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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이 둘의 세상은 한참 전부터 이미 단순하지 않았다.

소위 말하는 세상은 그대로인데 변한 건 사람이라는 말이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었다. 강이한은 자기의 삶이 있었고 이유영도 자기만의 인생 계획이 있었다.

강이한은 입술을 꾹 깨물며 말했다.

“나랑 한지음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야!”

“하!”

이유영은 냉소를 지었다.

강이한의 눈은 더욱 깊고 심각해졌다.

그는 입술을 버금 버금하며 뭐라 설명하고 싶었지만, 이 시각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전생에… 전생에서 한지음이 이유영을 위해 뭘 잃었는지 이유영은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강이한이… 강이한이 뭐라고 이유영한테 말할 수 있을까?

강이한은, 이유영이 전생의 고통을 끝내고 다시 이번 생에 와서 새로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강이한은 몰랐다.

그는 전생과 이번 생이 전혀 다른 두 개의 인생 궤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유영에게 어떻게 전생의 이유영과 한지음의 결말을 말해야 할지 몰랐다.

한지음이 이유영 때문에 잃은 게 얼마나 많은지 이유영은 전혀 몰랐다.

그리고 그 상황 속에 처했던 강이한은 또 이 모든 걸 목격하고도 그녀가 제멋대로 막 살게 놔둘 수는 없었다.

강이한이 사색에 잠긴 사이, 차는 어느덧 모리나 호텔에 도착했다.

“도착했어.”

이유영은 쌀쌀맞게 얘기했다.

강이한은 호텔 대문을 한번 보고는 이유영에게 말했다.

“여기에서 나를 기다려.”

“강이한 너 정말 제정신이야?”

“…”

“넌 지금 내가 네 기사를 할 만큼 한가한 사람으로 보여?”

오는 길 내내 참은 이유영은 결국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터졌다.

강이한은 어리둥절했다.

그리고 그제야 지금의 이유영은 확실히 예전과 신분이 달라졌다는 걸 인식했다.

지금의 그녀는 만나는 사람마다 공손히 인사해야 하는 로열 글로벌의 대표였다.

그런 위치에 있는 이유영이 매 순간 어떤 부담과 긴장감을 감당하고 있는지 강이한도 당연히 모를 리 없었다.

“그럼, 당신 먼저 돌아가 봐. 내가 시간 날 때 당신 찾으러 갈게.”

강이한은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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