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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유영은 차에 오른 뒤로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다. 병원에 거의 도착할 때쯤에는 온몸에 한기가 돌면서 떨렸다.

옷을 두껍게 입었는데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면 전형적인 고열 증상이었다.

“추워요?”

귓가에 남자의 사무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영은 피곤한 듯, 눈을 잠깐 뜨고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녀는 당장이라도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더니 남자가 겉옷을 벗어 그녀의 몸에 덮어주고 있었다.

유영은 그대로 정신을 잃고 잠들어 버렸다.

병원에 도착한 뒤, 문 비서는 초조한 기색으로 박연준의 눈치를 살폈다.

“대표님, 제가 할게요.”

박연준이 소매를 걷어올리고 유영을 안으려 하자 문 비서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했다.

남자는 싸늘한 눈빛으로 자신의 비서를 힐끗 바라보았다.

문 비서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요즘 이유영 씨에 대한 여론이 뜨겁습니다. 오해가 생길만한 상황은 피하시는 게….”

“문 비서가 안고 들어가면 이상한 소문이 안 생길 것 같아?”

문 비서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사실 유영이 지금 누구와 함께 있든 그건 걸어다니는 화제거리였다.

물론 상대가 박연준이라면 오히려 그의 눈치를 봐서 기사를 안 낼 수도 있었다.

청하시에서 박연준은 저승사자로 유명했다. 강이한이 대외적으로 부드러운 이미지라면 박연준은 냉철하고 강직한 이미지였다.

유영은 고열에 이미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아마 박연준을 찾아왔을 때도 억지로 버텼던 것 같았다.

박연준은 그녀를 안고 응급실로 들어갔다.

마침 병원을 나오던 강이한은 그 모습을 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박연준의 품에 안긴 여자를 노려보았다.

반면 박연준은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박연준!”

강이한이 이를 갈며 으르렁거렸다.

그는 현재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해외의 로열 글로벌 회장과 잠잠하나 싶더니 이번에는 강성의 박연준이 나타났다.

대체 아내의 주변에는 왜 이렇게 남자가 꼬이는 걸까?

한참이 지난 뒤, 유영은 추위에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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