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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미니 마우스의 뽀글뽀글 꼬리

오후 두 시. 태양이 가장 뜨겁게 내리쬐는 시간, 운전석에 앉은 사람도 어쩔 수 없이 눈을 가늘게 떠야 했다.

“이미 그녀에게 그림의 가격을 말했어요. 살지 안 살지는 나랑 상관없는 일이지만.”

“네, 알았어요.”

권하윤은 차창 밖의 시들시들하게 마른 나무를 바라보았다.

“제가 사장님과 갈 곳이 어디죠?”

최수인은 확실한 장소를 알려주지 않았다.

“작은 파티인데, 도착하면 바로 알게 될 거예요.”

하윤은 그가 모호하게 대답하는 것을 보고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녀에게 최악의 사건은 지난번 블랙썬에서의 일이었다. 하지만 최수인이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약속했으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권하윤은 그가 말한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깜짝 놀랐다. 각종 만화 캐릭터로 분장한 남녀가 로비를 누비는 것을 보자 안 좋은 예감이 몰려왔다.

그녀가 충격을 받은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최수인은 매우 흡족한 얼굴로 사람들과 인사를 했다.

“가요! 우리도 옷을 갈아입어야 하니까.”

그가 섬뜩하고 교활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것을 본 권하윤은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후회를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그녀가 미니 마우스 옷으로 갈아입는 순간 후회는 최고조에 달했다.

분홍색 가슴을 덧댄 점프 팬츠와 흰색 장갑 그리고 검은색 스타킹과 목에 묶은 리본 등 모든 것이 절반은 작은 사이즈였다.

게다가 미키 마우스의 귀까지 더해져서 그녀는 죽을 맛이었다.

그나마 참을 만했던 것은 그녀의 얼굴에 유채로 그려진 선 몇 개와 일부러 부탁한 진한 눈 화장이었다. 그나마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화장하는 동안 그녀는 민도준에게서 문자를 받았다.

아주 짧은 한마디였다.

[어디야?]

‘지금 당장 날 만나자는 것은 아니겠지?’

‘너무 부지런하다니까.’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는 당연히 그에게 말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그림을 팔아 돈을 모으는 것과 같은 일들이 들통날 수 있었다.

그녀는 고민 끝에 답장했다.

[권씨 집안에 있어요, 몇 시간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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