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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진영숙은 아들에게 막말을 퍼붓는 유영을 보고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다.

유영은 싸늘한 표정을 하고 진영숙에게 말했다.

“당신들 같은 사람들을 가족으로 맞은 건 내 인생 최대의 실수였어!”

진영숙이 뒷목을 잡았다.

최근 들어 유영 때문에 혈압 터져서 병원으로 실려간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녀는 떨리는 손을 들어 유영을 손가락질하며 강이한에게 말했다.

“쟤 좀 봐. 너 마누라 관리를 어떻게 하면 애가 나한테까지 이러니? 쟤 때문에 엄마 죽는 꼴 보고 싶어?”

강이한은 머리가 울리는 것 같았다.

전에도 엄마와 유영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는 건 알았지만 유영은 한 번도 그의 앞에서 적대감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요즘 돌아가는 집안 꼴이 불쾌하기 그지없었다.

“아줌마, 진정하세요.”

유정원이 우아한 자태로 앞으로 나서며 분노에 치를 떠는 진영숙을 다독였다.

그녀는 큰 키에 단아한 외모를 가진 미인이었는데 목소리마저 나긋나긋한 것이 전형적인 재벌가 규수의 모습이었다.

유영은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여자와 강이한을 번갈아보고는 말없이 문밖으로 걸어갔다.

강이한이 따라와서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당신 먼저 올라가 있어!”

“대체 저런 애를 왜 계속 집에다 두겠다는 거야? 당장 꺼지라고 해!”

“그만하세요!”

강이한은 유영의 손을 꽉 잡은 채, 진영숙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그는 그대로 유영의 손을 잡고 다가가서 전화기를 들고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네, 대표님.”

“와서 큰 사모님을 본가로 모셔다드려.”.

“이한이 너… 지금 이 어미를 내쫓는 거야? 대체 쟤 어디가 그렇게 좋아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거니!”

아들이 과도하게 유영을 싸고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자신과 싸움이 난 상황에서조차 유영의 편을 들 줄은 몰랐다.

잠시 후, 조형욱이 저택에 도착했다.

그는 유경원을 본 순간 오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략 알 것 같았다.

결국 진영숙은 씩씩거리며 차에 탔다. 어떻게든 유경원을 아들과 엮으려던 계획은 시도도 못해보고 막을 내렸다.

유영이 떡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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