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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단언컨대 올해 들은 농담 중에 가장 웃긴 농담이었다.

새벽쯤, 호텔 문이 활짝 열렸다. 경호원이 반응할 새도 없이 몇몇 검은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들이 들이닥쳤다.

그 뒤에는 박시언이 정장을 입은 채 예리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피면서 걸어들어왔다. 정말 깽판 치러올 줄 몰랐다.

그는 주위를 쭉 훑어보고는 김하린과 강한나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현장 정리해.”

박시언의 심상찮은 분위기에 초대 손님들은 저마다 문리버 호텔에서 도망쳐 나갔다.

“박시언 씨, 뭐 하는 짓이에요?”

강한나가 따지려고 하자 배주원이 말렸다.

남자들끼리의 신경전에 여자가 끼어들면 안 되었다.

배주원이 강한나의 앞에 나서면서 말했다.

“박시언 씨, 너무 무례한 거 아니에요?”

박시언은 배주원의 말을 무시하고 강한나를 쳐다보았다.

“당신이 은영이를 쫓아낸 거예요?”

“그래요, 제가 쫓아냈어요. 뭐 어쩔 건데요? 불륜녀 때문에 저한테 복수라도 하려고요?”

강한나의 불만스러운 말투에 박시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은영이 차 사고 나서 지금 병원에 누워있어요.”

강한나는 멈칫하고 말았다.

‘차 사고 났다고?’

배주원도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자 박시언이 냉랭하게 말했다.

“만약 은영이한테 무슨 일이 발생하면 당신이 바로 범인이에요!”

김하린이 말했다.

“내가 쫓아냈어. 할 말이 있으면 나한테 해.”

모든 책임을 떠안으려는 김하린의 모습에 박시언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

“책임을 떠안겠다? 은영이한테 무슨 일이 발생하면 너도 도망 못가!”

박시언은 김하린의 체면을 세워줄 생각조차 없었다.

“박시언 씨! 말하는 태도가 그게 뭐예요! 하린이야말로 당신의 와이프라고요! 불륜녀 때문에 이렇게 달려와서 따져야겠어요? 당신이 그러고도 남자예요?”

강한나가 화가 나서 이를 갈았다.

박시언은 전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굳이 잘못을 꼽자면 소은영을 이곳까지 데려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꼭 그녀를 위해 복수하고 싶었다.

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박수 소리가 들려오면서 부츠를 신은 서도겸이 터벅터벅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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