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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두 사람 나보다 더 심하잖아

권하윤은 문 안에 서서 두 사람을 향해 미소 지었다.

“내가 피해줄까?”

달빛 아래에 서 있는 권하윤은 외투 안에 잠옷 치마를 입고 있었고 긴 머리를 아무렇게나 어깨에 드리운 채 갓 잠에서 깬 듯한 나른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남자의 사랑을 받아 눈매에 야릇함이 묻어있어 무시할 수 없는 매혹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그런 모습을 처음 보는 민승현은 몇 초간 넋을 놓고 권하윤을 바라봤다.

솔직히 예전에 무뚝뚝하고 재미없던 권하윤은 어느 순간 조금 변화하긴 했었지만 언제나 경계심 가득한 모습으로 그를 배척하기만 했지 이처럼 그를 보며 웃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비록 그 미소에 조롱이 섞여 있지만 말이다.

민승현은 한참을 넋 놓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너, 정말 본가에 있었던 거였어?”

“아니면, 네가 지금 보고 있는 내가 귀신이라도 된단 말이야? 아니면 바람피운 증거를 잡으려다 잡지 못하니까 배알이 꼬여?”

순간 말문이 막혀버린 민승현은 마치 바람 빠진 고무공처럼 태도를 누그러트리더니 더 이상 아까 전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예상 밖의 전개에 강민정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분명 의심스러웠는데?’

하지만 산 사람이 이렇게 눈앞에 떡하니 나타난 바람에 그녀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권하윤이 쉽게 빠져나간 것이 달갑지 않았는지 강민정은 은근히 두 사람을 이간질했다.

“언니도 오빠 너무 탓하지 마요. 언니가 전적이 있으니 오빠가 의심한 거잖아요. 우리도 언니가 정말 무슨 어중이떠중이들과 엮이기라도 할까 봐 걱정돼서 와본 거예요.”

그 말은 마치 권하윤이 몸을 함부로 굴렸으니 의심받아도 마땅하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역시나 그녀의 말에 민승현은 권하윤이 자신을 배신했던 모습이 생각났는지 표정이 어두워졌다.

강민정은 본인의 말에 권하윤이 부끄러워 할 줄 알았지만 권하윤은 오히려 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긴 해. 두 사람이 나 의심하는 것도 이해돼. 내가 바람피웠으니까 이렇게 혼자 있는 야밤에 다른 남자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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