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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2화 시계

케빈은 그렇게 시영을 도와 몸을 깨끗이 씻어주었다. 그녀가 아무런 지시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록 그곳이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올랐지만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아가씨, 다 씻었습니다.”

시영은 눈을 감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케빈은 일어나서 수건을 가져와 시영의 머리를 닦아주려고 했으나, 그녀는 갑자기 케빈의 목을 끌어안았다.

호흡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워지자 케빈은 침을 꿀꺽 삼켰다.

시영은 그의 눈가에 있는 상처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키스해 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시영은 물속으로 눌러졌다. 시영의 머리가 욕조 가장자리에 부딪히려 하자 케빈은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감쌌다.

욕조의 물이 반쯤 넘쳤고 물속의 남녀는 미친 듯이 뒤엉켜 있었다.

날이 희미하게 밝아올 때, 케빈은 시영을 침대에 눕히고 일어났다. 시영은 케빈의 손목을 잡고 잠에 취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영의 목소리는 전혀 공격적이지 않았고 다소 허스키했다.

“가지 마.”

“네.”

케빈은 침대에 오르지 않고 침대 머리맡의 카펫에 앉아 벽에 기대어 시영의 손을 잡았다.

시영은 최근 케빈이 감옥에 있는 동안 그를 구하려고 애썼기 때문에 이제 겨우 편안한 잠에 들 수 있었다.

손에 닿는 따뜻한 촉감은 시영을 십여 년 전, 처음 케빈을 만났던 순간으로 되돌려 놓았다...

...

“시영아, 이 사람은 케빈이야. 네 보디가드야. 앞으로 너의 모든 외출에 케빈이가 동행할 거야.”

당시 시영은 열두 살이었다. 그녀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건장한 케빈을 바라보더니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케빈 오빠, 잘 부탁해.”

케빈은 그때 열여덟 살이었다. 그는 전쟁으로 악명 높은 국경 지역에서 자랐다. 케빈은 열 살 때 부모를 죽인 원수를 총으로 죽였고, 열세 살에 사설 용병이 되었다. 열일곱 살에 사형을 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시영의 아버지 민용재에 의해 구출되어 국내로 왔다.

케빈은 이미 마음이 무뎌져 있었다. 시영의 공주 치마와 그 가녀린 손을 보더니 그저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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