상태를 보고 그냥 바로 치료에 몰두하기로 결심했다. “오셨어요, 이쪽에 앉으세요.” 최은영은 혈색이 안 좋았고 낯빛이 창백했다. 하지만 이선우를 보자마자 그녀의 얼굴을 뒤덮고 있던 근심은 사라지고 부드러움만이 남아있었다. 이선우는 바로 최은영 옆에 앉아 그녀의 손목을 잡고 진맥을 했다. “은영 씨,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요, 맥이 고르지 않아요. 증세가 악화된 것 같아요. 일단 누워봐요. 침술을 진행할게요.” 이선우는 최은영을 천천히 눕히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최은영이 이선우의 품에 안겼다. 최은영은 잠옷을 벗어버리고 자신의 몸을 이선우에게 밀착시켰다. “전 곧 부대로 돌아가봐야 해요. 하지만 금방 다시 돌아올 거예요. 이제 한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았어요. 해야 할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할 것 같아요.” 최은영이 이선우를 침대에 눕혔다. 백옥 같은 피부를 가진 최은영을 보며 이선우는 이성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지금 이 상태로 부
통화가 끝나고, 이선우는 필요한 약재리스트를 적어 보냈다. 그리고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내일 아침 일찍 도장작업소에 도착해 자신의 어머니에게 번듯한 직업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다면 어머니도 큰 걱정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한편, 주씨 집안.주씨 집안의 가주 주민재는 어깨 전체가 망가진 유현민을 향해 욕을 뱉으며 화를 냈다.“유현민, 네가 우리 주씨 집안에서 일하면서 기세등등하고 지내더니 사람 한 명을 처리 못해? 네 어깨까지 그 사람한테 당하고 말이야, 네 꼬락서니를 봐!”주민재는 유현민이 양성에서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고수 명단에 있을 만한 실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선우를 처리하기는 커녕 오히려 팔 하나를 잃고 오자 어이가 없었다. 유현민은 동료들이 그를 들것에 실어 여기까지 옮겨왔다, 그는 창백한 얼굴로 고통을 호소했다. “회장님, 면목 없습니다. 마땅한 처벌은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이선우는 보통 놈이 아니였어요, 무술인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 사람의 주먹은 달랐어요, 적어도 마스터는 되어 보였어요. 이선우를 조심하셔야 합니다, 사악하기 끝이 없어요.”유현민은 그때를 떠올리자, 심장이 떨려왔다, 무술 레벨은 입문자, 중급자, 전문가, 에이스,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 미지로 나눈다. 현재 양성에 있는 마스터는 총 5명이 넘지 않는다, 그랜드 마스터는 총 3명으로 모두 재벌 가문이나 높은 가문에서 나온 사람들이다. 즉, 마스터 한명은 재벌 가문을 훨씬 뛰어넘는다. 그렇기에 주씨 집안에서 신분이 제일 높은 사람은 그가 아니라 집안의 둘째 삼촌 주민호다, 주민호의 레벨은 마스터다. 유현민의 경고에도 주민재는 전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유현민, 지금 나를 세 살짜리 어린애로 보는 거야? 그 자식이 어떻게 마스터야? 말하기 전에 먼저 생각하고 말해. 양성에 내가 모르는 마스터가 또 있어? 이선우가 몇 살인데 벌써 마스터 레벨에 들어가? 쓸모없는 놈, 당장 나가! 여긴 너 같
“소희 양, 무슨 일로 찾아오신 겁니까? 아, 김 할머님 상태는 괜찮나요?”이선우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김소희에게 전혀 호감도 없으므로 잡담은 필요 없었다. 그의 퉁명스러운 말투는 김소희의 화를 돋웠다, 하지만 자기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분노를 꾹 참았다.“제가 무슨 일이 있어서 찾아왔겠습니까? 제 할머니 부탁으로 감사의 인사 드리려고 들린 것뿐입니다. 회복 상태가 아주 좋아요, 그래서 저녁 식사 자리로 초대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오늘 시간 괜찮을까요?”김소희의 억울한 입꼬리를 보면서 이선우는 왠지 모르게 웃음이 튀어나왔다, 꽤 귀여운데.그는 태도를 바꾸고 대답했다.“소희 양, 일단 할머님께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그리고 죄송하지만 제가 요즈음에는 시공도 하고 이것저것 할 게 많아서 시간이 없어서요. 진료소 개업 준비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제가 직접 소희 양을 찾아가겠습니다. 아, 그리고 단약입니다. 할머님의 신분 상승에 도움 될 거예요.”이선우는 단약을 건넸다, 김소희는 건네 받은 단약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지금 저랑 장난해요? 고작 이 약으로 신분 상승에 도움이 된다고요? 그리고 내가 당신을 뭘 믿고 이걸 먹어요? 진짜 약인지 독약인지도 모르는데!”“독약이요?”이선우가 화를 내기도 전에 김소희가 자리를 뜨며 중얼거렸다.“이선우 씨, 경고하는데. 만약 이 약 때문에 할머니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죽을 때까지 당신 따라다닐 거예요!”“그걸 지금 말이라고 합니까?”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이선우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그 다음 날. 이선우와 그의 부친 이한과 함께 내부 시공을 하고 있다, 이때 진료소 앞에 벤츠 마이허브 차량이 세워졌다. 이어서 김소희가 그의 할머니인 김홍매를 부축하며 차에서 내렸다. 이선우는 일을 잠시 멈추고 문 앞에서 두 사람을 맞이했다.“김 할매, 어쩐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들어오세요.”이선우는 김홍매를 보자마자 그녀의 신체 안에 있는 기운이 예전보다 더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았
이선우는 돈, 권력 어느 한 곳도 부족하지 않다. 동시에 김홍매의 결정은 이선우가 받을 리가 없다, 그의 평온하고 견고한 모습에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았다. 게다가 김씨 집안의 재산은 결코 눈에 차지 않을 것이다.“선우야, 당황한 부탁해서 미안하다. 하지만 넌 내 은인이야, 곧 김씨 집안의 귀인이야. 만약 나중에 내가 필요하거든, 꼭 불러 다오.”“김 할매, 오해하시면 안 돼요. 저는 이 진료소 하나면 된다고요!”“그래, 알겠어. 그나저나 시공도 곧 끝날 텐데, 언제쯤 개업할 생각이야? 너랑 같이 술 한잔 마실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김홍매는 개업을 기회로 삼아 이선우에게 잘 보이려고 다짐했다.“개업하면 바로 연락 드릴게요, 저에겐 영광입니다. 그리고, 소희 양은 그만 일어나라고 하시죠?”이선우는 김소희에 대한 호감은 없지만 다 큰 성인이 문 앞에 사죄하는 모습은 보기가 거북했다.“그래, 알겠어.”김홍매가 자리에서 일어나 김소희 앞으로 다가갔다.“손녀야, 잘 들어라. 선우는 우리 김씨 집안의 은인이야, 나를 존중하는 것처럼 선우도 존중해. 만약, 또 한 번 더 이런 일이 일어나면 그때는 집에서 내쫓을테니까, 그런 줄 알아.”“흑흑..할머니, 잘못했어요.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예요! 선우 씨, 어제 제 행동은 경솔했어요. 죄송해요.”김소희는 엉엉 소리를 내며 울었다, 다시 한번 더 이마를 바닥에 조이려고 하는 순간 이선우가 나서서 그녀를 막았다.“소희 양, 그만하셔도 됩니다. 다음부터 저를 나쁜 사람으로만 만들지 않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할머님 말씀은 잘 들으셔야 하고요.”“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도 사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진료소에 들어가서 선우 씨한테 의술을 배워도 될까요?”김소희는 자신의 죄를 완전히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홍매의 마스터 영역은 20년 동안 움직인 적이 없었다, 60세가 넘는 고령에 나이에 이선우의 단약을 먹고 순식간에 그랜드 마스터 영
황치열은 양지은이 마음에 들었다. 한편 양지은은 그의 말을 듣고 기뻐했다, 얼굴에 흉터가 질까 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또한 주현호에게 버림받을까 봐 걱정 했었다.“황 교수님, 정말로 제 얼굴에 있는 상처도 낫게 해주시는 거죠?”“네, 걱정하지 마세요. 평범한 의사에게는 어렵겠지만 저한테는 일도 아닙니다. 침 한 방이면 완치는 물론, 흉터도 남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급하게 오는 바람에 구급상자를 가져오지 못했어요, 최대한 짧은 시간 내로 치료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저랑 같이 이동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네, 그럼요. 지금 당장 가겠습니다.”그녀는 단 1초라도 빨리 상처를 치료하고 싶은 마음에 황치열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옆에 있던 주민재가 먼저 눈치를 챘다, 하지만 양지은을 며느리로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 반응 하지 않았다. 양씨 집안과 주씨 집안의 능력은 비등하다, 게다가 주현호의 부상은 양지은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가주로 살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과 교류한 덕에 황치열의 속마음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주민재는 그를 말리지 않았다.“지은아, 얼른 교수님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려야지. 빨리 가서 치료해!”“네, 아저씨.”곧이어 양지은과 황치열이 병실에서 자리를 떴다. 두 사람은 병원에서 나와 주민재의 차에 올라탔다. 한편, 주현호가 눈을 떴다.“아버지, 제 다리 어떻게 되는 거예요? 휠체어 타기 싫어요, 싫다고요! 아버지, 이선우도 저처럼 똑같이 만들어줘요! 아니, 그냥 차라리 죽여줘요!”그는 일어나자마자 발작을 일으켰다, 이선우가 무서운 게 아니라 휠체어에 기대며 살아가야 하는 앞날이 무서웠다. 주민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입 닥치지 못해! 이 쓸모없는 놈아, 이선우 하나도 처리 못 하는 데 내가 무슨 수로 주씨 집안을 너한테 맡겨?!”주현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능력은 없지만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삻의 의미를 ‘가주’에 두고 있다.“아버지, 잘못했어요. 저도 이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