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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늙어빠진 아줌마!

황치열은 양지은이 마음에 들었다. 한편 양지은은 그의 말을 듣고 기뻐했다, 얼굴에 흉터가 질까 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또한 주현호에게 버림받을까 봐 걱정 했었다.

“황 교수님, 정말로 제 얼굴에 있는 상처도 낫게 해주시는 거죠?”

“네, 걱정하지 마세요. 평범한 의사에게는 어렵겠지만 저한테는 일도 아닙니다. 침 한 방이면 완치는 물론, 흉터도 남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급하게 오는 바람에 구급상자를 가져오지 못했어요, 최대한 짧은 시간 내로 치료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저랑 같이 이동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네, 그럼요. 지금 당장 가겠습니다.”

그녀는 단 1초라도 빨리 상처를 치료하고 싶은 마음에 황치열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옆에 있던 주민재가 먼저 눈치를 챘다, 하지만 양지은을 며느리로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 반응 하지 않았다.

양씨 집안과 주씨 집안의 능력은 비등하다, 게다가 주현호의 부상은 양지은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가주로 살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과 교류한 덕에 황치열의 속마음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주민재는 그를 말리지 않았다.

“지은아, 얼른 교수님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려야지. 빨리 가서 치료해!”

“네, 아저씨.”

곧이어 양지은과 황치열이 병실에서 자리를 떴다. 두 사람은 병원에서 나와 주민재의 차에 올라탔다. 한편, 주현호가 눈을 떴다.

“아버지, 제 다리 어떻게 되는 거예요? 휠체어 타기 싫어요, 싫다고요! 아버지, 이선우도 저처럼 똑같이 만들어줘요! 아니, 그냥 차라리 죽여줘요!”

그는 일어나자마자 발작을 일으켰다, 이선우가 무서운 게 아니라 휠체어에 기대며 살아가야 하는 앞날이 무서웠다. 주민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입 닥치지 못해! 이 쓸모없는 놈아, 이선우 하나도 처리 못 하는 데 내가 무슨 수로 주씨 집안을 너한테 맡겨?!”

주현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능력은 없지만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삻의 의미를 ‘가주’에 두고 있다.

“아버지, 잘못했어요. 저도 이선우 그 놈이 제 다리를 부러뜨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나 했겠어요? 아버지, 우리 보안요원팀들 강하잖아요. 출동 시켜서 그 놈한테 복수하면 안 돼요? 아, 맞아. 오늘이 이선우 마지막 날 이에요.”

“마지막 날이라니?”

주현호는 주민재에게 이선우가 내놓은 요구를 알려주었다.

“허허, 주씨 집안을 너무 쉽게 보는 구먼.”

주민재는 크게 분노했다. 그리고 이선우를 직접 만나려 걸음을 옮길 때, 동생 주민호의 말이 떠올랐다. 그는 분노를 억누르고 애써 침착함을 보였다.

“현호야, 넌 주민재의 아들이야. 넌 곧 주씨 집안의 가주가 될 거야, 복수는 꼭 하겠지만 지금은 아니야.

용산에서 온 황 교수가 네 다리를 다시 회복시켜 준다고 약속 했어, 요 며칠은 병원에서 마음 편히 쉬어. 그리고 양지은 그 계집이랑 빨리 끝내!”

말을 끝내고 주민재가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이어서 주현호가 뒤에서 다급하게 그를 불렀다.

“아버지, 무슨 소리예요! 저랑 지은이는 천생연분이라고요, 결혼도 동의하셨잖아요!

며칠 뒤면 우리 결혼식이에요, 둘째 삼촌 께서 백조님을 불러서 제 주례를 봐주시겠다고 저랑 약속까지 했다고요! 잊으신 건 아니죠?! 그나저나 지은이는 어디 갔어요?”

한편, 양지은이 침대에 누워 이불로 꽁꽁 싸맨 채로 눈물을 흘리고 있다. 황치열이 건넨 약을 먹고 한바탕 소란이 일어나고 말았다.

“교수님, 조금 전에 저한테 무슨 약을 주신 거예요? 저 이제 현호오빠 얼굴 어떻게 봐요...,흑흑.”

황치열은 마지막 담배를 피우고 다시 그녀의 몸 위로 올라갔다.

“생각하시는 그 약 맞습니다.”

“네? 제정신이에요?!”

그녀는 황치열의 뺨을 내려쳤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황치열은 이미 모든 상황을 대비하고 있었다. 곧이어 도망가려는 양지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얼굴에 상처는 치료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죠? 주씨 집안의 주현호의 다리를 고치기 위해 온 거지, 당신을 치료하는 의무는 없어요. 상처가 흉터로 남으면 주현호가 그쪽이랑 결혼해 줄 것 같아요?”

그의 말에 양지은은 멈칫했다.

“당신은 똑똑한 선택을 할 거라고 믿어요.”

황치열이 두 팔을 벌렸다, 양지은은 잠시 생각하고는 그의 품 안으로 들어갔다.

..

은영 진료소 안.

이선우는 이미 7개의 단약을 제조 해냈다, 약의 이름은 ‘성수단약’ 이다.

최은영의 맥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총 10개의 성수단약이 필요했다, 남은 개수만 채우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처럼 높은 실력을 갖추고 있어도 단약제조는 막대한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했다.

이선우는 2시간 동안 휴식을 취한 뒤에 비로소 체력이 회복되었다. 한편, 김소희는 이선우의 부모를 도와 진료소의 일을 처리했다. 약품만 올리고 개업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다.

이선우가 진료소 카운터로 향했다, 그는 부모님과 인사도 하기 전에 자신이 증오하던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다름 아닌 양지은의 어머니 진아름이다.

“야, 감옥에서 나와도 어쩜 변한 게 하나도 없어?! 내 딸 때리고, 내 미래 사위도 다치게 하고 말이야.

근데 돈까지 요구해? 사람이 뻔뻔해도 정도가 있어야지! 잘 들어, 지금 당장 내 딸이랑 사위한테 무릎 꿇고 사과해.

너도 똑같이 네 몸에 상처내! 내가 옛정을 생각해서 주씨 가주한테 사정을 얘기해줄 게, 안 그럼 네 가정도 산산조각 날 줄 알아!”

“선우 씨, 이 늙은 빠진 아줌마는 누구예요?”

김소희가 발끈하면서 이선우의 옆에 다가갔다. 이한은 조용히 일어나 전민자를 데리고 정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선우는 이미 성인이야, 자기 일은 자기가 해결하겠지. 그리고 옆에는 소희 양도 있잖아, 이제 저 두 사람이 알아서 해결하라고 해. 당신은 중간에 끼어들지 말고!”

“당신이 그러고도 아버지야? 5년 전에 무슨 일을 당했는지 까먹었어? 지금이라도 나가서 도와줘야 해. 양지은이 주현호랑 이어지고 양씨 집안의 실력도 같이 올랐을 거야, 우리 선우, 어떡하면 좋아.”

전민자는 초조한 마음에 눈물이 고였다. 이때, 그녀의 목덜미를 누군가가 잡더니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한편, 카운터에서는 김소희의 말에 진아름이 씩씩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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