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열은 양지은이 마음에 들었다. 한편 양지은은 그의 말을 듣고 기뻐했다, 얼굴에 흉터가 질까 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또한 주현호에게 버림받을까 봐 걱정 했었다.“황 교수님, 정말로 제 얼굴에 있는 상처도 낫게 해주시는 거죠?”“네, 걱정하지 마세요. 평범한 의사에게는 어렵겠지만 저한테는 일도 아닙니다. 침 한 방이면 완치는 물론, 흉터도 남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급하게 오는 바람에 구급상자를 가져오지 못했어요, 최대한 짧은 시간 내로 치료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저랑 같이 이동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네, 그럼요. 지금 당장 가겠습니다.”그녀는 단 1초라도 빨리 상처를 치료하고 싶은 마음에 황치열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옆에 있던 주민재가 먼저 눈치를 챘다, 하지만 양지은을 며느리로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 반응 하지 않았다. 양씨 집안과 주씨 집안의 능력은 비등하다, 게다가 주현호의 부상은 양지은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가주로 살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과 교류한 덕에 황치열의 속마음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주민재는 그를 말리지 않았다.“지은아, 얼른 교수님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려야지. 빨리 가서 치료해!”“네, 아저씨.”곧이어 양지은과 황치열이 병실에서 자리를 떴다. 두 사람은 병원에서 나와 주민재의 차에 올라탔다. 한편, 주현호가 눈을 떴다.“아버지, 제 다리 어떻게 되는 거예요? 휠체어 타기 싫어요, 싫다고요! 아버지, 이선우도 저처럼 똑같이 만들어줘요! 아니, 그냥 차라리 죽여줘요!”그는 일어나자마자 발작을 일으켰다, 이선우가 무서운 게 아니라 휠체어에 기대며 살아가야 하는 앞날이 무서웠다. 주민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입 닥치지 못해! 이 쓸모없는 놈아, 이선우 하나도 처리 못 하는 데 내가 무슨 수로 주씨 집안을 너한테 맡겨?!”주현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능력은 없지만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삻의 의미를 ‘가주’에 두고 있다.“아버지, 잘못했어요. 저도 이선우
진아름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이봐,누구보고 아줌마래?”진아름이 김소희에게 씩씩거리며 다가오자, 김소희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녀의 뺨을 세게 내려쳤다. 오히려 이선우는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상황을 지켜보았다, 다만 김소희의 성격에 놀랐다. 만약 그녀의 집안이 좋지 않았다면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선우는 진아름과 엮이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감히, 네가 나를 때려? 내가 누군지 알고나 하는 짓이야?!”진아름이 분노에 찬 눈빛으로 김소희를 노려보았다. 이때, 김소희가 또 한 번 더 그녀의 뺨을 내려쳤다.“당신이 누군지 내가 알아야 해? 당신도 내가 누군지 모르잖아! 지금 당장 선우씨한테 무릎 꿇고 사과해!”“뭐? 전과범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저래라야! 저놈한테, 내가 왜!”“쫙! 쫙! 쫙!···”진아름의 대답에 김소희는 연달아 그녀의 뺨을 내려쳤다. 곧이어 피부가 벗겨지더니 피가 흘렀다.“으악! 가만히 안 둬!”진아름은 씩씩거리며 핸드폰을 꺼내서 딸 양지은에게 전화를 걸었다. 30분 뒤, 양지은이 진료소에 나타났다.“감히 우리 엄마를 때려? 이선우? 네가 왜 여기에 있어, 네가 우리 엄마 때린 거야?!”진아름의 상태를 보고 양지은은 불같이 화를 냈다. 딸의 등장에 서둘러 그녀의 옆으로 다가갔다. 이선우는 찻잎을 뱉고는 김소희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알아서 처리하시죠.”김소희는 그의 반응에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살면서 지금까지 누군가를 무서워한 적은 없었다, 이어서 허리에 손을 올리고 양지은에게 답했다.“내가 때렸어, 너희 엄마가 남의 진료소 와서 욕 뱉고 소리까지 지르는데, 가만히 있어야 해? 듣기 싫어서 뺨 좀 때렸어. 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 이참에 같이 선우 씨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면 되겠네. 아니면 네 뺨까지 내가 쳐줄까?”“허허, 저놈은 전과범이야! 우리가 왜 전과범한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하는 건데? 그리고 당신이 누군데 첫 만남에 반
김소희는 이선우가 마음에 들었다.“선우 씨, 어떻게 할까요?”그녀는 두려워할 것이 없었다, 게다가 황치열이 진료소를 건드는 순간 김홍매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선우의 반응이 궁금했다, 방금 전 양지은을 상대할 때도 속도가 너무 빨라 기운조차 느끼지 못했고 이선우의 정체도 종잡을 수 없었다.그녀는 이선우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때, 황치열이 김소희의 외모에 반해버렸다. 동시에 나쁜 생각이 들었다.‘와, 저 여자랑 잘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네.’황치열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김소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명함을 건네며 말을 꺼냈다.“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이런 의사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하지만 김소희는 두말하지 않고 손을 들었다. 그의 뺨을 내려치려는 순간, 손목이 붙잡혔다. 그녀는 그제야 황치열의 무술 영역을 알아챘다.“마스터 영역?”김소희는 황치열의 무술 영역에 놀랐다, 자신은 전문가 영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허허, 저는 좋은 마음에 명함까지 건네준 겁니다. 싫으면 싫다고 하시지, 왜 다짜고짜 먼저 손찌검을 하려고 하십니까. 아니면 친구 말고, 저랑 오늘같이 술이라도 마셔 주시죠. 마스터 영역의 사람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시는 지, 잘 알고 계시죠?”황치열이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 양지은 모녀는 옆에서 김소희를 비웃었다.“너네 조금 전에 그 자신만만한 태도는 어디갔어? 황 교수님, 이 진료소는 저 이선우라고 하는 사람 명의예요. 거절하시면 바로 죽여도 됩니다, 아니요. 죽지 못할 만큼만 상대해 주세요, 그대로 현호 오빠한테 가서 무릎 꿇게 할 거예요.”“딸, 언제 또 이런 귀한 분이랑 친분이 생긴 거야? 역시 내 딸이야! 황교수님, 부탁드립니다.”양지은 모녀는 이선우를 극도로 증오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눈 깜짝할 새에 쓰러 뜨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죽이지는 않을 겁니다. 대신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겠습니다.”황치열은 김소희의 손목을 풀었다, 이어서 여유롭게 상황을 지켜보는 이선우
늙은이가 황치열의 급소를 부러뜨렸다, 양지은 모녀는 깜짝 놀랐다.“딸아, 믿을 만한 사람 맞아? 난 자신 없어, 먼저 간다!”진아름은 겁에 질려 도망쳤다, 양지은도 그녀를 따라 도망치려 했지만, 이선우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내가 보내 줄 것 같아?”“야, 이선우! 비켜!”쫙! 김소희가 양지은의 뺨을 때리자 그대로 쓰러졌다, 그리고 황치열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급소를 발로 세게 찼다.“네가 나랑 같이 술 마실 급이 될 것 같아? 꺼져!”곧이어 김씨 집안의 경호원들이 다가와 인사불성이 된 양지은과 황치열 두 사람을 끌고 갔다. 늙은이가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나려는 순간, 이선우가 그의 손에 단약을 쥐어 주었다. “어르신, 감사합니다.”이선우는 말을 끝내고 다시 진료소 안으로 들어갔다, 늙은이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얼어 버렸다. “양할아버지. 뭐 하세요, 얼른 드셔 보세요.”김소희는 자신의 일 마냥 기뻐했다, 이선우가 그에게 넘긴 단약은 다름 아닌 김홍매가 복용한 단약이었기 때문이다. 양구진이 무릎을 꿇었다.“이 선생님의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제가 필요하면 꼭 말씀해 주세요. 어디 계시든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이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영역 돌파에 나섰다. 15년 전, 그의 집안이 날벼락에 몰려 있을 때 김홍매가 나서서 그를 구해주었다. 그는 그녀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김씨 집안에서 일하기로 다짐했었다. 동시에 15년간 마스터 영역에서 돌파하지 못하고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몇 분 뒤, 김소희가 약방으로 향했다.“선우 씨, 감사합니다!”어느 순간 김소희는 이선우를 존경하고 있었다, 내일 아침 눈을 뜨면 김씨 집안에 그랜드 마스터가 2명이나 생기는 것이다.“별 말씀을. 아, 그리고 선우 씨라고 부르지 말고 선우 오빠라고 편하게 불러. 단약이 남으면 버려야 되는데, 아까워서 그런 거야. 하지만 아직은 너한테 줄 수 없어, 단약은 너한테 아무런 효과가 없을 거야.” 김소희는 현장에
주민재의 안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눈앞에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재벌 김씨 집안의 아가씨이기 때문이다. 주씨 집안이 10개라도 김씨 집안의 신분을 따라잡지 못한다. 사실, 그는 주민호의 제안대로 이선우를 건들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황치열과 양지은이 병원에 실려 오고, 주현호의 다리가 완치되기도 전에 황치열이 인사불성이 되었다. 그리고 양지은의 입에서 이선우가 범인이라는 말에 가만히 있지 못했다. 놀랍게도 그를 찾아간 곳에서 김소희와 마주하게 된 것이다, 김소희는 이선우와 각별한 사이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병원살이를 하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아른거렸다.“김씨 집안의 김소희 아가씨가 아닙니까. 안녕하셨습니까, 다름이 아니라 옆에 계신 이선우씨가 제 아들의 다리를 부러뜨려서 말입니다, 그리고 주치의 황 교수님한테도 손찌검했습니다. 소희 아가씨께서는 끼어들지 않으셨으면 합니다.”“죄송합니다만 선우 오빠의 일은 곧 제 일이기도 합니다. 조금 전 말을 다시 중복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황 교수라고 하는 사람은 양 할아버지께서 처리하신 겁니다. 당장 나가세요!”김소희는 주민재의 체면 따위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안색이 나빠지는 동시에 분노가 차올랐다.“소희 아가씨, 저는 이미 경고 했습니다. 아무리 주씨 집안이 김씨 집안 보다 못한다고 해도, 얕볼 수 있는 집안은 아닙니다! 제 동생이 부대에서 양성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백조와 같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김홍매 어르신께서 며칠 뒤에 백조의 발표가 있을 거라고 말씀 드렸을 겁니다, 정확하게 알려드리자면 저희 주씨 집안은 곧 백조의 ‘보호’ 를 받게 된다는 겁니다.”주민재는 백조의 이야기를 빌려 김소희의 참견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백조의 실력 또는 신분은 김씨 집안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높았기 때문이다. 그의 예상대로 김소희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곧이어 그녀의 시선은 이선우에게 향했다. 백조를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위명은 자자했다, 백조가 의약 업계에서 뛰어난
이선우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 에는 적당했다. 김홍매가 뒤에서 그에게 새로운 제안을 꺼냈다.“선우야, 기간을 3일 뒤로 미루는 게 좋을 거야. 3일 뒤에 큰 회의가 열릴 거야, 양성의 각 곳의 세력과 가문이 모두 모일 예정이란다. 사람들 앞에서 주현호와 양지은의 무릎을 꿇리는 게 더 좋지 않겠어?”좋은 제안이었다, 그리고 3일 뒤면 최은영도 부대에서 돌아올 거라고 확신했다.“네, 좋은 생각입니다.”김홍매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주씨 형제를 매섭게 쳐다보며 말했다.“알아들으셨죠?”“김할머니, 아직 모르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선우, 우리 아들이 네 엄마한테 무릎 꿇게 할 것 같아? 꿈도 꾸지 마!” 주민재는 처음 겪는 수모에 씩씩거렸다, 곧이어 주씨 집안 사람들이 자리를 뜨고 김홍매도 자리를 떴다. 김소희는 진료소에 남아 이선우의 부모와 식사를 같이 했다. 식사하는 도중에 그녀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아저씨, 아줌마, 선우 오빠. 제 친구가 일이 생겼다고 해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죄송해요!”김소희는 공손하게 인사한 뒤, 빠르게 자리를 떴다.“아들, 뭐해? 얼른 가서 도와주지 않고!”전민자가 이선우를 슬쩍 밀었다.“엄마, 소희는 김씨 집안 아가씨야. 양성에서 높은 신분의 집안이라고!”하지만 이선우는 이미 전민자에게 밖으로 밀려난 뒤였다.“얘 좀 봐, 집안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소희도 여자야. 얼른 가서 도와줘!”어느 순간부터 전민자는 김소희가 마음에 들었다, 심지어 며느리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엄마, 내가 엄마 친아들 맞아? 나도 위험하다고!”이선우는 결국 남은 밥을 해치우고 빠르게 김소희를 쫓아갔다.이한이 전민자에게 주의를 주었다. “이제 다 당신 며느리 같아 보여? 내가 말했잖아, 이제 선우 결혼은 알아서 놔두라고!”전민자는 화를 냈다.“선우가 양지은이랑 주현호한테 당해서 감옥 갔던 건 까맣게 잊어버린
권승훈이 경악한 눈치였다.“네가? 그렇게는 안 보이는데. 왜, 저 여자들 도우려고 온 거야? 잘 생각해, 조금 전 저 사람들은 그렇다 쳐도 난 달라.”권승훈은 여전히 이선우를 무시하며 담배 한 개비를 피웠다. 그리고 이선우가 그의 앞에 앉았다.“나한테 덤비고 싶나 본데, 네가 너무 약해서 건들고 싶지도 않아. 그리고 이 여자분들한테 사과해, 자칫하면 네 세 번째 다리랑 작별 인사 해야 할 수도 있어.”이선우의 말에 권승훈은 전혀 화를 내지 않고 웃음을 터뜨렸다, 오히려 옆에 있던 제 9궁의 사람들이 욕을 하기 시작했다.“이봐, 말 가려서 해!”“감히 우리 도련님한테 그딴 말을 지껄여?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야?”“도련님, 저 녀석은 맞아야 정신 차려요!”그들은 이선우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특히 조금 전 이선우에게 맞고 떨어져 나간 사람들은 그가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봐, 조금 전은 네가 운이 좋았을 뿐이야. 앞에 앉아 계신 분이 누군지는 제대로 알고 덤비는 거야? 저 분은 제 9궁의 도련님이라고!”“아, 그래서?”이선우는 전혀 놀라지 않는 눈치였다, 앞에 있는 사람들은 그에게 있어 개미에 불과하다. 이때, 권승훈의 안색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이어서 그가 탁자를 치자 탁자가 부서졌다.“거기, 지금 나를 무시한 거야? 그렇다면 내 실력을 보여줘야 만족하려나?”권승훈이 자세를 잡자, 임주하가 이선우에게 말을 걸었다.“저기, 소희 데리고 그만 나가세요. 저 사람은 당신이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주하야, 선우 오빠는 우리 김씨 집안의 귀인이야. 우리 할머니도 존경하는 분이야, 걱정하지 마. 선우 오빠가 다 해결해 줄 거야!”“하지만..”임주하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조금 전 일은 지옥을 경험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권승훈의 실력과 그의 세력 때문에 이선우가 턱없이 나약해 보였다, 동시에 김소희에게 전화를 걸었던 사실을 후회했다.“주하야, 나만 믿어.”김소희는 임주하를 꼭 끌어안았다. 한
당황한 권승훈은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다.본부의 부궁주들이 전화를 걸 정도면 저자는 절대 평범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눈앞의 능글거리는 이선우는 부궁주를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사람 같진 않았다.'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아니면 우연인가?'권승훈은 후자에 걸기로 했다. 방금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대단하신 분은 다른 사람임이 틀림없었다. 이선우에게 그런 능력이 있을 리가.상념에서 빠져나온 권승훈이 이내 태도를 돌변했다."참나, 진짜 속을 뻔했잖아, 이 새끼야. 그깟 수법으로 날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넌 아직 한참 멀었어. 뭣들 하는 거야, 당장 저놈의 사지를 분질러 버려!"권승훈의 명령을 받은 제9궁의 제자들이 험악한 표정으로 이선우를 둘러쌌다. 그 기세에 김소희와 임주하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임주하는 자신이 결정을 내릴 때라고 생각했다. 김소희와 이선우에게 피해를 줄 순 없었다."권승훈, 당신이 원하는 건 내 몸 아니었어? 당신 뜻대로 할게. 대신 저 사람들은 놔줘. 그게 내 조건이야."임주하가 수치스러움을 이겨내고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 말을 들은 김소희는 와락 울음을 터뜨리며 그녀를 꼭 껴안았다."그러지 마, 주하야. 절대 안 돼! 걱정하지 마, 선우 오빠가 해결할 수 있을 테니까.""하하. 늦었어, 임주하. 너랑 김소희, 오늘 내가 다 따먹어 줄게. 그리고 이선우 넌 뒈졌어, 뭣들 하는 거야, 시작해!"권승훈의 명령이 떨어지자 열몇 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이선우를 향해 달려들었다.미간을 슬쩍 찌푸린 이선우가 반격을 가하려는 그때, 커다란 굉음과 함께 잔뜩 화 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멈춰, 당장 멈추지 못해!"살기를 가득 내뿜으며 권태산이 등장했다. 제자들은 공기를 무겁게 짓누르는 기운을 못 이기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아버지. 여긴 왜...?"권승훈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권태산은 제 아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재빠르게 이선우의 곁으로 다가갔다. 허리를 숙이며 예를 갖추는 그의 태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