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1화 속을 뻔했잖아

당황한 권승훈은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본부의 부궁주들이 전화를 걸 정도면 저자는 절대 평범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눈앞의 능글거리는 이선우는 부궁주를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사람 같진 않았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아니면 우연인가?'

권승훈은 후자에 걸기로 했다. 방금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대단하신 분은 다른 사람임이 틀림없었다. 이선우에게 그런 능력이 있을 리가.

상념에서 빠져나온 권승훈이 이내 태도를 돌변했다.

"참나, 진짜 속을 뻔했잖아, 이 새끼야. 그깟 수법으로 날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넌 아직 한참 멀었어. 뭣들 하는 거야, 당장 저놈의 사지를 분질러 버려!"

권승훈의 명령을 받은 제9궁의 제자들이 험악한 표정으로 이선우를 둘러쌌다. 그 기세에 김소희와 임주하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임주하는 자신이 결정을 내릴 때라고 생각했다. 김소희와 이선우에게 피해를 줄 순 없었다.

"권승훈, 당신이 원하는 건 내 몸 아니었어? 당신 뜻대로 할게. 대신 저 사람들은 놔줘. 그게 내 조건이야."

임주하가 수치스러움을 이겨내고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 말을 들은 김소희는 와락 울음을 터뜨리며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러지 마, 주하야. 절대 안 돼! 걱정하지 마, 선우 오빠가 해결할 수 있을 테니까."

"하하. 늦었어, 임주하. 너랑 김소희, 오늘 내가 다 따먹어 줄게. 그리고 이선우 넌 뒈졌어, 뭣들 하는 거야, 시작해!"

권승훈의 명령이 떨어지자 열몇 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이선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미간을 슬쩍 찌푸린 이선우가 반격을 가하려는 그때, 커다란 굉음과 함께 잔뜩 화 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멈춰, 당장 멈추지 못해!"

살기를 가득 내뿜으며 권태산이 등장했다. 제자들은 공기를 무겁게 짓누르는 기운을 못 이기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아버지. 여긴 왜...?"

권승훈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권태산은 제 아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재빠르게 이선우의 곁으로 다가갔다. 허리를 숙이며 예를 갖추는 그의 태도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