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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얼음과 불

자신을 안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이선우였다.

"선우 씨... 여긴 어떻게..."

임주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선우가 말을 잘랐다.

"주하 씨, 글래시아 증후군을 앓고 계시는군요. 일단 발병하기만 하면 얼음이 온몸을 뒤덮고 심각할 때는 의식을 잃기도 하죠.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기껏해야 2개월 정도밖에 살 수 없어요."

"사실 아까부터 어느 정도는 예상했어요. 백 퍼센트 확신할 순 없었지만... 그런데 지금 주하 씨 증상을 보니 알겠군요. 글래시아 증후군이 확실해요."

임주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선우의 진단은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확실히 그녀가 앓고 있는 병은 희귀 질환인 글래시아 증후군이 맞았다. 20여 년 동안 그녀를 고통스럽게 만든 주범이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발병 주기는 더 짧아졌다. 내로라하는 명의들, 심지어 최고의 의원으로 칭송받는 오 의원도 그녀의 병을 고치려 노력했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그녀는 25살을 넘기지 못한다. 이제 두 달 뒤면 그녀는 25살이 된다.

"주하 씨, 보시다시피 제가 의사거든요. 주하 씨가 앓고 있는 병, 제가 완벽하게 낫게 해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어요. 한 달일 수도 있고, 석 달일 수도 있어요. 그 과정에서 주하 씨가 감당해야 할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겁니다."

"하지만 저를 믿는다면, 또 얼음보다 차갑고 불보다 뜨거운 그 고통을 견딜 수 있다면 오늘 바로 첫 번째 단계 치료를 시작할 수도 있어요."

이선우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다. 글래시아 증후군은 그도 실제로는 처음 접하는 희귀병이었다.

의사로서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를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선우 씨 정말로 제 병을 고칠 수 있나요?"

임주하의 눈동자가 희망으로 반짝거렸다.

"그럼요. 주하 씨가 잘 따라와 준다면요."

이선우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믿어요, 선우 씨! 고통을 견디는 것도 자신 있고요."

입술을 꾹 깨문 임주하가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이미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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