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51 - 챕터 60
1128 챕터
제51화 떠봤다
성연은 약을 다 바른 후, 뚜껑을 닫아 한쪽에 놓았다. 무진이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까지 약을 바르는 동안 이렇게 긴장하긴 처음이었다. 이마에서 땀이 날 정도였다. 진우현이 그에게 약을 발라줄 때는 전혀 이런 느낌이 아니었다. 무진은 성연이 자신에게 생각보다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느꼈다.연고를 제자리에 놓은 성연이 고개를 돌렸다.약을 먹고 쉬고 싶은 성연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무진의 다리로 시선이 향했다. 무진은 검은색 목욕가운을 입고 있었는데, 살짝 열린 가운 사이로 길고 튼튼한 다리가 드러났다. 아마도 방금 약을 바르던 중에 실수로 가운이 벌어진 모양이었다.무진의 허벅지에 있는 작은 상처에서 피가 배어 나와 있는 것이 보였다.일반인들은 잘 못 보지만, 늘 이런 상처를 보고 치료해 온 성연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그런데, 상처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보통 상처가 아닌 총상이었다.상처 가장자리에 총알에 마찰되며 긁힌 흔적이 있었다.성연은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집에서 쌀만 축내는 빈대 같은 남자가 어떻게 이런 상처를 입었지?’‘어쩐지, 다친 지 오래되었는데도 상처가 잘 낫질 않는다 했더니.’성연은 궁금했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녀는 강씨 집안의 복잡한 일에 절대로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강씨 집안에 들어온 것은 모두 ‘스카이 아이 시스템’ 때문이었다. 다른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그녀가 너무 냉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스카이 아이 시스템’을 찾기 전에는 어떤 문제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그날, 집안 모임에서 강씨 집안 내의 알력 다툼이 얼마나 치열한지 똑똑히 봤다. 그들 모두 보통이 아닌 사람들이었다. 성연의 시선이 계속 자신의 다리를 향하자, 무진은 성연이 이미 자신의 상처를 봤음을 눈치챘다.숨기기보다 차라리 인정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무진이 물었다.“내 다리를 치료해 줄 수 있어?”성연은 그의 물음에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의사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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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계략이 떠올랐다
“정말 많은 의사들에게 상처를 보이고 치료도 받았어. 하지만 모두 효과를 보지 못했지. 한의사 양의사 모두 만나봤지만.”무진 자신도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알고 싶었다.똑같은 상처인데 왜 송성연의 방법은 효과가 있고, 다른 사람들은 아닐까?성연은 갑자기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여기서 조금만 더 자세히 말하게 되면, 귀찮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얘기해버렸으니,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었다. 성연은 머릿속으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생각했다.“아마도…… 그 약이 당신의 몸에 맞지 않았기 때문일 거예요. 예전에 내가 어떤 마을에 있을 때, 이웃집 할머니가 교통사고로 다리뼈가 부러졌는데, 천천히 치료하다 보니 걷는 데는 별문제가 없었어요. 마침 어떤 약재가 쓰였는지 알고 있으니까 나중에 적어서 드릴게요.”‘아마도, 그 노부인의 다리를 치료한 사람도 송성연이었겠지?’무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행동을 묵묵히 지켜봤다.하지만, 성연은 자신의 연기가 뛰어나 상황을 잘 모면했다는 생각에 뿌듯해했다.그날 저녁, 약을 다 바른 무진과 성연은 다시 안방으로 돌아왔다.성연은 소파에 눕는 대신, 무진과 큰 침대에 함께 누웠다. 두 사람은 이불을 덮고 잠을 청했다.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다음날, 성연은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그전처럼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었다.여전히 많은 학생이 뒤에서 그녀를 손가락질했다.성연이 쳐다보면 모두들 화들짝 놀라 고개를 숙인 채 재빨리 앞을 지나갔다.‘쳇! 모두 나를 완전 재수덩어리로 취급하는데?’‘뭐, 이것도 괜찮네. 적어도 귀찮게 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교실로 돌아온 성연은 마침 생리가 시작되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자장가 같은 수업을 듣고 있자니 푹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성연은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으나 생리통 때문에 몸이 더욱 힘들어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그녀는 어느덧 책상에 엎드려 편안한 자세로 잠이 들었다.오늘은 감히,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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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누군가 교실 문을 잠갔다
송아연은 물을 사러 간다는 핑계로 밖으로 나갔다.그리고는 임정용을 옥상으로 불렀다.“공, 공주님.”손가락을 입안에 문 채 임정용이 송아연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의 입에서 침이 흘러내렸다.송아연은 혐오감이 가득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는 뚱뚱한 데다 머리와 귀가 컸다. 몸집은 어른만 했지만, 아이큐는 아이와 다를 바 없었다. 집안이 좋다는 것과 자신을 좋아한다 것 말고는 하등 볼게 없는 존재였다. 임정용은 송아연을 처음 볼 때부터 ‘공주님’이라고 불렀다.그녀는 그런 그가 귀찮고 싫었다. 하지만 이제 쓸모가 생겼다. 송아연은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정용아, 부탁할 일이 있어.”그는 그녀의 웃음에 넋을 잃은 듯했다.“공주님, 공주님!”송아연은 등 뒤에 숨기고 있던 음료수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이건 너 주려고 산 거야. 비밀은 꼭 지켜야 해? 안 그러면 이 음료수를 다른 아이들에게 빼앗길지도 몰라.”임정용은 그녀가 건네준 음료수를 온 힘을 다해 사수했다.“나는 공주님이 준 거 절대 빼앗기지 않을 거야."“우리 정용이 정말 착한 친구네.” 송아연은 음료수를 귀한 것이라도 되는 양 한 모금씩 마시는 임정용을 보며 속으로 비웃었다.그리고는 매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정용아, 나랑 어디 좀 갔다 올래?”음료수를 품에 꼭 끌어안은 임정요이 기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응!”임정용에게 교실에서 자신을 기다리라고 시킨 아연이 의기양양하게 운동장으로 갔다.‘음료수 안에다 무언가를 집어넣은 것도 모르고, 흥.’교실에 온 임정용은 온몸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더니 이내 눈이 충혈되며 눈동자에 초점을 잃기 시작했다.안절부절하며 교실을 왔다 갔다 하기 시작했다. 교실은 이내 그의 무거운 발소리로 가득 찼다.그러다가 갑자기 성연의 몸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임정용의 두 눈이 반짝 빛나기 시작했다.하지만, 깊이 잠이 든 성연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임정용은 교실에 있는 유일한 사람, 성연에게 도움을 청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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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었다
성연은 그제야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았다.아무도 없는 틈을 타 누군가 일부러 임정용을 들여보낸 것이 분명했다.자신을 향한 계략이 나름 꽤 괜찮았다고 생각했다.‘대체 나와 무슨 원한이 있길래? 이렇게 악랄하고 비열한 모략을 꾸며!’‘평범한 고등학생이 이런 지독한 방법을 쓰다니, 정말 무섭군,’성연의 얼굴이 차가워졌다.‘누가 나를 해코지하려 했는지는 모르겠다만, 글쎄? 일단, 내가 알았으니…….’마침 수업이 끝나는 음악 소리가 울렸고, 조용했던 교실 밖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성연은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떠올렸다.‘만약 애들이 돌아와서 지금 장면을 보면, 나는 죽어도 누명을 벗을 수 없겠지?’그녀는 창가로 걸어가서 CCTV의 위치와 높이를 살펴봤다.그리고는 바로 창문으로 뛰어내렸다.그녀가 있던 곳은 3층이었다.성연은 몹시 빨랐다. 다른 교실 창문에 붙어서 아래로 뛰어내렸다.그리고 긴 끈을 이용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높이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또, 교묘하게 CCTV 사각 지대를 이용해 움직였다.일 분도 채 되지 않아서, 성연은 바닥에 발을 디뎠다.그리고 치맛자락과 몸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고, 강의동 1층으로 향했다.바로 그 시각, 송아연과 그녀의 ‘친한 자매들’ 그리고 반 학우들이 하나 둘씩 교실 문 앞에 도착했다.송아연과 ‘학교 자매들’은 각자 밀크티 한 잔씩을 들고 기분이 좋아 보였다.달짝지근한 밀크티가 입안에 들어갔지만 송아연은 그 맛을 느끼지 못했다. 이미 마음은 다른 기쁨으로 가득차 있었으니까. 이제 문을 열고 들어가기만 하면 송성연의 처참한 몰골을 볼 수 있을 터였다. 생각만 해도 흥분되었다.‘송성연이 강씨 집안의 보호 아래 있다 한들, 그게 무슨 상관이야?’복도는 학생들로 붐볐다.[문이 왜 잠겼어?][누가 마지막으로 나간 거야? 문은 왜 잠근 거야?][내가 나갈 때는 교실에 사람이 없었어. 그때만 해도 문이 열려 있었는데, 어떻게 된 거지?][누가 양심도 없이 문을 잠갔지? 사이코지,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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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이렇게 독한 사람이라니
눈을 동그랗게 튼 뜬 송아연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왜 송성연이 없는 거야?’‘혹시 숨은 건가? 그럴 리가 없지. 교실에는 숨을 데가 없는데.’학생들은 교실 안의 장면을 보며 너무 놀라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기저기서 여학생들의 비명이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게다가 다른 반 학생들도 와서 구경하는 바람에 사람들로 가득 찬 복도가 시끌벅적했다.학생들 몇은 선생님을 부르러 갔다.학생들 뒤쪽에 선 성연은 표정 하나 놓치지 않을 만큼 송아연을 뚫어져라 주시했다.조금 전의 사건이 누구의 계략이었는지 알 것 같았다.성연의 표정이 가라앉으며, 눈빛도 차가워졌다.송아연이 단지 자신을 싫어하는 것뿐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자신을 미워할 줄은 몰랐다. 송성연을 과소평가한 것이다.송아연이 이렇게 지독하다니! ‘순결이 여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면서 이런 짓을 저지르다니!’성연은 마음속으로 송아연의 악행 하나를 더 추가했다.선생님은 생각보다 일찍 왔다.그는 교실 안의 장면을 보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일단 몸집이 큰 너희들이 가서 옷을 입혀. 여학생들은 잠시 다른 곳에 가서 기다리고. 더 이상 보지 않는 게 좋겠다.”선생님은 애써 진정하며 학생들을 안내했다.다른 반 여학생들은 모두 자기 반으로 돌아갔지만, 같은 반 여학생들은 교실을 등지고 서서 감히 고개도 돌리지 못했다.학생들은 최대한 빨리 현장을 정리했다. 몇몇 키 큰 남학생들이 힘을 모아 임정용을 일으켜 옷을 입혔다. 옷이 너덜너덜 찢어져 있어서 한참을 낑낑댄 후에야 겨우 입힐 수 있었다.옷을 입힌 후 얼마 되지 않아 구급차가 도착했다. 구급요원들이 임정용을 들것에 싣고 병원으로 향했다.임정용을 보내고 나서야 학생들은 다시 수업을 하기 위해 교실로 돌아왔다.임정용이 누워있던 곳에 방향제를 뿌렸다.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성연은 느릿느릿 교실로 들어갔다.학생들은 대부분 임정용의 일을 얘기하고 있었다.[그 바보 같은 녀석이 약을 잘못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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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모함하지 마
송아연의 말에 수군대던 학생들이 입을 다물고 이쪽을 바라봤다.그녀의 사악한 마음은 식견을 넓혀줄 뿐, 그런 수작은 성연에게는 통하지 않았다.진심으로 그녀를 골탕먹이고 싶다면, 몇백 년은 더 수련하고 다시 붙어야 할 것이었다. 그런 유치한 방법으로는 전혀 성연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그녀는 차갑게 웃으며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반박했다.“너 내가 교실에 계속 있는 것을 봤어? 설마 너 다시 교실에 왔던 거야?”그러자 송아연은 안색이 변하며 목이 잠겨 제대로 소리가 나지 않았다.“수업 가기 전에 다들 봤잖아.”“그래?”성연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어떡하니?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보건실에서 자다가, 선생님이 수업 끝났다고 깨워줘서 지금 온 건데 내가 들어오는 거 다들 봤잖아.”그러면서 그녀는 갑자기 아연에게 다가갔다.“뭐 하는 거야?”송아연은 날카롭게 소리치며 뒤로 한발 물러섰다.성연은 아무 말 없이 계속 앞으로 걸어갔고, 송아연은 계속 뒷걸음을 칠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자, 성연은 걸음을 멈췄다.송아연은 그녀가 무슨 짓이라도 할까 봐 몸을 빼며 뒤로 기울였다.성연은 몸을 굽혀 송아연을 내려다보았다. 차가운 시선이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난 너무 궁금하단 말이야. 송아연, 넌 나와 친하지 않다고 떠들고 다니면서 이상하게도 왜 사사건건 그렇게 관심이 많지? 온종일 나만 보고 있잖아. 그 임정용이라는 애, 네가 교실로 데려온 거지?”그녀는 원래 그 바보의 이름을 몰랐지만 다른 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었다.송아연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송성연, 함부로 남을 모함하지 마!”그녀는 당황한 표정이었다. 사람들에게 모든 것이 탄로 날까 봐 두려워 점점 목소리가 커졌다.성연은 차가운 눈으로 송아연을 바라보았다.“내가 겨우 이 정도 말한 것 가지고 모함이라니? 너는 입만 열면 헛소리를 하는구나. 내가 전학 오자마자 내 몸에 더러운 물을 끼얹고는 내가 억울해 할 것은 왜 생각 못 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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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누가 준 약일까
송성연은 속으로 대답했다.‘난 정말 3층에서 뛰어내렸어.’그러나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일은 없을 것이었다.누군가가 자신을 대신해서 해명을 해주는 것만 같아 그녀는 기뻤다. 이로써 같은 반 학생들이 모두 생각이 없는 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다.그녀는 자리로 돌아와 책상에 엎드려 계속 잠을 잤다.조금 전 3층에서 뛰어내리느라 너무 힘을 많이 썼는지 배가 더 아픈 것 같았다.그녀는 배를 문지르며 어떻게든 다시 잠을 청해 보려고 노력했다.잠이 들면 고통도 잊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드디어 하교 시간이 되었다.임정용의 일로 학교는 떠들썩한 분위기였다. 몇몇 말하기 좋아하는 학생들이 그의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렸다. 학교 측은 임정용 일가의 체면을 고려해 이번 사건을 덮으려 했다. 그러나 이미 소문이 퍼져 더는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학교 측은 할 수 없이 그의 부모를 모셔왔다.교장은 임정용의 부모 앞에 서서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아버님, 어머님. 저는 임정용 학생을 위해 전학을 제안합니다. 우리 학교에 계속 다니게 되면, 임정용 학생의 학교생활이 그리 쉽지 않을 것입니다.”소문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어요. 아무리 바보라 하더라도 그런 말을 계속 듣다 보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상황으로는 전학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정용의 아버지는 늘씬한 몸매에 정장 차림이었다. 어머니는 예쁜 얼굴에 정성 들인 화장을 하고 있었다.아들이 이런 일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울었는지 눈시울이 붉어져 약간 초췌해 보였다.그들 부부는 각각 자신의 사업이 있어 지위가 꽤 높았다.하지만 부부의 하나뿐인 아들은 바보였다. 둘은 매일 일하느라 바빠서 아들을 잘 돌보지 못해 그가 이렇게 되었다며 자책했다.임정용의 상태는 그들 일생의 고통일지도 몰랐다.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아들을 사랑했고, 그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었다.그들은 이런 불상사가 생긴 것에 대해 분노했다.임정용은 분명히 스스로 약을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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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왜 저를 의심하세요
다음날 송성연은 등교해 수업을 들었다.이윤하는 강단에 서있었다. 그녀는 담임으로서 반에 무슨 일이 생기면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었다.“조용히 해. 모두 어제 교실에서 발생한 일을 잘 알고 있을 거야. 나는 개인 소지품을 검사해서라도 고의로 학우를 망신시킨 사람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찾아야겠어.”그녀는 억지스러운 발언으로 학생들의 원성을 샀다. [개인 소지품을 검사하는 것은 우리의 프라이버시를 침범하는 것과 같아요.][비밀이 없는 사람이 어딨어요? 이렇게 하는 것은 지나친 것 같아요.][대놓고 우리 물건을 뒤지는 것은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것 아닌가요? 우리는 학생이지만 독립된 개체로서 인권을 가지고 있는데 말이에요!]많은 학생이 내키지 않아 하며 불만의 소리가 커져갔다.그러나 자기 반에서 사건이 터진 이상,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이윤하는 송성연의 약점을 잡고 싶었다.전에 사무실에서 체면을 구겼으니 이번에 반드시 복수해야 했다.그녀는 송성연과 그녀의 보호자의 태도 그리고, 교장의 압력에 어쩔 수 없이 머리 숙여 사과한 굴욕적인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너무 화가 나 며칠 동안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송성연에게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마음속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을 것 같았다.만약 송성연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한다면, 아무리 힘 있는 보호자라 해도 어쩔 수 없을 것이었다.게다가 어제 다른 학생들은 모두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나갔는데 송성연만 가지 않았었다.“이 일은 학교의 명성과 관련된 일이기도 하고 또 학생들의 도덕성과도 관련되어 있으니, 너희들이 원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검사해야 해."이윤하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송아연이 제일 먼저 나서서 그녀의 말을 두둔했다.“선생님, 주범을 잡기 위해 모두 적극적으로 협조할 거예요. 먼저 서랍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건을 숨기기에 제일 좋은 곳이잖아요.”그녀는 차가운 얼굴로 웃으며 성연이 있는 쪽을 쳐다보았다. ‘송성연, 너도 참 운이 좋은 애야! 여러 번 내 계획을 무산시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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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공개처형
성연의 말에 다른 학생들도 그녀가 옳다고 생각했다. 누구든지 이유 없이 억울함을 당하면 마음이 불편한 게 당연했다.하물며, 송성연은 전혀 이런 일을 할 사람 같지 않았다.이윤하는 학생들의 반응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는 송성연의 책상을 반드시 뒤지고야 말겠다고 이미 결심했기 때문이었다.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너 설마 찔리는 거라도 있는 거야? 그래서 걱정이 돼서 그러니? 어제 우리 반에서 체육수업에 나가지 않은 사람은 너뿐이야. 그리고 너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다 검사할 거야. 누구도 피할 수는 없는 일이야.”이윤하의 마음속에 이미 계산이 선 것을 안 성연은 웃음이 나왔다.“만약 제가 거절한다면요? 근거도 없이 검사하는 것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일이에요. 만약, 선생님이 제가 의심스럽다면 먼저 증거를 보여주세요. 지금 저는 전혀 협조할 필요가 없어요.”“그래도 검사하고 싶다면, 만약 아무것도 찾지 못했을 경우에 학생들 앞에서 저에게 사과하세요. 지금 저는 매우 불쾌하거든요.”이윤하는 순간 화가 났다. ‘입만 열면 사과하라고 하잖아? 자기 집안이 배경 좀 있다고 해서 뭔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나 보지?’그녀는 굳은 표정으로 억지스러운 모습을 숨김없이 드러냈다.“송성연, 너 뭐 숨기는 거 있지? 정말 네가 한 짓은 아니겠지?”이윤하는 성연을 밀치고 책가방을 열어 그녀의 물건을 검사하려고 했다.성연도 더 이상 막지 않고 벽에 기대섰다.“그래요, 검사하세요. 마음대로 검사하세요! 이왕 검사하는 거 아주 샅샅이 검사해야 해요. 작은 틈이라도 절대 놓치지 마세요.”이윤하는 성연의 책가방과 책상을 뒤졌다.심지어 작은 틈새도 놓치지 않았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그녀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마침내, 검사가 끝나자 성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윤하를 노려보았다.“어때요? 선생님, 사과하실 거죠?”성연은 그녀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는 것을 보며 비꼬았다.“어제 일어난 일을 오늘에서야 검사하다니, 범인도 아마 속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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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일부러 나를 자극한 것이 틀림없다
이윤하가 고의로 자신을 겨냥한 것을 안 송성연은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그래서 더는 망설이지 않고 휴대전화를 꺼내 경찰에 신고했다.이윤하도 막무가내로 나오는 판에 자신 역시 체면 따위 지켜줄 필요가 없었다.성연이 지나치다고 탓할 수는 없었다. 이윤하는 매번 그녀 앞에 걸림돌을 만들었고, 이제 성연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지난번에는 강무진이 나서서 일이 잘 해결됐었는데, 얼마 안 돼 이윤하가 또 사건을 벌일 줄은 몰랐다. 성연은 이번에는 정말 참을 수 없었다. 만약 이윤하가 전에 그런 적이 없었다면 봐줄 수도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송성연, 그만해!”이윤하는 성연이 말로만이 아닌 행동으로 나서는 것을 보고 너무 당황스러웠다.그녀는 개인적으로 송성연의 물건을 검사해 그녀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송성연이 이렇게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만약 정말 경찰이 온다면, 이 일은 온 학교가 다 알게 될 것이 뻔했다. 이윤하가 손을 들어 성연을 제지하려 했지만, 이미 전화는 연결됐고, 그녀는 재빨리 경찰에게 사건의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북성남고에 울려 퍼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왔고 학교는 또 한 번 들썩였다.송아연은 창백한 얼굴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일이 이 지경까지 될 줄은 전혀 몰랐다.‘만약, 경찰이 더 깊이 조사하면 나는…….’송아연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경찰 사람들과 학교 측 사람들이 모두 교실에 모였다.송성연이 입을 열었다.“경찰 아저씨, 바로 이 선생님이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범인을 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저를 찾아와 제 물건을 뒤졌어요. 그리고 제가 범인이라도 확신했어요. 경찰 아저씨가 해결해 주시길 부탁드려요.”성연은 말하는 중에 연신 눈시울이 붉어지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이윤하, 송아연, 너희들만 연기할 수 있는 줄 알았지? 나도 연기 잘해!’성연은 고작 이런 일로 기죽지 않았다.교장은 잔뜩 화가 난 얼굴이었다.그는 이미 이윤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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