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의 모든 챕터: 챕터 1061 - 챕터 1070
1098 챕터
제1061화
“뭐...뭐라고요?!”한리는 눈을 크게 뜨고 그 자리에 굳어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하지만 전...”“한 선생님!”요섭은 그녀에게 명단을 보여 주며 냉소를 지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명단에 선생님의 이름이 없네요!”“그럴 리가요!”“그건 모르겠습니다. 저는 단지 폐하의 요구에 따라 반드시 명단을 하나하나 대조해야만 사람들을 들여보낼 수 있습니다!”한리의 얼굴이 보기 싫게 일그러졌다. 쨍쨍한 햇빛 아래서 그녀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었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구자영 학생.”요섭은 그녀의 이름을 길게 부르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학생의 이름도 명단에서 빠졌네요!’“네?”구자영은 놀래서 소리 질렀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저 초대장 있어요. 저...”“죄송해요. 구자영 학생, 황실의 규정에 따라 초대장은 아무런 효력이 없습니다. 최종적으로 명단에 따라야 합니다.”“그게...”“하지만 제 생각엔 구자영 학생이 들어갔다고 해도 별 소용이 없을 거예요. 우리 남양의 황궁은 학생 같은 사람을 별로 반기지 않거든요.”구자영은 이를 악물고 그를 바라봤으며 두 눈에서 불꽃이 떨어지는 듯했다.하지만 주위에는 모두 호위대였으며 요섭도 지위가 높아서 그녀는 함부로 무례하게 굴지 못했다. 한참 후 그녀는 화를 억누르고 물었다. “왜죠?”“제가 방금 구자영 학생이 한 말을 똑똑히 들었거든요.”요섭은 소리를 조금 더 높였다. “우리 남양은 민풍이 순박한 곳이며, 폐하께서 줄곧 평등우호와 단합을 힘써 제창해 오셨습니다. 방금 구자영 학생의 방금 언행은 우리의 평등, 우애와 반하는 것 같은데요!”구자영은 온몸이 뻣뻣해져 옆에 있는 한리와 같이 태양 아래서 돌처럼 굳어졌다. 박나연은 강소아를 한 번 쳐다보고는 가만히 키득거리면서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속이 다 시원하네!”“응?”“그렇지 않아?”박나연은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말했다. “흥,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더니, 우리 조상님 말 하나도 틀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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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2화
모두가 들어가자 굳어있던 두 사람은 그제야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경우야! 여기까지 왔는데 들어가지 못한다니?”“이 낡은 황궁이 뭐가 그리 귀하다고. 와달라고 빌어도 이젠 안 와!”“이딴 곳을...내가 꼭 사진으로 찍어서...”황궁의 호위대는 즉시 두 사람을 에워쌌다. 호위대는 아무런 말 없이 그저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으며 손에 든 긴창은 햇빛 아래서 차가운 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구자영은 순간 겁이나 입을 다물고 있었으며 한리는 그녀에게 연루될까 봐 서둘러 핸드폰을 호위대에 제출했다. 호위대는 구자영을 한 번 쓱 쳐다보고 바로 그녀의 핸드폰도 압수했다. 두 사람은 어떤 궁전도 들어갈 수 없었고 호위대에 둘러싸여 아무런 가림막도 없는 이 광장에서 천천히 군 고구마처럼 구워지고 있었다. 하수영도 얼굴이 굳은 채 서 있었다. 그녀는 남자가 한 말을 떠올렸다. “강소아 옆에 있는 남자가 누군지 알아?”“오성의 큰도련님 최군형이야, 지금은 오성에 없지.”“하, 양부모님도 예뻐하시고, 최씨 가문에 큰 도련님도 그녀를 아끼니 강소아의 팔자는 왜 그렇게 좋을까?”하수영의 손끝이 떨려왔다. 그녀는 오성의 최씨 가문과 남양의 윤씨 가문이 혼인을 약속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녀의 생각이 맞다면 오늘 이 모든 일은 최군형이 꾸민 일일 것이다.하수영의 눈에는 독기가 가득했으며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그래, 그 남자 말이 맞아...’강소아를 하루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육명진에게도 시한 폭탁일 뿐만 아니라, 그녀에게도 좋을 게 하나 없었다. “소아야, 날 탓하지 마.”하수영은 한글자씩 내뱉었다. “네가 먼저 날 건드린거야...네가 그렇게 만든 거라고!”*저녁 시간, 강소아는 호텔로 돌아와 약속한 시간에 맞춰 최군형과 영상통화를 했다. 오늘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모두 드라마틱해서 그녀는 지금까지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었다. “군형 씨, 오늘 비록 국왕 폐하를 뵙지는 못했지만 그분이 이렇게 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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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화
강소아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고개를 돌리고 화면을 외면했다.“그게 무슨 소리예요!”“같이 씻자고요!”최군형은 더욱 환하게 웃으며 웃옷을 벗었다. 그의 탄탄한 상반신이 드러났다.“왜 나 안 봐요?”“최군형 씨...”강소아는 보기 싫은 척하면서도 몰래 화면을 훔쳐보았다. 그의 탄탄한 가슴, 선명한 복근, 잘 다져진 팔...강소아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뛰었다.최군형이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볼 거예요, 안 볼 거예요? 안 볼 거면 전화 끊어요.”“당신...”“안 끊으면, 같이 씻고 싶다는 뜻으로 알게요.”최군형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소아 씨는 옷 입고 샤워하나 봐요?”“최군형 씨!”강소아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대놓고 웃지는 못했지만, 마음속은 달콤해졌다.물론 부끄럽기도 했다. 진지한 사람인 줄은 알았지만 이런 얘기를 할 때조차 진지할 줄은 몰랐다.최군형은 핸드폰을 한쪽에 놓고는 자기 허리 쪽을 비추더니 덤덤하게 반바지를 벗기 시작했다.“씻을게요.”최군형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가볍게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은 강소아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화면을 보지 못했다.그런데 이때, 핸드폰에서 놀란 비명이 들려왔다.강소아는 깜짝 놀랐다. 화면 속의 최군형이 눈을 크게 뜨고 깜짝 놀란 눈빛으로 어딘가를 쳐다보고 있었다. 분위기가 이상하리만치 고요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얼마 뒤 화면 속에 강소준의 난처한 얼굴이 나타났다.“수호신 형...”최군형은 강소준과 핸드폰을 번갈아 보며 애써 진정하려 했다.“그... 소아 씨, 오늘은 이만 끊죠, 일찍 자요!”“네?”강소아가 뭐라 하기도 전에 이미 통화가 끊겼다.그녀는 집 화장실 구조를 생각했다. 화장실은 작은 편이 아니었다. 밤이 돼 어두워졌고, 그 안의 사람이 문을 잠그지 않았다면...최군형은 화장실에 있는 강소준을 발견하지 못한 게 분명했다.강소아는 웃음을 참으며 이불을 뒤집어썼다.한편, 최군형은 귀신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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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4화
남양.강소아는 뒤척거리며 쉽게 잠들지 못했다. 전화라도 걸어 무슨 일인지 물어보고 싶었다. 최군형과 강소준이 멍하니 서로를 바라보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이때 누군가 그녀의 방문을 두드렸다. 그녀는 깜짝 놀라 조심스레 문밖을 보았다. 하수영이었다.“소아야, 자?”강소아는 망설이다가 문을 열어주었다. 하수영은 강소아의 눈을 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소아야, 얘기 좀 할 수 있어?”강소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수영이 변한 것 같았다.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고, 이게 하수영의 탓은 아니지만 그 이유 정도는 알고 싶었다.하수영이 계속해서 물었다.“소아야, 조용한 곳에 가서 잘 얘기해 보자, 응?”“그냥 여기서 해.”강소아는 문에 기대섰다. 하수영을 들여보내고 싶지도, 그녀를 따라가고 싶지도 않았다. 몇 마디 말로 끝낼 일이었다.하수영이 난처한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하지만 여긴...”“왜, 조용하고 좋잖아. 복도에서 사람은 없으니 누구도 우리 대화를 듣진 않을 거야. 자려고 하던 참이라 멀리 나가고 싶지 않아.”“이 시간에 잔다고? 우리 반 애들은 아직도 쇼핑 중이야!”“하, 나한텐 그럴 돈이 없어. 가방도 일부러 작은 거로 챙겼는데.”“소아야...”“더 할 말 있어?”“해명하고 싶은 게 있어. 오늘 일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하수영이 불쌍한 눈빛으로 강소아를 쳐다보며 말했다. 강소아의 입꼬리가 가늘게 떨렸다.“무슨 일?”“소아야, 내가 무슨 말 하려는지 너도 알잖아... 오늘 선생님이 널 참관하지 못하게 하셨을 때 말이야. 다른 친구들이 다 가만히 있는데, 내가 뭐라고 나서겠어? 소아야, 나 좀 이해해 주면 안 돼? 나도 내 사정이 있었어, 나도 힘들었다고...”“응, 이해해. 너도 네 사정이 있으니까, 우리 우정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소아야...”하수영이 강소아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강소아가 그녀를 힘껏 뿌리쳤다. 그녀는 실망한 눈빛으로 하수영을 쳐다보며 소리쳤다.“너 전엔 안 이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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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5화
하수영과 강소아가 동시에 깜짝 놀랐다. 구자영이 크고 작은 가방을 한가득 든 채 걸어들어왔다. 대황궁 광장에서 하루 종일 햇볕을 쬔 탓에 그녀의 피부는 이미 조금 타 있었다. 두꺼운 화장을 했음에도 선명하게 보였다.그녀는 강소아를 쏘아보며 말했다.“눈물 나는 우정이네. 하수영, 오늘 우리가 얼마나 탔는지 모르는 거야? 네 친구가 예쁘게 입고 대황궁을 거닐 때 과연 네 생각을 했을까?”“구자영, 이건 나와 소아 사이의 일이야. 신경 쓰지 마.”“미친 X, 감히 나한테 그딴 식으로 얘기해?”구자영이 이를 갈며 강소아가 든 크림을 흘깃 쳐다보았다. 반짝이는 글씨로 새겨진 브랜드명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이 정도 급의 브랜드는 면세점에서 사도 비쌌고, 강주의 고급 쇼핑몰에서는 가격이 더더욱 하늘을 찔렀다.그런데 강소아가 어떻게?구자영은 홧김에 강소아의 손에서 크림을 확 빼앗아 왔다. 하수영이 깜짝 놀라 물었다.“구자영, 너 뭐 해?”“이렇게 좋은 물건을 쟤한테 주는 건 너무 낭비 아니야? 마침 이 브랜드를 못 샀는데, 이건 하수영 네가 내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할게. 앞으로는 널 덜 괴롭힐게, 어때?”“너...”하수영이 눈을 크게 떴다. 구자영이 이렇게 방해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마음만 급하고 판단이 느린 사람이었다.하수영은 그녀가 자신의 계획을 방해할까 봐 급히 그를 말렸다.“구자영! 이건 내가 소아에게 사준 건데, 네가 왜 가져가?”“뭐? 내가 좀 쓰겠다는데 그게 뭐 어때서?”구자영이 하수영을 힘껏 밀치며 말했다.“어서 소아에게 돌려줘!”“싫어!”구자영은 멸시가 담긴 눈으로 두 사람을 보며 크림의 포장을 뜯었다.“하, 오늘 밤에 바로 쓸 거야! 강소아, 넌 길거리에서 파는 싸구려 화장품이나 써. 네까짓 게 감히 명품을 쓰려고?”“구자영!”하수영이 계속 말하려 할 때, 강소아가 크게 외쳤다.“다 조용히 해!”두 사람이 싸우는 걸 듣고 있자니 머리가 띵했다.“이거 안 받을 거야. 둘 다 방으로 돌아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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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6화
“아, 별일 아닙니다. 제가 곧 처리하겠습니다.”“내 병원에서 사람을 잡아간다는데, 별일이 아니라고요?”경찰관은 말문이 막혀 아무 소리도 하지 못했다.강소아는 눈앞의 남자를 쳐다보았다. 인자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온몸에는 감히 건드릴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카리스마가 있었다. 부드러운 목소리였지만 따르지 않고서는 안 될 것 같았다.강소아를 본 윤찬도 깜짝 놀랐다. 그는 강소아의 손목에 걸린 팔찌에 시선을 고정했다. 윤찬이 인상을 찌푸렸다.잘못 봤을 리는 없을 것이다. 금풍옥로의 디자인과 재질은 모두 세계 유일한 것이다. 전에는 누나가 자주 끼고 다녔는데, 아이를 낳은 후로 혹시 망가질까 봐 잘 보관해 뒀었다. 그런 팔찌가 이 여자의 손목에 나타나다니!윤찬 옆의 비서가 한 걸음 나서며 말했다.“형사님, 원장님께서는 방금 수술을 끝내서 피곤한 상태입니다. 최대한 빨리 처리해 주세요, 그래야 원장님이 쉬실 수 있으니까요!”“네, 네...”윤찬이 강소아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그래서 대체 무슨 일입니까?”“저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 형사님, 구자영 말 믿지 마세요. 그 크림은 제가 면세점에서 산 거예요, 영수증도 있다고요! 그리고... 그건 구자영이 빼앗아 간 거지, 제가 준 게 아니에요!”“이 X!”구자영이 병실 안에서 뛰쳐나왔다. 미라처럼 얼굴을 붕대로 둘둘 감은 채 두 눈만 내놓았다. 구자영은 하수영에게 달려들더니 그녀의 뺨을 힘껏 때렸다.옆의 간호사가 급히 그녀를 말렸다. 한리도 일이 크게 번질까 봐 그녀를 말리기 시작했다.구자영에게 맞은 하수영의 한쪽 볼은 붉게 부어올라 있었다. 복도 전체에 구자영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혼란스러운 틈에 강소아는 누군가에게 떠밀려 윤찬과 부딪쳤다. 윤찬이 급히 그녀를 부축했다.그는 확신했다. 강소아의 팔에 있는 팔찌는 금풍옥로가 분명했다!“죄송합니다...”“괜찮아요.”윤찬이 빙긋 웃고는 다시 형사를 쳐다봤다. 형사는 그 뜻을 알아차리고는 위엄 있게 외쳤다.“병원입니다, 모두 조용히 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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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7화
“아, 네. 구자영 씨의 진술에 의하면, 이 두 분의 혐의가 가장 큽니다.”“하지만 이 크림은 하수영 씨가 산 거고, 하수영 씨가 꺼낸 건데, 강소아 씨와는 무슨 상관이 있죠? 진술 한 마디로 사람을 잡아가려 하다니, 너무한 거 아니에요? 경찰이 이런 조직입니까?”형사는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었다. 윤찬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 같은 한낱 의사가 경찰 업무에 개입하면 안 되는 거 압니다. 이 사건은 전적으로 형사님이 처리하세요. 전 그저 사건이 병원에 끼치는 영향을 최대한 낮추고 싶은 것뿐입니다.”형사는 윤찬의 뜻을 바로 알아차렸다. 윤찬은 이미 강소아를 막아서고 보호하고 있었다. 형사는 몸을 곧게 펴고 공손하게 대답했다.“네!”윤찬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형사가 손을 까딱했다.“용의자 하수영, 체포해!”“네? 왜 절 데려가세요? 소아... 강소아도 있는데! 왜 소아는 안 데려가는 거예요? 이봐요, 이렇게 마구 체포해도 돼요? 이거 놔요!”하지만 하수영이 아무리 몸부림쳐도 양옆의 경찰들은 그녀의 팔을 꽉 붙잡고 있었다. 하수영의 항의 소리가 점점 잦아들었다.하얘졌던 강소아의 머리에 순간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하수영이 해하려던 게... 사실은 강소아라면?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강소아는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슬프기도 했다. 전에 그렇게 친하던 하수영이 왜 갑자기 이렇게 변했는지 알 수 없었다.형사가 공손하게 말했다.“원장님, 사건은 이미 해결했습니다. 그럼 이만.”윤찬은 몸을 돌려 강소아를 흘깃 쳐다보았다. 그녀 손목의 팔찌가 어떻게 온 것인지를 알고 싶었다. 얼굴에 붕대를 둘둘 감은 그 학생은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싶었다.그는 비서더러 크림을 가져오라고 했다.LC, 오랜 역사가 있는 유럽의 브랜드였다. 효과 좋기로 소문이 자자한 것이었다.그런데 이렇게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다니?그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믿기 어려워할 일이었다. 윤찬은 크림을 쥐고 한참 생각하고는 말했다.“이 일은 완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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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8화
강소아가 정신을 차렸다.원장?아마도 조금 전 하얀 가운을 입었던 중년 남자일 것이었다. 방금 그가 자신을 막아서서 경찰로부터 그녀를 보호했을 때, 그녀는 정말 마음이 따뜻했다.어찌 됐든 감사 인사는 해야 할 것이었다.윤찬은 커다란 책상 앞에 앉아 환자 차트를 정리하고 있었다. 강소아가 들어오자 그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소파에 앉으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강소아가 먼저 말했다.“원장님... 정말 감사합니다!”윤찬이 고개를 들자 90도로 허리를 숙인 강소아가 눈에 보였다.“괜찮아요, 어려운 일도 아닌걸요. 강소아 씨?”“네.”윤찬의 시선이 강소아의 팔찌에 가 닿았다. 그 시선을 의식한 강소아가 손으로 팔찌를 가렸다. 이를 본 윤찬이 소리 없이 웃고는 가볍게 말했다.“팔찌 예쁘네요.”“남편이 준 거예요.”강소아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윤찬이 눈을 가늘게 떴다. 전에 아빠가 말하는 걸 듣자니, 군형이는 자신의 아내가 대황궁에 간다고 윤씨 가문과 장군부에 전화를 돌렸다고 한다. 송혁준도 그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오늘 그녀를 직접 보니 최군형이 왜 그러는지 알 것 같았다.윤찬은 웃으며 강소아와 몇 마디 나누었다.“맞다, 방금 복도에서 동기들이 싸울 때 소아 씨도 밀린 것 같은데, 어디 다친 곳은 없어요?”그러고 보니 팔이 조금 아픈 것도 같았다. 구자영이 난동 부릴 때 강소아를 할퀴고는 밀어놓기까지 했었다. 그녀의 팔에 붉은 자국이 몇 개 나 있었다.“간호사와 같이 정밀 검사를 하러 가요.”“원장님, 괜찮아요! 이 정도 상처는 정말 괜찮아요!”강소아는 윤찬에게 폐가 될까 봐 급히 말했다. 윤찬이 웃으며 대답했다.“저도 정말 괜찮아요. 작은 상처라도 감염의 위험이 있으니, 잘 검사하는 게 좋아요. 일반 검사이니 걱정 마요. 검사가 끝나면 기사를 붙여 호텔까지 데려다줄게요.”“이...”강소아는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몰랐다. 남양에 온 뒤로 안 좋은 일이 많았지만 언제나 잘 해결됐었다. 믿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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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화
제시는 윤찬의 말에 빠르게 반응하고는 말을 이었다.“이분, 정신에 문제가 있는 거였네요!”“아, 그...”윤찬이 멍해졌다. 그는 구자영이 강소아를 욕하는 게 짜증 나서 정신과 의사를 불러오라 했지, 정말 구자영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제시가 눈을 깜빡거리며 말했다.“원장님, 저 알겠어요! 구자영 씨 정신에 문제가 생긴 거죠. 뭔지도 모르는 물건을 얼굴에 바르고는 저희한테 뒤집어씌우려는 거죠!”“그렇게 말한 적은...”“정신병자의 말을 어떻게 믿겠어요?”“아...”윤찬이 눈을 크게 떴다. 그새 제시는 활짝 웃으며 허리를 깊이 숙였다.“아니, 그게...”“원장님, 걱정 마세요! 바로 돌아가 회의를 소집하겠습니다. 병원에는 아무 영향도 없게 하겠습니다!”윤찬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차트를 덮었다. 제시의 말을 들은 구자영은 더욱 난폭해져서 욕을 해대기 시작했다. 제시는 차분하게 핸드폰을 꺼내 구자영의 모습을 녹화하고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떠났다.옆에 선 비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원장님, 정신과 주임을 불러올까요?”윤찬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LC가 남양에 남아있으려면 윤 씨 가문에게 밉보여서는 안 될 터였다. 그러니 방금 제시의 말은 모두 진짜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들은 윤제 그룹을 끌어들이지 않을 것이다.그러니 강소아는 이 사태에서 무사할 수 있었다. 구자영과 하수영, 그들의 복잡한 일은 그들이 상관할 바 아니었다.윤찬이 가볍게 대답했다.“됐어, 좀 있다가 검사 결과나 가져와. 참, 제시에게 연락해서 내가 커피 한 잔 사겠다고 해.”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날 오후 윤찬은 약속 장소인 카페에 도착했다. 핸드폰을 확인하니 실시간 검색어는 모두 지워지고 없었다. 구자영이 난동을 부리는 영상이 인터넷에 퍼졌고 여론은 삽시에 뒤집혔다. 모두 정신병자에게 잘못 걸린 LC를 동정하고 있었다.하지만 기사 그 어디서도 병원에 관한 얘기는 없었다. 거기에 얽힌 사람들의 이름은 더더욱 찾을 수 없었다.윤찬은 가볍게 웃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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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육연우는 긴장한 듯싶었다. 등에 식은땀이 돋아났다.육명진의 날카로운 시선을 마주하고 그녀는 애써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했다.“엄마 약값이 떨어졌어요.”육명진의 얼굴에 긴장이 풀렸다. 그는 검은 옷의 남자더러 자리를 피하게 하고는 육연우를 방으로 데려가 서랍에서 꺼낸 카드 한 장을 내밀었다.“이거 먼저 써.”육연우가 카드를 받으려는데 육명진이 갑자기 카드를 거둬들였다.“그 전에 말해줘야 할 게 있어. 방금 뭘 들은 거야?”“저...”육연우의 옷자락을 쥔 손이 또다시 떨리기 시작했다.그녀는 육명진이 불같이 화를 내는 것을 들었지만 정확한 이유는 듣지 못했다. 어렴풋이 하수영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뿐이었다.그러고 보니 전에 병원에 갔을 때 그녀가 매수한 사람으로부터 육 선생님이 가져온 DNA 표본은 모두 하수영이라는 사람이 제공한 것이라고 들었다.설마... 하수영이 진짜 육소유인가?“연우야!”육명진은 인내심을 잃고 그녀를 서늘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육연우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안고 육명진을 한참 쳐다보다가 더듬거리며 말했다.“아, 아무것도 못 들었어요. 전 방금 도착했어요. 그냥 돈이 필요해서...”“그래?”“네.”육명진은 살짝 웃고는 그녀를 깐깐히 쳐다보았다. 그녀가 감히 자신을 속일 수 있을지 보는 것 같았다. 그는 카드를 육소유에게 쥐여주며 경고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말을 잘 들어야 네 엄마 목숨이 붙어있어. 알지?”육연우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고 고개를 끄덕였다. 육명진은 그 모습을 보며 차갑게 웃었다.*남양에 온 지도 어느덧 2주가 되었다. 많은 일을 겪은 강소아는 조금 우울해졌다.이럴 때일수록 최군형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하루 종일 전화가 통하지 않았다. 부모님과 강소준에게 전화를 걸어 봤지만 그들은 최군형이 가게에 갔다고만 했다. 아마도 창고에 있어 신호가 좋지 않기에 전화를 못 받는 것이라고 했다.강소아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온 하루 정신을 차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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