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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나 꼬시려면 이 정도로 안 돼

“잠깐만요.”

권하윤은 넘어지다시피 민도준에게 달려들어 전화하려는 그의 손을 막았다.

하지만 가뿐히 그녀의 손을 피한 민도준은 이내 핸드폰을 들고 권하윤의 눈앞에서 권미란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안…….”

한 글자를 채 내뱉지도 못하고 전화는 연결되는 바람에 권하윤은 이내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품속에 있던 그녀가 마치 점혈이라도 당한 듯 뻣뻣하게 굳어있는 모습을 보자 민도준은 재밌는 듯 피식 웃었다. 곧이어 그녀의 허리를 잡고 자기 가슴에 엎드려 있는 자세를 취하게 한 뒤 핸즈프리 버튼을 눌렀다.

“안녕하세요, 권 여사님.”

분명 존칭을 사용했지만 왠지 모르게 건들거림이 묻어 있어 상대에 대한 존경이라곤 보아내기 어려웠다.

평소 교리를 따지던 권미란은 민도준의 이런 무례한 말투에 화를 내기는커녕 공손한 태도를 취했다.

“민 사장님, 어쩐 일로 저한테 전화를 다 주셨습니까?”

“일이라…….”

끝 음을 길게 끌며 놀라 말을 하지 못하는 권하윤을 힐끗 보더니 민도준은 이내 피식 웃었다.

“일이 있긴 하죠.”

핸즈프리 모드를 켜놓고 있는 바람에 권하윤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식은땀만 흘리고 있었다.

상처가 땀에 젖어 쓰라렸다. 큰 고통이 전해지는 게 아니라 조금씩 갉아먹는 듯한 미세한 고통에 더욱 괴로웠다.

그때 전화기 너머로 권미란의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 사장님, 내외하실 거 없습니다.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말씀하세요.”

“그게 사실은.”

권하윤의 애원하는 눈빛을 무시한 채 민도준은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등을 문지르며 운을 뗐다.

“제가 오늘 홍옥정에서 권…….”

권미란은 숨을 죽인 채 듣다가 건너편에 아무런 인기척도 없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혹시 우리 권씨 집안 누군가를 보신 겁니까?”

민도준은 자기 무릎에 앉아 두 팔로 목을 껴안으며 입술을 부비는 권하윤을 빤히 바라봤다. 그녀의 두 손은 가만있지 못하고 자꾸만 그의 몸에 불을 지폈다.

유일한 아쉬움이라면 그녀의 눈빛이 자꾸만 그의 손을 흘깃거린다는 거였다. 마치 목적이 있다는 것을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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