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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서소월’이 허태현을 스승으로 모시고 그림 전시회를 연다는 소식이 신문의 주요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기성은은 장소월과 똑같은 얼굴로 성형한 서문정을 쳐다보다가 문득 뒤쪽 벽에서 낯익은 그림을 발견했다.

“대표님, 이것 좀 보세요. 예전 본 것 같은 그림이에요.”

전연우의 눈동자가 어둡게 가라앉았다.

“네 말은 저 뒤에 있는 이 그림들이 장소월 화첩 속 그림과 비슷하다는 거야?”

기성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가씨께선 예전 늘 화첩을 몸에 지니고 다니셨습니다. 가장 아끼던 물건이셨으니까요. 하지만 제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잊어버리셨다고 했어요. 제 생각엔 이 여자가 주워간 것 같아요.”

사실 전연우도 그 화첩을 찾고 싶었었다. 장소월은 아직 색을 올리지 않은 화첩을 넘기며 이곳들은 실제 존재하는 장소인데,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은 장소이기도 하다고 했었다.

잃어버린 그 화첩이 서문정의 손에 들어간 것이 분명하다.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다 준비됐어?”

기성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증거는 거의 다 모았습니다. 서창수는 수년간 거액의 공금을 횡령했습니다. 밖에서 살림을 차린 상간녀들에겐 수억 원 상당의 고급 승용차도 몇 대 있다고 합니다...”

“전시회는 언제 열린대?”

“7일 뒤, 허태현이 귀국할 겁니다.”

“그래.”

며칠 전부터 장소월의 상태가 다시 불안정해지기 시작했고, 전연우는 그녀 곁에 머물러야 했다.

전연우는 면봉에 물을 묻혀 장소월의 입술에 발라주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오빠가 그깟 쓰레기들 깔끔하게 치워줄게.”

전연우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잠든 그녀의 장밋빛 입술을 바라보다가 저도 모르게 그녀의 달콤한 향기를 맡으며 고개를 숙여 입맞춤했다.

그때, 돌연 문이 열리고 별이가 갈색 곰돌이 패딩을 입고 들어오고 있었다. 머리에 모자를 쓰고 두 귀까지 쫑긋 세우니 뒷모습만 보면 영락없이 동물원에서 도망쳐 나온 아기곰이었다.

별이는 꼬물꼬물 침대 옆으로 기어가다가 길을 제대로 보지 않았는지 머리를 침대에 찧어버렸다 ...

이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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