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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1화 씻겨주다

짝-

고요한 방 안에는 오직 귀를 찢는 듯한 따귀 소리만이 반복되고 있었다.

밖에서는 사교성이 뛰어나고 친절한 부사장이며 민 씨 집안의 셋째 딸이었던 민시영은 지금 무릎을 꿇고 있는 남자를 마구 때리고 있었다.

손바닥이 불타듯 아팠지만 그녀의 가슴속 분노는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

그녀가 남자를 얼마나 때렸는지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시영은 숨을 헐떡이며 자신을 노려보고 있을 때 케빈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채찍으로 바꾸세요. 손이 아프실 겁니다.”

민시영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날 배려하는 척하지 마. 네가 그러면 내 마음이 약해질 거라고 생각해? 착각하지 마!”

시영은 서랍에서 케빈을 여러 번 때렸던 채찍을 꺼내어 세게 휘둘렀다.

한밤중이 되자, 케빈의 상반신은 더 이상 멀쩡한 부분이 없을 정도로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시영은 케빈을 내려다보며 그의 앞에 서서 물었다.

“이제 네가 뭘 잘못했는지 알겠어?”

케빈은 방금 출소한 상태였고 짧은 머리로 인해 차가운 인상을 주는 얼굴이 더욱 서늘하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눈을 내리깔고 순종적인 모습이었다. 마치 길들여진 짐승처럼.

“제가 민재혁과 손을 잡으려 했고 그를 죽이려 했던 것이 잘못입니다.”

퍽-

시영은 또 한 번 케빈에게 채찍질을 했다.

“틀렸어! 너는 내 개야. 개는 주인의 명령을 어겨서는 안 돼!”

케빈이 고개를 들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채찍 끝이 그의 얼굴을 때렸다. 케빈의 눈가에는 곧 피가 맺혔지만 그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듯 눈을 내리며 잘못을 인정했다.

“네, 잘못했습니다.”

“케빈, 기억해. 네 목숨은 내 거야. 내가 살라면 살아야 하고 죽으라면 죽어야 해. 이것이 네가 나에게 진 빚이야!”

이 말은 채찍 상처보다 더 아팠다. 케빈의 얼굴에는 고통이 서려 있었고 그는 고개를 더욱 숙였다.

“네, 아가씨.”

케빈의 몸에 가득한 피를 보며 민시영의 눈가에 순간적으로 눈물이 맺혔지만 그녀는 다시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나 씻을 거야.”

케빈은 땅에서 일어나 욕실로 가서 물을 틀었다.

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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