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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정유라가 갑자기 자원봉사를 간다고 아프리카행을 선포한 뒤, 외삼촌은 모든 애정을 유영에게 쏟아부었다. 그녀를 데리고 각종 중요한 자리에 참석했고 온갖 보석과 액세서리를 사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유영은 세강 일가에게 아직은 자신과 정국진의 관계를 밝히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이런 명품 차를 끌고 다니는 걸 강이한이 안다면 미심쩍게 생각하고 조사에 착수할 게 분명했다.

물론, 강이한은 이미 정국진을 조사하고 있다는 것을 유영은 모르고 있었다.

그는 오해로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자신과 10년을 동고동락한 여자가 갑자기 변심하고 다른 남자에게 간다는데 이유도 모르고 당할 사람이 아니었다.

결국 유영은 조민정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조민정은 회장님 지시라고 딱 잘라 말했다. 유영은 그제야 조민정은 정국진의 말을 가장 우선으로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입찰 현장.

유영은 박연준과 함께 자리했다. 박연준의 반대쪽에는 강이한과 조형욱이 자리했다.

분위기는 좀 삭막했다.

강이한은 조형욱에게 눈길을 보냈지만 조형욱은 고개를 푹 숙이고 시선을 회피하고 있었다.

유영이 박연준과 함께 입찰 현장에 나타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강이한을 포함해서 조형욱마저도 그녀가 박연준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강이한은 분노에 치를 떠는 반면, 유영은 덤덤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베이지 톤의 깔끔한 정장은 그녀의 유려한 이목구비와 차분한 분위기를 더욱 매력적으로 돋보이게 했다.

몇몇 회사들에서 설계 도면을 제출했지만 모두가 심사 탈락이었다.

그만큼 정부에서 동교 신도실 개발을 중시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잠시 후, 박연준과 강이한이 설계 도면을 가지고 단상으로 올라갔다. 유영은 긴장한 얼굴로 박연준을 바라보았다.

반면 박연준은 차분한 표정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핸드폰에서 문자 알림이 뜨면서 유영의 집중력을 분산싴켰다.

확인해 보니 강이한에게서 온 문자였다.

“나가서 얘기 좀 해!”

유영은 박연준 옆으로 고개를 살짝 틀고 싸늘한 시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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