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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장

장소월은 눈으로 전연우를 배웅했다.

문이 닫히자, 소월이는 쿵쾅쿵쾅 방망이질하는 심장을 쓸어내렸다.

이제 더 이상 의심하지 않겠지?

그녀도 은연중에 계속 암시했었다. 수능이 끝나면 서울을 떠나 멀고도 먼 낙성으로 갈 것이라고.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면, 시골의 교육지원에 참가할 것이다. 그의 피의 복수에 조금도 방해되지 않게.

전연우는 완전히 그녀를 죽은 사람처럼, 원래 장가에 존재하지 않았듯이 지워버릴 수 있었다.

일단 이 집을 떠나기만 하면, 소월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릴 것이다. 영원히,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불 위의 얼룩을 보면서 소월이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전연우는 정말이지 작은 것도 꼭 되갚아야 하는 성격이었다. 소월이가 오늘 아침 금방 바꾼 이불 시트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만 봐도.

전연우도 그녀더러, 밤에 덮을 이불이 없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몸소 느끼게 하고 싶었나 보다.

장롱 속의 이불은 모두 오랜 기간 씻지 않은 데다가, 소월이가 또 먼지 알레르기까지 있었으므로 한번 잘못 덮었다가는 한밤중에 병원에 실려 갈 게 뻔했다.

이 남자는 정말이지 뒤끝이 길었다.

쪼잔한 사람! 속 좁은 고집쟁이!

소월이가 이불을 신경질적으로 휙 바닥에 내던졌다. 내일 다시 가져가 씻을 요량으로 두꺼운 외투를 찾아 덮고는, 침대 위에 누웠다.

이튿날 아침,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투명한 햇살이 유리 장막을 드리운 듯 밝게 방안에 비쳐 들어왔다.

기지개를 켜며 일어난 장소월은 평소와 달리 지끈거리던 머리도, 밤새 괴롭히던 코막힘도 없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언제 생겨났는지 모를 회색 무늬 이불에 덮여있는 자신을 확인하고 소스라치게 놀라 바로 이불을 옆으로 걷어차 버렸다.

이 색은, 전연우에게만 있는 것이었다.

설마, 전연우가 어젯밤에 몰래 방에 들어온 건가?

장소월의 얼굴이 삽시에 창백해졌다. 괜찮았던 머리가 다시금 쿵쿵 울렸다.

요즘 전연우가 그녀의 방에 들어오는 일이 잦아졌다.

누가 봐도 이건 별로 좋을 일이 아니었다.

‘분명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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