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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소은지는 빗속에 아내를 홀로 버려두고 외간여자를 만나러 간 강이한을 용서할 수 없었다.

유영이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

“은지야….”

“이거 놔. 내가 그 여자 찢어버릴 거야.”

“그럴 필요 없어.”

“유영아, 넌 왜 이렇게 나약해빠졌어?”

‘내가 나약하다고? 그래. 전생에는 그랬었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단지 그들과 똑 같은 사람이 되기는 싫었다.

“의사 좀 만나서 검진을 받아야겠어.”

“너 다쳤어?”

“응.”

유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소은지는 또 한번 분노에 치를 떨었다.

하지만 유영은 더 이상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았다.

강이한은 한지음을 병실에 안치한 뒤, 유영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핸드폰은 이미 꺼진 상태였다.

밖으로 나와보니 소은지가 온몸이 홀딱 젖은 유영을 부축해서 차에 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 순간 그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병실에서 보였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자 눈빛은 다시 차가워졌다.

소은지는 유영을 데리고 다른 병원으로 가서 검진을 받았다.

아까는 밖이라서 제대로 안 보였는데 유영의 얼굴에는 시뻘건 손자국이 찍혀 있었다.

“그 망할 년 때문에 널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유영은 눈을 감았다.

지금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이게 몇 번째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데려다줄게.”

처치가 끝나자 소은지가 말했다.

유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

“무슨 일인데?”

“강이한을 패배하게 만들 거야.”

유영의 두 눈에는 증오가 가득했다.

소은지는 그런 친구를 바라보며 섬뜩함을 느꼈다.

친구가 이렇게까지 격렬한 감정을 내보인 건 흔치 않았다.

얼마나 미웠으면 저런 표정을 아무렇지도 않게 짓고 있을까?

병원을 나온 유영은 커피숍까지 데려다준다는 소은지의 제안을 거절했다.

시간도 늦었고 소은지도 휴식이 필요할 터.

평소였다면 절대 이 시간에 전화를 하지 않았겠지만 오늘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했다.

어쩌면 그 순간에 그녀도 기댈 곳이 필요했을 수도 있었다.

커피숍으로 돌아오자 조민정과 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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