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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인간백정

임주하의 아름다운 눈동자에 눈물이 고였다. 그러나 마음은 꿀을 잔뜩 머금은 것처럼 행복했다.

한때 그녀에게도 도전적이고 승부욕 강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부모님의 사고는 그녀에게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시간은 여태 그날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니 현재 이선우가 보고 있는 건 진정한 임주하가 아니었다.

"선우 씨, 우리 대표님한테 잘해주셔야 해요. 대표님이 얼마나 고생 많으셨는데요. 몸도 안 좋으시고, 부모님도 그렇게 되시고..."

"지금도 누군가 뒤에서 우리 회사를 무너뜨리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어요. 비겁한 새끼, 잡히면 아주 족쳐버릴 거예요! 어머, 제가 좀 흥분했죠?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마세요."

정이나가 임주하의 뒤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끊임없이 재잘댔다. 임주하가 지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이선우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2개월 뒤에 목숨을 잃을 만큼 위중하다는 사실은 미처 몰랐다.

"두고 봐요, 1시간 뒤면 양성에 있는 모든 대기업과 명문가에서 제발 L그룹과 협력하게 해 달라고 사정할걸요? 잠깐 통화 좀 하고 올게요."

인적이 드문 복도에 수신음이 울려 퍼졌다.

"진씨 영감, 1시간 내로 양성의 모든 권력가와 재력가들이 L그룹과 협력하게 만들어. 성공하면 영감 눈을 고쳐주는 건 물론이고 더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있게 도와준다고 약속하지. 만약 일이 실패하면 영감은 자결해야 할 거야."

이선우의 목소리는 더없이 싸늘했다.

진씨는 양성의 괴물이라 불리는 세 사람 중 실력이 가장 뛰어났다. 자그마치 20년 동안이나 양성에서 폭군으로 군림하더는 그는 어느 날 자취를 감춰버렸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그러나 그 10년 동안 실은 이선우의 스승에 의해 수라감옥에 수감되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다.

그에게는 뭇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코드네임이 있었다.

'인간백정'

비록 10년 동안 종적을 감췄으나 사람들은 그의 악명을 듣는 것만으로도 진저리를 쳤다.

통화를 마친 이선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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