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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이런 옷이 뭐 어때서

옷걸이에서 정장 재킷을 들고나가는 연신을 보니 쑨난은 숨기는 게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건물 아래에 있는 지안을 보니 순간 연신이 왜 급하게 자리를 떴는지 알 듯했다.

쑨난은 턱을 문지르며 의뭉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어쩐지 적극적이더라니. 봄이 왔구나.

시장에서 집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지안이 집으로 돌아가려던 순간, 연신이 눈앞에 나타났다.

만면엔 반가움이 가득했지만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여긴 어쩐 일이세요?”

“친구랑 약속이 있었어.”

연신은 답하며 자연스럽게 지안의 장바구니를 들었다.

“좋네요!”

지안은 연신을 따라 주차장으로 향했다.

“오늘 수업에서 케익 재료가 남았어요. 집 가서 만들어줄게요.”

“그래.”

금세 노을이 졌다. 나란히 걷던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로 겹치며 꽤 분위기가 있었다.

두 시간 후.

지안은 직접 만든 떡과 원의 간식을 연신에게 보여줬다.

원은 꽤 입이 커서 몇 입 만에 간식을 다 먹어치웠다. 복슬복슬한 머리를 지안에게 들이밀며 원은 애교를 부렸다.

“맛있게 먹었어, 원?”

“멍멍멍!”

원은 꼬리를 흔들며 생각보다 더 좋아했다. 마치 지안의 말을 이해한 듯 크게 화답했다.

지안은 방긋방긋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 주방에서 또 가져다줄게.”

연신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더 이상 주지 마.”

외국에 있을 때보다 원의 몸무게는 2~3kg 늘었다. 둥글둥글 해진 몸은 돼지를 연상케 했다.

그 말을 듣자 원의 꼬리는 일순간 바닥으로 축 쳐졌다. 가여운 모습으로 바닥에 엎드려 눈물을 머금은 채 지안을 바라봤다. 마치 바라는 게 있는 것처럼.

지안은 양손을 어깨 높이로 접어 으쓱하며 어쩔 수 없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나 들어갈게, 원!”

지안은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진 채 말을 끝맺었다.

연신은 지안의 표정 변화를 읽었다.

30분 동안 지안은 침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연신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지안이 일이 많다고 원을 다독였다.

연신은 긴 다리로 겅중겅중 위층으로 올라가 지안의 침실 앞에 섰다.

침실 문은 잠겨있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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